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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훈-정수현 건설 라이벌···연초부터 정반대 행보

최치훈-정수현 건설 라이벌···연초부터 정반대 행보

등록 2017.01.10 10:27

수정 2017.01.10 13:35

김성배

  기자

황 권한대행 신년인사회 건배사 한 鄭연초 신년사에선 "스마트건설" 강조 신년사 생략한 崔···인사회도 얼굴만 삼성 벼랑끝···라이벌 승부 이제부터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왼쪽)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왼쪽)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 지난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 볼룸 건설인 신년인사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조정식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건설 관련 협회장 등 정부 고위 관료와 정치권 인사 등을 포함한 주택·건설인들이 대거 모인 이날 행사에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등 대형 건설 CEO들도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황교안 권한대행과 강호인 장관, 조정식 위원장 등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이 함께 오른 메인 무대엔 업계 1위 최치훈 사장이 아닌 정수현 사장이 자리했다. 특히 이날 정 사장은 황 권한대행 축하인사와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 회장의 신년인사에 이어 마이크를 이어받아 "임전무퇴"를 외치며 건배사를 하기도 했다. 반면 이날 행사 직전에 도착한 최치훈 사장은 행사가 끝나기도 전인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1,2위 수장(首長)인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건설부문)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의 서로 다른 행보가 관심을 끈다. 최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생략하는 등 소극적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정 사장은 건설 신년 인사회에서 건설업계 대표로 나서 건배사를 하는 등 연초부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10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수현 사장은 지난해에도 연초 건설 신년인사회에서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 등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데 이어 지난 5일에도 행사 단상에 올라 올 한해 각오를 밝히며 임전무퇴라는 건배사까지 제안했다. 이날 정수현 사장은 "올 한해도 국내외적으로 경영 여건이 만많치 않다"면서도 "그러나 전장에 서는 병사의 자세로 올 한 해를 후퇴없이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병사의 마음을 담아 건배사로 임전무퇴를 외치겠다"며 각오를 다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한 각계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자아냈다. 그가 연초부터 대규모 건설업계 행사에 앞장서며 자신감 넘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건설업계 1위인 최치훈 사장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실제 그는 이날 메인 무대에 서지 않고, 행사장안에 얼굴을 내비친 이후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언론사 기자들과의 간략한 질의응답에도 응한 정수현 사장과는 극히 대조적인 행보를 보인 셈이다. 그는 지난해 이 맘때 이 행사에서도 국무총리를 비롯해 업계 메이저 CEO들이 자리한 메인테이블에 앉지 않고, 행사 후 바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파 CEO로 자유분방하고 형식 얽매이지 않은 최 사장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신 그는 최근 싱가포르 등 동남아 현지 출장길에 올라 새해 벽두부터 현장 경영행보에 나선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엇갈린 행보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드러난다. 라이벌인 정수현 사장이 지난 2일 현대건설 시무식을 통해 올해도 어려운 여건을 딛고 스마트한 기업이 되자라는 의미의 신년사를 내놓은 반면 최치훈 사장은 매년 간략하게라도 발표하던 신년사 조차 생략한 것이다. 정 사장은 "전례를 찾기 힘든 외부환경의 변화 속에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더욱 더 지혜롭고 똑똑하게, 신속하고도 기민하게, 우리의 도전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올해 신년사를 보이콧한 최치훈 사장은 이날 건설 신년 인사회에서도 기자들과의 간략한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는 등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지난 2014년 삼성물산 수장에 오른 뒤 '고객에게 신뢰받는 건설사(The Trusted Builder)'라는 삼성물산의 경영이념을 발표하고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신년 메시지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게 삼성물산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이들의 정반대 행보에 대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과도 이어져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삼성그룹에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특검의 칼끝이 향해 있는 상황에서 최 사장의 경영행보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는 것. 삼성물산은 최근 그룹사가 게이트가 연루되면서 인사를 제때하지 못하고 업무 공백마저 발생하는 등 정상적인 경영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스타일이 판이하다는 점도 이유가 되고 있다. 정통 현대건설맨인 정수현 사장이 추진력이 강하고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반면 해외파 CEO인 최치훈 사장은 격식보다는 자유분방한 성격이 경영행보에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그야말로 수 십년 전통의 강호이고, 삼성물산은 신흥 강자다. 전문경영 CEO간의 라이벌 구도도 짜여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행보는 최근 어지러운 국내 정국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서둘러 정국이 안정돼 업계 1,2위끼리 선의의 경쟁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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