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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현대건설에 칼 들이 댄 이유

[뉴스분석]금감원이 현대건설에 칼 들이 댄 이유

등록 2017.01.06 17:31

수정 2017.01.06 21:08

김성배

  기자

대우조선 사고 친 딜로이트 안진이 맡아해외건설 비중 타 경쟁사보다 높아 의혹지난해에도 1조클럽 승승장구···업계의문부실회계 드러나면 제2 대우조선 일파만파

현대건설 서울 계동 사옥(사진제공=현대건설)현대건설 서울 계동 사옥(사진제공=현대건설)

금융감독원이 건설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에 대해 연초부터 이례적으로 회계감리에 착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등 어지러운 국내 정국을 틈타 금융당국이 업계 길들이기에 나선 거 아니냐는 의혹과 동시에 대우조선 해양 분식회계 사태가 건설 등 타 수주산업으로 전이되지 않게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얘기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우선 업계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논란을 빚은 딜로이트 안진이 또다시 이번 현대건설과 함께 연루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대우조선 해양 사태로 사고를 친 딜로이트 안진이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5곳의 감사를 맡고 있는 만큼 안진을 매개로 건설업종 분식회계를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논란을 빚은 안진 회계법인이 10대 건설사 감사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딜로이트 안진은 이 가운데 대우건설에 대해 지난해 이미 원가자료가 불충분하다는 등의 이유로 극히 이례적으로 분기보고서 의견거절을 통보한 바 있다. 조선업종에서 대형 사고를 친 딜로이트 안진이 건설업종에도 분식회계 논란에 불을 질렀다는 얘기가 나왔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딜로이트 안진이 대우조선 등 분식회계 논란에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금감원이 안진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업계 안팎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 금감원이 딜로이트 안진을 매개로 대림산업을 비롯해 포스코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대형 건설사의 감리에 착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현대건설의 경우 해외건설 비중이 타 건설사보다 높다는 점도 이번 감사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이 되는 미청구공사금액이 대부분 해외건설 공사에서 발생하는 만큼 해외건설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건설이 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타킷이 됐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삼성엔지니어링이나 GS건설 등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여타 경쟁 건설사들이 수년전부터 해외건설 부실로 번갈아 어닝 쇼크를 겪는 등 최악의 실적을 경험한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어서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유독 현대건설만 영업이익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등 거침없이 실적이 오르는 건 무언가 의심의 여지가 있다는 의혹을 업계 일각에서 내놓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해외 사업 매출 비중 역시 61%(2015년 기준 현대엔지니어링 포함) 가량으로 높은 편이다. 이는 경쟁사인 대우건설이나 대림산업 등 타사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

연장선에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회계 잣대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대우건설에 대해 분기보고서 의견거절을 낸 상황에서 미청구공사 등 회계관련 금액과 회계기준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는 등 같은 수준의 잣대라면 여타 대형 건설사도 의견거절에 가까운 부정적 의견이 통보됐어야 한다는 의미다.

조선해양사업의 경우 공사 진행 중간중간에 계약에서 정해진 공정을 마무리하면 비용을 청구하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하지만, 건설업은 마일스톤 방식으로 비용을 청구한다. 이 과정에서 선투입된 공사비용과 계약상 정해진 공정의 청구 시점까지의 시간차에 의해서 발생되는 것이 미청구공사 등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수채권이 되는 셈이다.

때문에 회계법인이 대우건설 회계상 분식회계 의혹을 문제 삼아 의견거절을 냈다면 이런 방식이 서로 유사한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여타 대형 건설사들도 분식회계 논란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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