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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시내면세점, ‘명품’ 유치 경쟁 사활

신규 시내면세점, ‘명품’ 유치 경쟁 사활

등록 2015.12.28 17:45

정혜인

  기자

명품 브랜드, 매장 수·위치 철저히 고려해 입점HDC·갤러리아 ‘빅3’ 매장 확보 못한 채 오픈신세계·두산도 난항 겪을 전망각사 강점 살려 명품 브랜드 확보 총력

HDC신라면세점의 아이파크신라면세점(왼쪽)과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 63(오른쪽). 사진=각사 제공HDC신라면세점의 아이파크신라면세점(왼쪽)과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 63(오른쪽). 사진=각사 제공


치열한 사업권 획득 경쟁의 승자가 된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이 이번에는 ‘명품’ 브랜드 유치를 두고 맞붙었다. ‘희소가치’를 중시하는 명품 브랜드 특성상 HDC신라면세점·한화갤러리아·신세계·두산 등 4개의 신규 사업자들 모두가 명품 브랜드들을 품에 안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한화갤러리아·신세계·두산은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에 걸쳐 각각 용산·여의도·남대문·동대문에 새로운 시내 면세점을 연다.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7월 신규 사업자 선정에서 사업권을 획득했고, 신세계와 두산은 지난달 연말 종료되는 사업권을 둘러싸고 진행된 입찰에서 SK네트웍스·롯데면세점 등 기존 사업자를 제치고 후속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들 사업자 중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는 각각 24일, 28일 매장의 약 60%를 ‘프리오픈’ 했다. 그러나 두 면세점 모두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빅3’로 불리는 브랜드의 매장을 확보하지 못했다.

HDC신라면세점의 아이파크신라면세점은 페라가모·발렉스트라 등의 브랜드를,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 63은 스테파노 리치 등을 선보임에도 불구하고 ‘명품 브랜드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빅3’의 부재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그랜드 오픈(전체 개장)’까지 추가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간단한 일은 아니다.

이 같은 사정은 신세계와 두산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이 두 회사 역시 내년 상반기 문을 열 때는 명품 브랜드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은 각 국가마다, 지역마다 매장 수를 제한하는 ‘쿼터제’를 두고 있다. 특히 매장 숫자뿐만 아니라 매장이 입점한 상권이 겹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루이비통과 에르메스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월드타워점, 신라면세점 서울점에만 입점해 있다. 샤넬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월드타워점에만 있다.

이 때문에 약 반년 사이에 한꺼번에 문을 여는 4개의 신규 면세점이 모두 빅3로 꼽히는 브랜드를 유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인접한 곳에 위치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명품 유치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의 아이파크신라면세점이 위치한 용산역과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 63이 위치한 63빌딩은 원효대교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매우 가까운 곳에 인접해 있다. 이에 명품 브랜드들이 두 회사의 면세점 모두에 매장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HDC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의 노하우를 통해 명품 브랜드 유치를 위한 협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업계 최초로 인천공항에 루이비통을 유치하는 등 직접 발 벗고 나서 명품 브랜드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이 사장은 지난 9월 말 프랑스 파리에서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이길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도 지난 22일 아이파크신라면세점 오픈 기념식에서 기자와 만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인천공항에 최초로 루이비통을 유치했던 것처럼 역량을 집중하면 추가 명품 브랜드 입점이 가능할 걸로 본다”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서울 도심에 위치해 있고 환경이 좋아 가능할 것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압구정 명품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와의 접촉이 어렵지 않다. 실제로 빅3와 함께 ‘빅5’로 분류되는 프라다와 구찌, 그리고 버버리 등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번 잠실 월드타워 면세점 사업권이 두산으로 바뀌었다”며 “월드타워에 있는 유명브랜드가 많이 있기 때문에 롯데가 철수를 하게 될 경우 그 브랜드들에 대해서 우리 면세점으로 유치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 신세계와 두산도 명품 브랜드 유치의 경쟁 구도를 이룰 전망이다. 다만 롯데 소공점과 장충동 신라면세점 등과 거리가 멀지는 않아 브랜드 유치가 쉽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세계는 백화점 운영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미 백화점의 명품 브랜드 유치를 위한 네트워크와 기반을 갖췄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세계가 시내면세점 입지로 내세운 신세계 본점 신관 인근이 이미 면세점과 백화점이 빽빽이 들어선 상권이라는 점이 약점이다. 우선 도보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인접한 곳에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있다. 게다가 바로 옆건물인 신세계 본관에 이미 명품 브랜드들이 다수 들어와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두산은 유통사업에 재진출 하면서 관련 인프라와 경험은 다른 기업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박용만 두산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유통사업부문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를 겸직하는 등 면세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지난 21일 열린 국내 첫 에르메스 패션쇼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참석했다.

또 두산은 보그, GQ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매거진을 만들고 있어 명품 브랜드들로부터 입점의향서를 받기도 했다. 박용만 두산 회장도 지난 10월 열린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1996년 패션지 보그를 창간한 이후로 세계적인 패션지 5개를 오랜 기간 직접 발행했다”며 “지난 20년간 맺어온 인연으로 업체들에 우리가 명품 브랜드 입점의향서를 요청했을 때 굉장히 빠른 시한 내 받을 수 있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사업권을 상실해 문을 닫는 만큼 이곳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들이 신규 면세점과 계약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다만 신규 면세점이 비슷한 지역에,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기 때문에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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