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전문성 없는 인사의 낙하산 선임은 잘못된 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해왔기 때문에 이들이 남은 임기를 마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최근에는 대표 MB맨 김석동 금융위원장,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등 기관장이 잇달아 사의를 표명하면서 MB맨으로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공기업 CEO들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MB정부 마지막 해인 지난해 각종 논란에도 연임된 공공기관 수장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취임초 자질논란 MB표 낙하산
한국가스공사 주강수 사장은 대표적인 MB맨이다. 주 사장은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종합상사 상무, 현대자원개발 전무와 대표이사, 현대종합상사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주 사장은 이 중 11년동안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이 근무했다. 관가에서는 주 사장의 이같은 프로필 때문에 가스공사 사장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정치권에서 주 사장이 현대종합상사 부사장 경력이 유일하고 전문성이나 경륜을 볼 때 부적합하다고 진단했지만 가스공사 CEO 자리에 무리없이 안착했다. 사장 공모 당시 1차 서류심사에 탈락한 주 사장이 2차 공모 때 합격한 것을 두고 2008년 국정감사에서 꼬집기도 했다.
가스공사 노동조합 관계자는 “주강수 사장은 민주적이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한 장기적 수급문제 해결하고 필수재인 가스의 공공성을 바로 세워 서민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영은 낙제점 연봉은 공기업 최고수준
주 사장의 자격논란은 취임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주 사장이 경영하는 동안 가스공사의 부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공기관 경영공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주 사장이 경영하기 직전해인 2007년 부채는 8조7436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27조9666원으로 19조2229억원(219.85%)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주 사장의 연봉은 2억8538만원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공기업 기관장들의 평균 연봉 2억2600만원 보다 많았다. 성과급 역시 1억7200만원으로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부채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경영자인 주 사장은 자구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자질논란과 방만 경영에도 불구하고 주 사장의 자리는 견고했다. 주 사장은 2008년 10월 가스공사 사장으로 취임 한 뒤 3년 임기를 마치고 2011년과 2012년 각각 1년씩 연임에 성공 했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주 사장의 선임부터 연임까지 MB의 신임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MB정권이 물러나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현재 MB의 그늘 아래 있었던 공기업 사장들의 자진사퇴가 줄을 잇고 있는 상황에서 주 사장도 대열에 동참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민 기자 peteram@
뉴스웨이 안민 기자
peteram@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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