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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0만원 투자해 7만원 건질 판”···알에프윈도우에 무슨 일이

컨버즈, 감자·출자·유상증자로 알에프윈도우 지분 장악...간이합병 충족
신주발행 없이 합병 교부금만...거액 투자한 주주 손엔 ‘1주당 130원’
직상장만 기다린 주주들은 ‘날벼락’...법원에 합병금지 가처분 신청

알에프윈도우의 소액주주들이 모기업 컨버즈와의 흡수합병에 반기를 들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컨버즈가 알에프윈도우의 소액주주를 주당 130원에 멸실하고 최대주주의 배만 불리려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알에프윈도우 소액주주들은 합병 무효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민·형사상 법적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컨버즈는 지난달 21일 알에프윈도우와 합병 계약을 맺었다. 컨버즈는 알에프윈도우의 90.23%의 지분을 가진 모기업이다. 예정대로 3월 14일 합병절차를 마치고 나면 알에프윈도우는 해산되며, 컨버즈에 모든 지위를 승계하게 된다.

◇ 신주 못 받는 알에프윈도우 주주...“투자금 5500만원서 7만1500원 건질 판”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건 합병신주의 발행이다. 컨버즈와 알에프윈도우는 1 : 1.2149533 비율로 합병할 예정인데, 정작 신주는 소액주주들에게 교부되지 않는다. 컨버즈는 알에프윈도우의 소액주주들에게 합병교부금으로 주당 130원만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알에프윈도우의 소액주주들은 ‘패닉’에 빠진 상황이다. 주주총회 대신 이사회 결의로 합병(간이합병)되면서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컨버즈는 알에프윈도우 주주들에게 합병 추진 사항을 전혀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에프윈도우 소액주주 A씨는 “지난 2010년 주당 1만원에 5500주를 매수한 뒤 10년 넘게 코스닥 상장만 기다려왔다”며 “합병 이후엔 신주도 받지 못하고 고작 7만1500원만 손에 쥐게 된다”고 호소했다.

◇ 90% 감자한 뒤 출자·유상증자...최대주주 지분율 90%대로 ‘껑충’

이번 사건의 발단은 컨버즈가 알에프윈도우를 인수하던 2016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곽종윤 컨버즈 대표이사는 주당 1500원에 약 46%의 지분을 사들여 알에프윈도우 최대주주가 됐고, 대표이사 자리도 꿰찼다.

당시 컨버즈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알에프윈도우의 담보대출금을 잉여금으로 상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알에프윈도우는 2018년 약 14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내고 만다.

알에프윈도우의 재정이 갈수록 악화되자 컨버즈는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자본 규모를 순식간에 줄였다. 컨버즈는 지난해 1월 9일 알에프윈도우의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알에프윈도우의 자본금은 50억6611만원에서 7억2142만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발행주식 역시 10분의 1인 96만5486주로 쪼그라들었다.

이어 컨버즈는 지난해 10월 합병 추진을 공시하고 알에프윈도우에 5억원을 출자해 지분율을 73.42%로 끌어올렸다. 그 다음달엔 알에프윈도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11억원을 출자했다.

감자와 출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거쳐 컨버즈의 알에프윈도우의 지분율은 90%를 넘기게 됐다. 이로써 소액주주를 배제할 수 있는 간이합병 요건을 충족하게 된 셈이다.

◇ 석연찮은 합병비율 정정...소액주주 교부금 6700만원이 전부

모든 준비를 마친 컨버즈는 지난달 24일 합병가액 107원 : 130원으로 알에프윈도우와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알에프윈도우 1주당 컨버즈 1.2149533주를 교부하는 내용이다. 공시대로라면 알에프윈도우의 주식 1만주를 가진 주주는 컨버즈 주식 약 1만2000주를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컨버즈는 돌연 정정신고를 내고 합병비율을 1 : 0.0000000으로 바꿨다. 알에프윈도우 주주들에게 주당 130원의 합병교부금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합병법인은 피합병법인의 주식에 대해 신주를 발행하지 않으므로 이 같은 합병비율을 산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발생하는 합병교부금의 총액은 고작 6790만4460원에 불과하다. 많게는 수억원에서 수천만원을 투자했던 130여 명의 알에프윈도우 소액주주들은 1주당 130원에 1억원도 안되는 교부금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 알에프윈도우는 이익 내는데 컨버즈는 상장폐지 위기

통신중계기 제조업체인 알에프윈도우는 일본 납품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통신장비 업체인 DKK와 합작해 5G 중계기를 개발하는 등 지난해부터 매출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월에는 2억22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모기업인 컨버즈의 경영상황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컨버즈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은 8억원을 넘는다. 같은해 6월 기준으로 누적결손금은 1045억9500만원에 이르고 유동부채도 유동자산을 47억5200만원이나 초과한다.

합병에 즉각 반발한 알에프윈도우 소액주주들은 법무법인에 의뢰해 합병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곽 대표가 알에프윈도우 소액주주들의 자산과 권리를 편법으로 앗아가려 한다는 지적이다.

A씨는 “컨버즈의 경영진은 회사를 키우려는 노력 없이 소액주주를 이용해 한탕 하려는 기업사냥꾼에 불과하다”며 “10만주를 가졌던 주주는 1만주에 대한 130만원의 교부금만 갖게 되는데, 투자정보가 부족한 비상장사의 허점을 노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지회사인 컨버즈는 제지사업에서 손을 뗀 껍데기만 남은 회사로, 합병 이후 알에프윈도우의 지분 100%를 가져간다”며 “알에프윈도우의 통신중계기 납품실적마저 없다면 사실상 벌어들일 수익이 없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주주 B씨는 “컨버즈는 2019년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됐고, 매매거래가 정지된 뒤 올해 4월 12일까지 재무구조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며 “매출이 개선되고 있는 알에프윈도우와 합병되지 않으면 존속가치가 없는 회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곽 대표는 재무구조가 엉망징창인 컨버즈를 살리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알에프윈도우의 주주들을 이용하려 한다“며 “소액주주들의 힘을 모아 컨버즈와의 합병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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