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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 동기’ 도규상-김근익, 금융위-금감원 냉기류 해소 나설까

‘행시 동기’ 도규상-김근익, 금융위-금감원 냉기류 해소 나설까

등록 2020.11.03 16:28

정백현

  기자

서울대 동문·행시 27회 동기···금융위서도 함께 재직기관 간 신경전, 유광열 전 부원장 떠난 후 본격 확대예산 독립 논쟁 등 해묵은 논쟁에 시장 일각서도 비판은성수-윤석헌 정례독대 전 부기관장 회의 내용 주목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근익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사진=뉴스웨이DB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근익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사진=뉴스웨이DB

금융당국의 주요 현안을 조정하고 금융위원회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부위원장 자리에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출신의 도규상 부위원장이 새로 취임한 가운데 해묵은 과제로 꼽히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상호 관계 개선이 화두로 꼽히고 있다.

특히 금감원에서 도 부위원장의 역할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수석부원장이 도 부위원장과 같은 시기 행정고시에 합격한 김근익 수석부원장이기에 이들의 가까운 관계가 기관 간의 신경전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도규상 부위원장은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정부 차관급 각료 인사에 따라 제9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도 부위원장은 임기 첫 날인 2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진 후 업무 파악에 돌입하며 금융위 부위원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했다.

도 부위원장은 이날 취임 소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업무를 파악하고 정리하면서 과제 수행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도 부위원장은 지난 2017년 7월까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을 맡았고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등을 거쳐 3년여 만에 금융위로 돌아오게 됐다. 그는 “오랫만에 돌아오니 많이 생소하다”면서도 익숙한 환경으로 돌아온 것에 대한 여유도 내비쳤다.

금융위 부위원장은 매우 중요한 자리다. 금융위원장을 보좌하는 역할이 가장 크지만 금융위 내부 실무 인사와 예산 등 실질적으로 금융위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총괄 지휘자 역할을 한다. 또 증권선물위원장으로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 의결권한도 갖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 내부의 여러 복잡한 현안을 조정해야 하는 중책도 금융위 부위원장의 역할 중 하나다.

그래서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서먹해진 관계다. 금감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원장이 직접 나서서 “예산과 인력 운영에 대한 승인 권한이 금융위에 예속돼 있다 보니 금감원이 제대로 된 감독 활동을 하지 못한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상급 조직으로부터 예산 승인을 받지 않는 조직은 없으며 금감원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윤 원장과도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10여년째 지속되는 두 기관 간의 신경전은 물밑에서부터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금융위와 금감원의 미묘한 신경전은 유광열 전 수석부원장이 금감원을 떠난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유 전 수석부원장이 있던 시절에는 금융위와 금감원 간에 이렇다 할 불화설 없이 원만한 업무 협조 관계를 유지해왔다.

일각에서는 군산고-서울대 경제학과-행정고시 선후배로 40년 가까이 친분 관계를 유지해 온 은성수 위원장과 유 전 수석부원장의 막역한 관계가 금융위-금감원의 불화를 막을 완충지대 역할을 했다고도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유 전 수석부원장이 금감원을 떠난 이후 사모펀드 전수조사 문제부터 최근 예산 독립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현안에서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의 파열음이 감지되고 있다.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도 부위원장과 김 수석부원장의 관계를 주목하고 있다. 한 살의 나이 차이가 있고 부산 출신(도규상)과 광주 출신(김근익)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다른 여러 면에서는 두 사람이 공통점을 갖고 있다.

출신 학과는 다소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서울대 동문인데다 1990년 34회 행정고시에서 함께 합격한 관료 입문 동기 관계다. 금융위에서도 함께 오랫동안 비슷한 직급을 유지하면서 일했기에 막역하다.

두 사람이 맡는 업무도 비슷하다.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무처장과 함께 금융위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업무를 총괄한다. 금감원 수석부원장 역시 기획과 총무 업무를 포괄하는 자리다. 자연스럽게 기관 간의 현안 업무 조정 과정에서 만나게끔 돼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만간 두 사람이 기관 간 여러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금융위 부위원장과 금감원 수석부원장 간 정례 대화 채널은 마련돼 있다. 매달 첫 번째 금융위 정례회의로부터 일주일 전에 만나는 정례 부기관장회의다.

정례 부기관장회의에서 도출되는 결론에 따라 그 다음주에 있을 은성수 위원장과 윤석헌 원장 간의 정례 독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부기관장회의 내용이 주목될 수밖에 없다.

이달 정례 부기관장회의는 오는 24~25일께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마침 이 때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내년 예산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동안 평행선을 달렸던 두 기관 간의 의견 차이가 좁혀질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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