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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등록 :
2020-09-01 16:42

결국 이재용 기소…삼성 “檢, 일방적 주장” 강한 불만(종합)

檢, 이재용 등 11명 ‘시세조종·업무상 배임’ 불구속 기소
파기환송심 및 합병·승계 재판 동시 법정 부담
삼성 변호인단 “반박할 가치 있는 새로운 내용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년9개월간 끌어온 검찰 수사에서 결국 불구속 기소됐다. 삼성은 불기소(기소유예)가 아닌 재판에 넘겨지자 적잖이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별도로 추가 재판에 대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합병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옛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미전실 전략팀장 등 삼성 관련자 10명도 기소 처분을 내리고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부정거래 행위,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등 각종 불법행위를 확인했고 불법합병 은폐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결론을 내렸다.

삼성물산 지분이 없던 이 부회장이 제일모직을 활용, 삼성전자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지배력을 갖기 위해 승계 작업을 벌였다고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미전실 주도로 진행된 승계계획안(프로젝트-G4)을 증거로 내놨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10대3 이라는 압도적 다수로 결정된 수사심의위원회의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검찰의 기소 처분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의 기소 처분 이후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 공소사실인 자본시장법 위반, 회계분식, 업무상 배임죄는 증거와 법리에 기반 하지 않은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구속전 피의자심문 뿐만 아니라 투기펀드인 엘리엇 등이 제기한 여러 건의 관련 사건에서의 법원 판결 등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인 경영활동이고, 합병과정에서의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판단 받았다”며 “수사팀이 주장하는 공소사실은 범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삼바 분식회계 건에 대해선 “회계처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은 수차 번복됐고, 12명의 회계 전문가들도 회계기준 위반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법원 역시 증선위(증권선물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사건 및 분식회계 혐의 관련 영장 심사에서 회계기준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또 “검찰이 설명한 내용과 증거들은 모두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나 수사심의위 심의 과정에서 제시돼 철저하게 검토됐던 것이고, 다시 반박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며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은 영장 청구와 수사심의위 심의 과정에서 전혀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업무상 배임죄를 기소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추가한 대목 등에 대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변호인단은 “수사팀이 구성한 공소사실은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했던 투기펀드 엘리엇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 중재재판에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부장검사 회의, 전문가 의견 청취를 통해 결론을 도출했다고 하나, 이는 검찰권 행사를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중립적·객관적인 수사심의위의 결론을 뒤집기 위한 편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1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삼바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지 1년9개월 만에 재판을 받을 처지가 됐다. 2017년 2월 시작된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 외에도 승계·합병 관련 새로운 법정 다툼을 3년6개월 만에 하게 됐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공소 유지는 수사에 참여한 김영철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이 중앙지검 특별공판2팀장으로 자리를 옮겨 책임질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피고인들이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성실히 임할 것이며, 검찰의 기소가 왜 부당한 것인지 법정에서 하나하나 밝혀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검찰의 이 부회장 기소 처분에 대해 “편법 승계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다. 합병비율의 적정성 등을 검토해야 할 충실의무와 선관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한 것이 업무상 배임이라고 본 것은 고무적”이라며 타당한 조치라는 입장을 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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