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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윤 기자
등록 :
2020-07-15 17:00

‘펀드 죽이는’ 금융세제개편…“장기투자·펀드 세금혜택줘야”

“기본공제가 주식에만 있고 펀드에는 없어”
과세 형평성 어긋·운용업계 위축 우려 등

“여전히 주식에 적용되는 기본공제가 펀드에는 없어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오는 2023년 삼성전자 주식에 직접 100만원에 투자하는 A씨, 그리고 같은 주식을 100% 담은 펀드에 100만원을 투자한 B씨가 있다. 이 주식 주가가 10% 올라 10만원의 수익을 냈다면 A씨는 10만원을 가져가지만 B씨는 8만원만 가져갈 수 있다.

즉 똑같이 벌어도 주식은 0%, 펀드는 수익의 20% 과세를 매기는 셈이다.

최근 정부가 주식·펀드(집합투자기구) 등으로 얻은 금융투자소득에 양도세 성격의 세금을 물리기로 한 데 대해 차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 직접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세금 공제 혜택이 펀드 투자자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즉 3년 후에는 소액주주의 상장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 제도가 폐지되면서 주식도 소득금액 3억원 이하에 대해서도 20%의 세금을 내지만, 2000만원까지 공제가 된다. 그러나 펀드는 기본공제가 없다. 새 제도가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기도 하다.

현행 제도에서는 펀드 내 채권 이자, 부동산 임대수익, 주식 배당금 등에는 15.4%의 배당소득세를 물렸으나, 상장주식 가격 변동으로 생긴 이익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았다. 펀드를 환매할 때도 마찬가지다. 국외 주식, 채권, 부동산으로 얻은 이익은 배당소득으로 보고 과세했지만 상장주식으로 얻은 이익은 비과세였다.

그러나 새 제도는 상장주식 양도이익을 비롯해 펀드로 인해 생기는 모든 소득에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문제는 국내 상장주식 과세 때 2천만원 기본공제를 둔 것과 달리, 펀드 과세 때에는 공제 혜택을 주지 않기로 하면서 금투업계(특히 자산운용업계)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부의 자본시장 세제개편안에 대한 평가 세미나’에서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금융세제 개편안에 대해서도 금투업계뿐만 아니라 여야 모두 ‘불합리하다’고 보고 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펀드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차별하는 측면이 있고, 오히려 펀드는 투자가 아니고 저축이 아니냐는 발언까지 나왔다”라며 “안정적으로 증권시장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장기투자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 인센티브를 줘야하는데. 그런 장기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전혀 발표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발표안을 보면, 아주 많이 미진하다는 생각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도 “여전히 증권거래세가 존치돼 투자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주식에 적용되는 기본공제가 펀드에는 없어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것 또한 사실”이라며 “또 우리 국민들이 부동산이 아닌 자본시장에 장기간 투자하면서 재산형성을 이뤄갈 수 있도록 장기투자 지원 세제 역시 보완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펀드 다수가 상장채권과 상장주식으로 운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본공제를 상장주식뿐 아니라 상장채권, 공모펀드에도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주식 직접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세금 공제 혜택이 펀드 투자자에게는 없다며, 이는 과세형평성에도 어긋날 뿐더러, 실질증세로 인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그래도 최근 잇단 사모펀드 사고로 사모펀드 시장도 위축되는 와중에 이번 세제 개편안은 주식만 기본공제 해 간접투자 감소 우려, 이는 곧 자산운용업계 전체를 위축시키는 꼴이 될 것이란 말도 나온다. 실제 국내 공모 주식형펀드 자산총액은 지난 2010년말 98조7212억원에서 올해(지난 6월 기준) 62조259억원으로 40% 가까이 감소했다.

다만, 기재부는 주식 직접투자와 펀드 투자의 성격이 달라 공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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