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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범 기자
등록 :
2020-06-01 13:47

반포3주구 품은 삼성물산, 클린수주 시대 포문 열었다

OS 파견 금품 등 불법홍보 없이 반포3 수주
브랜드·조합원 이익 극대화한 제안서로 승부
조합원도 불법홍보 건설사 불신 분위기 퍼져
클린 타려면 ‘3진 아웃제’ 강도 높은 제재 必

반포3주구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newsway.co.kr

삼성물산이 반포 주공 1-3주구(이하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까지 승리하면서 정비업계에 클린 수주 문화가 번질 것이란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삼성물산이 정비업계 악습인 선물 공세나 OS요원(불법 홍보 요원) 파견 등의 방법을 이용하지 않고 브랜드 파워와 잘 구성된 제안서만으로 수주전을 치렀음에도 대다수 조합원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힌 반포3주구는 지난 30일 시공사선정총회를 개최한 결과, 삼성물산이 조합원 1316명(사전 투표 포함) 가운데 686표(득표율 52%)를 받아 경쟁사인 대우건설을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한 이래 신반포15차,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를 잇달아 성공하면서 단숨에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물산은 지난 4월 신반포 15차 시공사선정 총회에서 조합원 총원 181명 중 126명의 표를 받아 시공권을 확보한 바 있다.

삼성물산의 잇따른 정비사업 수주는 사뿐만 아니라 정비업계에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과열된 수주전 속에서도 끝까지 ‘클린 수주’ 원칙을 고수하면서 홍보전을 치러 조합원들의 표를 얻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비업계 ‘악습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대감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실제 반포3주구의 경우 서울시의 클린 수주 시범사업장으로 선정됐음에도 입찰사들의 과열 경쟁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홍보전을 두고 갖은 의혹도 제기됐다. 불법 OS파견 및 선물 공세, 조합 집행부 일부 위원들과 건설사의 짬짜미, 홍보 대행사 통한 경쟁사 네거티브 자료 작성 등 다양한 불법 홍보 행위 의혹이 제기됐고 이 중 일부는 사실로 들어나기도 했다.

서울시와 관할구청인 서초구청은 점검반 인원을 확대하기도 하고 조합 감사를 진행하기도 하면서 경계를 강화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해 조합원들의 원망의 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가운데 삼성물산은 회사의 입찰 방침인 ‘클린 수주’ 원칙을 고수했다. 경쟁사의 OS요원 섭외 등을 기존에 미리 파악했지만 도시정비법과 서울시 조례, 조합 지침을 고수하면서 홍보전을 치렀다는 게 삼성물산 측 설명이다.

삼성물산 역시 스타 조합장 영입, 홍보책자 불법 배포, 조합 지침 규모 이상의 홍보관 건립 등의 논란이 있었지만, 이는 반대 측의 네거티브 전략이거나 조합과의 소통 오류로 인한 해프닝 등으로 밝혀졌다.

삼성물산은 ‘조합원의 이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입찰 내용 홍보에 주력했고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렸다.

삼성물산은 우선 신용등급 AA+라는 건설업계 최고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조합원 이익을 보다 극대화 할 수 있는 ‘후분양’을 제시한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조합에 일반적인 분양과 달리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시했다. 이는 관련 법규를 준수하면서도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사업비 전체를 시공사가 책임지고 조달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내놨으며 이후 물가 상승 등의 대외적인 요인에도 공사비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후분양임에도 조합원 환급금을 조기 지급하며, 조합원 부담금의 경우 입주할 때 납부할 수 있도록 해 조합원의 금전적 부담을 낮췄다.

또 시공사 선정 후 착공까지 12개월 안에 끝내고, 공사 기간도 34개월로 단축해 사업비를 줄이겠다고 선전했다.

특히 제시한 내용에 대해 이영호 건설부문 사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꼭 지키겠다”고 약속해 조합원들의 신뢰를 쌓았다는 점도 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OS 등 불법적인 홍보 없이 법과 절차를 준수하며 투명하게 수주했다”며 “이번 수주로 ‘클린 수주’ 문화가 정착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합원들의 바뀐 분위기도 정비시장에 클린 수주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이전과 같이 건설사들에게 향응을 제공받기를 원하기보다는 더 나은 입찰 제안으로 사업을 빠르게 진행시켜 주기를 건설사들에게 원하는 모습이다.

반포3주구 조합원들은 건설사들의 부정 홍보 행위 등을 적극적으로 서초구청과 조합, 언론 등에 제보함으로써 민간 감독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주전 중 일부 조합원들은 “불법 홍보 행위를 하는 건설사는 오히려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다른 조합원들을 회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비사업 수주전의 ‘악습의 고리’를 완전히 끊기 위해서는 입찰사들의 불법 행위에 대한 고강도의 세부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수주비리를 3번 저질러 적발된 건설업체는 정비사업에서 완전히 철퇴하는 소위 ‘3진 아웃제’가 나오기는 했지만, 단속이 어렵고 불법 홍보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법제화 되지 않아 건설사들이 이를 악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불법 행위에 대한 리스크가 적은 것이 정비사업 수주전이 과열되는 이유다. ‘수천억원이 걸린 사업인데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자’는 마인드가 당연하다”며 “규제를 보다 세부적으로 만들어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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