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인 기자
등록 :
2020-01-14 11:24

[리셋! 유통2020|GS홈쇼핑]스타트업·해외 투자 실패…포트폴리오 조정 원년으로

허태수 회장, 성장동력 발굴 위해 국내외 투자
해외법인 적자 누적…벤처투자도 손실 지속
12년만에 새 CEO 맞아…투자 계획 재정비해야

그래픽=박혜수 기자


오랜 불황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은 지 오래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유통업계는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다. ‘경기침체’에서 ‘소비위축’, 또 이로 인한 ‘수익감소’라는 현실에 직면하며 위기의식을 절실하게 느꼈다. 대외 환경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일본과의 무역갈등, 여진으로 남아있는 중국의 하한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성장에 밀린 오프라인 시장은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으며, 정부는 규제 고비를 더욱 바짝 죄면서 업계를 옥죄고 있다. 이렇다 보니 유통사 마다 ‘리셋’만이 살 길이라며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신년 긴급진단, 유통 ‘리셋’ 현장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GS홈쇼핑은 정유화학, 건설 등을 주력으로 하는 GS그룹 내에서 비주류로 여겨지지만 홈쇼핑 업계에서는 수년째 1위를 유지 중인 회사다. 국내 TV홈쇼핑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다각도로 성장동력을 모색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 주효했다.

문제는 이 사업 확장이 오히려 독이 돼 GS홈쇼핑의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GS그룹 수장에 오른 허태수 회장이 진두지휘했던 해외사업과 벤처투자가 GS홈쇼핑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해외법인 줄줄이 적자…현지화 실패 = 허태수 회장은 지난해까지 GS홈쇼핑에 약 17년간 몸 담으며 미래 성장동력을 꾸준히 확보해 회사를 업계 1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홈쇼핑이 ‘내수산업’이라는 인식을 넘어 해외 무대로 나아갔고, 증권업 출신 경력을 살려 벤처와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수익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2002년 전략기획부문 상무로 재직하면서 홈쇼핑사업 전략을 구상하고 2003년 해외사업팀을 꾸려 글로벌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GS홈쇼핑은 2009년 인도를 시작으로 2011년 태국, 2012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2014년 말레이시아, 2016년 러시아에 진출했다.

GS홈쇼핑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현지 파트너업체와의 합작 투자 형태로 해외에 진출해 조기 안착을 시도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40%씩 보유 중이다. 그러나 현지화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모든 법인에서 줄줄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GS홈쇼핑의 첫 해외 합작사인 인도 ‘NW18(옛 TV18)’은 지난 3분기 누적 순손실이 153억원에 달한다. 이 법인은 순손실이 2016년 262억원, 2017년 128억원으로 적자를 지속 중이다. 말레이시아법인 ‘아스트로 GS 샵’은 2016년 49억원, 2017년 22억원, 2018년 22억원에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5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그나마 이익을 내던 중국 ‘차이나 홈쇼핑 그룹’은 2016년 293억원, 2017년 81억원, 2018년 4억원으로 순이익이 줄어들더니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이 3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베트남 ‘비비 미디어 트레이딩’도 2016년 순이익 2390만원을 낸 후 적자 전환해 2017년 5억원, 2018년 7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5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한 해외법인은 태국 ‘트루GS’뿐인데 그나마도 순이익이 5억원에 불과하다.

부진한 해외법인은 아예 사업을 접기도 했다. GS홈쇼핑은 2017년 터키에서 합작사업을 중단했고 러시아 국영 통신사 로스텔레콤과 합작해 만든 현지 TV홈쇼핑은 지난해 파산했다.

△벤처투자로 손상차손 매년 증가 = 벤처투자도 GS홈쇼핑의 발목을 잡았다. 허태수 회장은 증권업 출신의 경력을 살려 2011년부터 국내외 유망 기업을 물색하며 유통업에서 투자전문회사로 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허 회장은 대형 인수합병(M&A)보다는 소규모 지분 투자를 통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형태의 투자를 선호했다. 본업인 홈쇼핑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플랫폼 등 커머스 영역과 함께 AI, 데이터, 검색, 콘텐츠, 등 다방면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신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투자 수익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2017년에는 스타트업과 벤처에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내부 계획도 세웠다.

현재 GS홈쇼핑이 직간접 투자한 전 세계 스타트업 수는 580개가 넘고, 총 투자금액도 3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26개에 달하는 벤처,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밀키트 1위 업체 ‘프레시지’, 디자인 소품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 간편결제서비스 ‘NHN페이코’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GS홈쇼핑은 벤처투자에서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단순히 기술 확보와 협력 관계 구축만이 목적이 아닌 만큼 추후 엑시트를 통한 이익 회수가 중요한데, GS홈쇼핑이 투자한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이 투자한 국내 스타트업 중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흑자를 기록 중인 곳은 홈쇼핑 메타서비스 업체 ‘버즈니’, 온라인 기반 다이어트 및 코칭 서비스업체 ‘다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ODK미디어’, NHN페이코 등 4곳뿐이다.

해외 법인과 벤처투자 실패로 GS홈쇼핑의 관계기업에 대한 손상차손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GS홈쇼핑이 투자한 관계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이들 기업의 총 손실은 2016년 60억원, 2017년 47억원, 2018년 74억원에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10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손상차손도 2016년 9억원, 2017년 50억원, 2018년 75억원, 2019년 3분기 누적 63억원으로 확대돼 GS홈쇼핑의 수익성을 훼손하고 있다.

△투자 성과 내야 하는 김호성 신임 대표 = GS홈쇼핑의 모든 투자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간편식 온라인 판매업체인 쿠캣, 반려동물용품업체 ‘펫프렌즈’, 프레시지 등의 차별화 된 상품을 홈쇼핑 방송에서 선보이며 협업하는 사례는 매우 긍정적이다.

때문에 허태수 회장이 그룹으로 떠나면서 새로 선임된 김호성 대표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GS홈쇼핑은 앞으로도 벤처 투자를 지속 확대할 계획인 만큼 적극적이면서도 신중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또 허 회장이 추진했던 해외법인과 벤처 투자 사업들을 이어 받아 성과도 내야 한다.

김 신임 대표 역시 증권업 경력을 갖추고 있다. 허태수 회장과는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LG투자증권 시절부터 알고 지냈으며 허 회장이 GS홈쇼핑으로 옮긴 이듬해인 2003년 이 회사에 합류했다. 영업, 재무,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GS홈쇼핑에서 벤처투자, 인수합병 등을 담당하고 있는 박영훈 미래사업본부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GS홈쇼핑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박 본부장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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