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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후폭풍에 증권 ‘PBS’ 풍비박산…수장교체 봇물

TRS거래 담당부서, 대규모 손실 책임 ‘불똥’
NH투자증권·KB증권, 문책성 인사 단행
‘초대형 IB의 꽃’ PBS…조직축소 신호탄 될까

원종훈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라임자산운용 환매연기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따른 후폭풍이 증권사 연말 인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관련 증권사들이 라임운용과의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당 거래를 주선한 부서장 교체 등 문책성 인사조치가 단행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6일 정기 인사를 통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담당 본부장을 전격 교체했다. NH투자증권은 라임운용과 PBS 거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1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는 증권사가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투자, 대출, 자문, 리서치 등을 제공하는 종합서비스로,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충족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대형 증권사에만 허용된 사업이다.

현재 국내 PBS를 제공하는 사업자로는 삼성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 등 6곳이며, 자격요건이 되는 메리츠종금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PBS사업 진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당초 PBS 사업을 영위하는 6개 증권사 중 NH투자증권만 라임자산운용과 PBS 거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라임자산운용 피해 업체 11곳 중 한 곳인 에스모머티리얼즈와 TRS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실액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PBS 부서 내 TRS 업무를 통해 100억원 상당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NH투자증권은 대규모 손실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약 3년 만에 PBS 사업 수장을 교체했다. 신임 PBS본부장에 박종현 에쿼티세일즈 본부장을 선임하면서 기존 본부장은 회사를 떠나게 됐다.

신임 박 본부장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당시 LG투자증권으로 입사했다. 입사 이후 기업분석팀장, 리서치센터장, 법인영업 담당 본부장 등을 거쳐 최근까지 홀세일사업부 에쿼티세일즈본부를 이끌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다른 PBS 증권사에 비해 라임운용과의 거래가 크지 않았다”면서 “다만 TRS를 통한 거래 손실이 확인된 만큼 담당 부서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에 앞서 KB증권도 지난달 인사를 통해 라임운용과의 PBS 거래를 담당한 델타원솔루션본부 부서장을 리스크부문 출신으로 교체했다. 물러난 부서장은 일반 부장직을 유지하며 해당 부서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증권 측은 “라임운용과의 TRS 거래에 따른 손실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인사 조치를 선제적으로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초대형 IB의 꽃으로 불리던 PBS 사업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대규모 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 대형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9월 35조원을 돌파했던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도 이달 현재 다시 34조원대로 내려앉는 등 하반기 들어 5000억원 넘게 빠졌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금융당국이 지난 2011년 말 기존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하며 출범했다. 출범 후 4년여 동안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었다.

2016년 말 약 6조6000억원에 불과하던 한국형 헤지펀드 규모는 지난 2017년 말 두 배 가까이 늘며 12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는 월 평균 1조4000억원 가량씩 늘었던 설정액은 9월 들어 전월대비 6000억원 증가에 그치며 증가세가 주춤하더니 지난 10월부터는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위축은 PBS 사업자의 수탁고 감소와 계약고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인사에서 나타난 PBS 담당 부서장 교체는 향후 조직축소 및 사업 방향의 전환을 암시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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