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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기자
등록 :
2019-12-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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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號 차기 선장 구현모 내정…11년 만에 내부서 발탁(종합)

이사회, 전원합의로 구현모 사장 차기 CEO 낙점
32년 몸담은 ‘KT맨’ 황창규 체제서 초고속 승진해
회장제→사장제, 급여 등 처우↓…국민기업 강조
불법경영 책임 등 계약에 반영, CEO 잔혹사 원천차단

구현모 KT 차기회장 후보. 사진=KT 제공.

KT 이사회가 전원합의로 구현모 현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차기 CEO 후보로 확정했다. 구 사장은 32년간 KT에 근무하며 요직을 두루거친 정통 KT맨으로 황창규 현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현직 인사가 CEO로 확정되며 경영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다 ICT 분야 전문성도 탁월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구 사장을 차기 CEO로 확정한 KT 이사회는 회장제에서 사장제로의 개편하고 급여 등의 처우도 낮추기로 했다. 또 부정행위 발생 시 이사회의 사임요청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을 CEO 경영계약에 반영키로 했다. 그간 KT CEO 상당수가 불법 경영 논란이 일었던 점들을 고려, 이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행보다.

◇차기 CEO에 정통 KT맨 구현모 사장 ‘낙점’ = KT 이사회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회장후보자 결정(안)을 보고받은 후 차기 CEO 후보로 구현모 현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27일 밝혔다.

1964년생인 구현모 차기 CEO 후보자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 KT에 입사해 지난 2017년 사장까지 승진한 정통 KT맨이다.

구 후보자는 황창규 회장의 측근으로 일명 ‘황의 남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지난 2014년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초대 비서실장을 맡아 황 회장의 근거리에서 경영을 보필했다. 그해 말 인사에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 2016년 경영지원총괄로 자리를 옮긴 뒤 1년만인 2017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황 회장 체제에서 불과 3년만에 전무에서 사장까지 초고속 승진해 주목받았다.

구 후보자는 지난해 말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말 신설된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은 IPTV와 소비자 영업 등을 총괄하는 부문이다. KT 내부에서 매출 규모 측면으로 가장 큰 사업부문이다.

특히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은 통신비 인하 등의 정책효과로 인해 무선사업이 위축되는 상황 속 IPTV가 매출, 영업이익 측면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사업부문이다. 구 후보자는 부문장을 맡으며 5G 기반 VR 서비스 ‘슈퍼VR’, ‘슈퍼VR tv’ 등 혁신 서비스 출시 등을 진두지휘했다.

KT 차기 CEO로 구현모 후보자가 최종 확정되면서 KT는 11년만에 내부출신 인사가 수장으로 오르게 됐다.

KT는 민영화 이후 이용경, 남중수 등 KT 출신 인사가 CEO로 선임됐지만 2009년 이후부터는 외부 인사가 수장을 맡았다. 이석채 전 KT 회장은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이며 현 황창규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내부 그것도 현직 임원이 CEO를 맡으면서 정치권 등 외부 입김에 의한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또 구 후보자가 현직 임원인만큼 CEO 교체에 따른 경영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데다 전략, 기획, 소비자 영업, 미디어 등 KT 요직을 두루 거쳐온 만큼 ICT 전문성 역시 탁월하다는 평가다.

KT 이사회 측은 구 후보자를 확정한 이유로 전문성 및 통찰력 등을 꼽았다. 김종구 KT 이사회 의장은 “구현모 후보는 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으며,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회장제→사장제 개편, 불법 경영 ‘근절’ 조항도 = KT 이사회는 구현모 후보자 확정과 함께 회장제의 사장제 개편, 불법 경영 근절 등의 조항을 경영계약에 추가하기로 했다.

KT 이사회는 회장이라는 직급이 국민기업인 KT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대표이사 회장 제도를 대표이사 사장 제도로 변경하고 급여 등의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추는 사항을 제안했다.

KT는 당초 사장제였지만 지난 2009년 이석채 회장이 취임한 뒤 대표이사 회장제로 개편되며 10년간 유지됐다.

급여 등의 처우를 낮추는 점도 주목된다. KT 회장의 급여는 지속 논란거리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4월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에서 8000여명의 임원을 구조조정하고 황 회장의 연봉이 5억에서 17억원까지 오른 점을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KT 이사회는 불법경영, 과실에 대한 책임 조항도 경영계약에 넣기로 했다.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사항도 경영계약에 반영키로 했다.

KT 이사회가 책임 조항을 경영계약에 반영키로 한 것은 불법 경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남중수 전 KT 사장은 납품업체 선정과 관련한 금품 수수혐의로 구속되며 사장직에서 사임했다. 이석채 전 회장은 배임 및 횡령 논란으로 인해 임기 중 돌연 사퇴했다.

현 황창규 KT 회장 역시 상품권깡 등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더불어 경영고문 부정 위촉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역대 CEO들이 불법 등의 논란이 있는만큼 이사회가 사임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CEO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조항을 계약사항에 포함시켜 불법 경영 논란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KT 이사회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정관 개정 등의 후속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어진 기자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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