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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금속·신소재, 정부 지원업고 기술 UP

[극일! 기술독립]기계금속·신소재, 정부 지원업고 기술 UP

등록 2019.08.07 07:17

김정훈

  기자

공작기계 ‘NC’ 수출규제 품목 업계 비상현대위아, 수입국 다변화 등 리스크 줄여효성, ‘탄소섬유’ 생산기지 조기구축 주목

금속가공장비, 초정밀 합금, 금속 제조용 분말 등 기계금속 분야 핵심부품의 대일 의존도는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금속가공장비, 초정밀 합금, 금속 제조용 분말 등 기계금속 분야 핵심부품의 대일 의존도는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작기계 가공 노하우나 기술력 면에서 일본이 우위를 갖고 있어서 업계에선 대부분 일본산을 써왔고, 사용 환경에도 익숙해서 비중이 높습니다.”

6일 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 한 직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일본 의존도가 높은 공작기계 수치제어반(NC)은 수출규제 품목에 들어가 업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작기계 업체들 대부분 NC는 일본 제품을 쓰는 비중이 높아서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우리는 자체 국산 기술력(제품)을 갖고 있지만 국산 보급이 많지 않아서 독일 제품을 쓰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선박 등 기계부품을 만드는 공작기계는 지난해 전체 수입의 약 42%가 일본산 제품이었다. 특히 수치제어식 수평선반은 대일 수입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독일 제품을 일부 사용하거나 국산화에 성공한 현대위아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공작기계 제조사들이 몰려 있는 창원산업단지에는 비상이 걸렸다.

금속가공장비, 초정밀 합금, 금속 제조용 분말 등 기계분야 핵심부품의 자체 조달률은 약 60% 수준이다. 정밀제어장비, 터빈, 제어모터 등이 해외 의존 품목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일 기계류 수출은 77억6000만 달러(약 9조4000억원), 수입은 222억7000만 달러(약 27조원)로 공작기계는 대표적인 무역수지 불균형 산업이다. 일본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는 공작기계 CNC 세트의 경우 수출이 불허될 경우 공작기계 생산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세계 6위의 공작기계 생산국이며 일본 화낙(FANUC)의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고객이어서 전면적인 판매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행히 현대위아는 수입에 의존해왔던 공작기계의 핵심 부품인 ‘CNC 컨트롤러’를 독일 지멘스와 공조로 개발해 지난 2017년 양산 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공작기계 사용자들이 익숙한 수치제어반을 지속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 현재는 시장에 폭넓게 보급되진 않았다.

두산공작기계는 CNC 등 정밀제어부품을 일본에 40% 의존하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가 안됐던 것은 정부의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정부에선 일반기계 부문 연구개발 투자가 약했고 신소재 등에 투자가 집중돼 왔다. 중소기업은 연구개발 자체가 불가능하고, 또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를 강화하는 분야엔 정부가 투자를 안했던 게 관례였다.

하지만 한일관계가 급격히 악화되자 산업계 전반에 대일 의존도를 탈피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간 내 국산화를 달성해야 하고, 원천기술 확보 방안이 아직은 미흡한 게 문제다.

윤자영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투자를 해서 국산화까지 기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깐 기업 입장에선 이윤 창출을 위해 가장 가깝고 수입했을 때 효율성이 높았던 일본 제품을 사용해왔던 것”이라면서 “정부 지원이 없으면 투자에 실패했을 때 리스크가 큰 만큼 기업들이 국산화에 나서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연구개발 투자 강화 및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지난 5일 정부는 2026년까지 8조원 이상 투입해 대외의존형 산업구조 탈피를 위한 100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놨다. 정부 투자 계획을 보면 제조장비시스템 부문은 2021년~2027년까지 8000억원, 소재산업혁신기술 부문은 2021~2026년까지 약 5조원이 각각 집행된다.

일본 경제 보복 여파로 산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은 국내 유일의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효성이다. 그동안 세계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도레이첨단소재, 미쓰비시레이온 등 일본에 의존했던 탄소섬유 소재부품은 추가규제 땐 효성이 대체 공급처로 부각될 수 있어서다. 효성은 지난 2013년부터 전주에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수소연료탱크, CNG고압용기 등 친환경 차량 부품을 비롯해 건축자재, 전선심재 등에 쓰이며 경량화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자전거, 골프채, 낚시대 등 스포츠레저 용도까지 활용 분야는 광범위하다.

효성은 사우디 아람코와 손잡고 국내외 탄소섬유 공장 신·증설 등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중이다. 연 2000톤 규모의 전주 공장 생산량은 내년부터 4000톤으로 확대한다. 일본 대비 생산능력 강화 및 기술력 증대는 향후 과제다.

효성 관계자는 “가볍고 강도가 높은 탄소섬유 특성상 철의 대체재로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도가 크다”며 “그동안 대부분 수출해 왔지만 일본 의존도를 줄이려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면 공급처의 다변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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