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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9-07-18 15:33

수정 :
2019-07-18 15:37

‘사의’ 표명한 최종구, 총선 출마 가능성은 ‘부인’

최근 文대통령에 사의 표명
개각 관련 관가 안팎 압박에 거취 부담 느껴
홍남기 부총리 거취에도 영향 적지 않을 듯
후임 위원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유력 전망

최종구 금융위원장, 동산금융 활성화 1주년 계기 은행권 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장수 경제 관료로 일했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결국 취임 2주년을 즈음한 시점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는 기존의 뜻도 공고히 했다.

최 위원장이 물러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관료 물갈이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 금융권 안팎에서는 후임 금융위원장으로 누가 오느냐를 두고 하마평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18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브리핑에 나섰다. 이 브리핑은 전날인 17일 오후에 갑작스레 예고됐다. 브리핑의 원래 목적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한 금융 부문 보복 관련 당부사항 전달’이었다.

최 위원장은 “일본이 설령 금융 부문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매우 미미하며 일본이 금융 부문의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낮다고 본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기자들과 일본의 금융 부문 보복 문제를 두고 질의응답을 마친 최 위원장은 “양념으로 전달해드릴 말이 있다”며 본인의 거취와 관련한 발언을 시작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내각 개편이 검토되는 상황에서 인사권자인 대통령께 관료 선택의 폭을 넓혀드리는 것이 현직 장관으로 도리일 것 같아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사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을 때 금융위와 업무 협조가 잘 됐다”며 “시장 규율 형성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는 부처들인 만큼 금융위원장과 공정위원장이 호흡을 잘 맞춰 긴밀한 협조 하에 일했으면 하는 뜻에서 사의를 굳혔다”고 덧붙였다.

브리핑 이후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 위원장은 “예”라는 단호한 대답을 남긴 채 위원장실로 돌아갔다.

공교롭게도 최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시점은 취임 후 정확히 730일, 만 2년에서 딱 하루 모자라는 날이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17년 7월 19일 제6대 금융위원장이자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했다.

금융위 설치 관련 법 조항에 따라 금융위원장의 임면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최 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면 최 위원장은 2년여간 맡아온 금융당국 수장직을 내려놓게 된다. 물론 문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사표 수리가 유력하다.

최 위원장은 “임기가 1년 남았지만 개각에 도움을 주고자 스스로 물러난다”는 사퇴의 변을 밝혔다. 특히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부임으로 자리가 빈 공정거래위원장이 임명될 시점에 금융위원장도 함께 임명이 돼 같이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와 관가 안팎에서 최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 다른 진로를 찾아볼 수 있도록 일종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경제 정책 담당 각료에 대한 물갈이 분위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윤종원 전 경제수석이 물러난 만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 위원장도 함께 물러나 경제 정책 파트의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어난 바 있다.

무엇보다 경제 관련 장관 중 한 명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가 경기 고양시 정 지역구에서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석 달 전에 임명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뺀 경제 관련 부처 장관이 전부 교체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 같은 관가 안팎의 분위기를 직감한 최 위원장이 분위기 일신에 도움을 주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홍남기 부총리의 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최 위원장이 현 시점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은 역대 금융위원장의 관례를 그대로 따랐다는 해석이다. 초대 전광우 전 위원장을 뺀 역대 4명의 금융위원장들(진동수·김석동·신제윤·임종룡)은 모두 취임 후 2년이 지난 즈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 위원장도 이 점을 감안해 현재가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날 적기라고 판단하고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후임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여러 인물이 대두되고 있다. 금융위원장 하마평에는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임 위원장으로는 최 위원장의 행정고시 두 기수 후배인 행시 27회 출신 은성수 은행장이 꼽힌다.

은 행장의 약력을 보면 최 위원장과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두 사람 모두 기획재정부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했고 나란히 국제금융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으며 수출입은행장을 연달아 맡았다. 개인적 인연도 두터워 업무 인수인계도 원활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윤종원 전 수석도 가능성이 높은 인물 중 하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경제지표 부진 책임을 지고 물러난 청와대 전직 참모가 금융당국 수장으로 오른다면 정치권과 시장 안팎에서 ‘회전문 인사’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걸린다.

문재인 정부의 ‘금융 실세’로 꼽혀왔던 이동걸 회장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중요 기업의 구조조정 현안이 쌓여 있어 산은을 떠날 가능성이 적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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