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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이재갑, ‘정년연장·최저임금’ 놓고 미묘한 온도차

이재갑, ILO 총회 열리는 스위스 현지 인터뷰
홍남기 ‘정년연장 검토’ 발언에 “중장기 과제”
최저임금→소득감소...“노동부, 동의하지 않아”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제기한 ‘정년 연장’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최저임금 등 민감한 노동현안에 대해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2일(스위스 현지시간) 정년 연장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과제라며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제노동기구(ILO) 총회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 노동부 공동취재단과 한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정년 연장을 지금 해야 하느냐 하는 부분은 중장기 과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현행 60세인 정년 연장을 논의 중이다. 논의가 마무리되면 정부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며 65세 정년 연장 문제를 공식화했다. 홍 부총리는 “향후 10년여 동안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베이비붐 세대가 연간 80만 명에 이르고, 새로 진입하는 청년층은 40만 명에 그치는 점을 고려하면 (청년 일자리 감소) 효과는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홍 부총리가 “정년 연장을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 “(당장)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고 인구 고령화 속에서 정년 연장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측면에서 얘기한 듯하다”고 해석했다

그는 “아직 청년, ‘에코 세대’가 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더 지나야 (증가세가) 해소될 것”이라며 “에코 세대 인구가 늘어 (정년 연장을 하면) 청년 고용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 기업 임금체계가 연공서열이 굉장히 강해 (정년 연장에) 바로 들어갈 수 없다”며 “60세 정년 연장을 의무화한 지 2∼3년 됐는데 이게 우리 노동시장에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생산가능인구도 줄기 때문에 노동력 규모를 유지하려면 고령자들이 더 많이, 더 오래 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그 방향(정년 연장)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홍 부총리와 다른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 장관은 “한계기업이나 업종은 인건비 인상을 흡수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일부 영향은 미쳤다고 생각한다” 말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분위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크다.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난해 소득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경제부처 수장으로서 경제적 관점에서 얘기했을 것”이라면서 “노동부는 우리 경제와 노동시장의 모든 문제가 최저임금 때문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한계기업이나 업종은 인건비 인상을 흡수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분명히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이나 경제상황도 중요하다. 여러 지표를 균형 있게 보면서, 이번에는 국민이 수용할만한 최저임금 심의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인상 폭과 관련,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의결해서 오면 재심의 요청 여부를 결정해야 할 사람으로서 심의도 하기 전에 말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홍 부총리가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이원화하는 개편안을 지난해 노동부보다 먼저 제시하고 추진한 데 대해서도 다소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 장관은 “내부적으로 검토했는데, 얘기해 버리니, 참…. 부총리께서 하시는 거니까 뭐…”라고 말했다.

지난해 홍 부총리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방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자, 노동계는와 최저임금위원회는 반발하고 나선 바 있다. 당시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개편안이 통과되면 지금 위원은 필요가 없다”며 단체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만 홍 부총리가 독립기구인 최저임금위의 존재에도 계속해서 최저임금 관련 발언을 내놓는 데 대해서는 “그만큼 노동이슈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그럴 것이다. 경제가 좀 더 살아나기를 희망하는 측면에서 하는 것”이라고 감싸기도 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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