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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화웨이 사태’ 확산···금융권에도 ‘불똥’

‘反화웨이 사태’ 확산···금융권에도 ‘불똥’

등록 2019.05.30 08:05

수정 2019.05.30 10:00

차재서

  기자

‘금융망 고도화 사업’ 앞두고 고민 화웨이 장비 둘러싼 보안 이슈 탓미·중 모두에 이해 얽혀 ‘좌불안석’“신중히 검토해 합리적 결론 낼 것”

‘反화웨이 사태’ 확산···금융권에도 ‘불똥’ 기사의 사진

최근 중국 화웨이를 향한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하자 NH농협은행이 고민에 빠졌다. 금융망 고도화 사업의 일환으로 화웨이 신규 장비 도입을 검토해왔지만 미국·중국 모두와 이해관계가 얽힌 탓에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1200억원 규모의 영업점 금융망 고도화 사업을 놓고 뜸을 들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KT-화웨이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약 반년이 흐른 지금까지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농협은행이 사업 자체를 접을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왔으나 은행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본계약 체결까지 4개월 정도 여유가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재점검하기로 합의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이는 화웨이 자체의 보안 이슈 그리고 이들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제재 등과 관련이 깊다. 화웨이 통신장비에 전산망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가 설치됐다는 의혹이 확산된 가운데 이 사안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이슈로까지 번진 게 주된 원인이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화웨이를 자신들의 거래제한 기업에 올린 뒤 한국에도 동참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어느 한 쪽을 택하긴 어려운 처지다. 미국엔 뉴욕지점을 운영 중이고 중국에서는 농협금융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둘 중 하나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특히 농협은행의 뉴욕지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뉴욕 금융감독청(DFS)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미흡으로 각각 개선 권고와 과태료를 부과 받은 전력이 있고 올해도 합동 감사를 받았다. 이 와중에 미국 정부의 방침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간 뜻하지 않은 불이익을 얻을 수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농협금융이 구축하는 ‘아시아 금융벨트’의 주요 거점이 바로 중국과 홍콩이라서다. 실제 농협캐피탈은 중국 공소그룹 산하의 융자리스사에 지분을 투자한 상태이며 농협손해보험과 농협생명 역시 이들의 보험사 설립에 일부 참여한 바 있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홍콩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은행도 홍콩지점 개설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화웨이 사태로 농협은행이 중국 정부의 원망을 산다면 계획 자체가 어긋나 버릴 수 있다고 농협 내부에서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과거 사드 문제로 한중관계가 경색됐을 때 롯데그룹 등 국내 기업이 현지에서 상당한 피해를 입었던 것을 잊지 않았다는 게 은행 측 입장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일단 영업점 금융망 고도화 사업은 시간을 두고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면서 “국내외 정세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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