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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03 10:41

진에어, 철저히 고립…기약없는 제재 해제

중국 운수권 신청 불구, 의도적 배제된 듯
경영 개선방안 6차례 제출…국토부 무응답
미래 성장 동력 없어…경쟁력 약화 불가피

그래픽=강기영 기자

저비용항공사(LCC)업계 2위인 진에어가 도태되고 있다. 경쟁사들이 신규 노선을 대거 나눠가지며 잔치를 벌이는 동안, 진에어는 바라만 봤다. 문제는 진에어의 경쟁력 약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징벌적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안팎의 지적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주당 174회의 중국 운수권을 국적항공사들에 배분했다. 우리 정부가 기존에 보유한 운수권(104회)과 지난 3월 열린 한-중 항공회담으로 새로 획득한 운수권(70회)을 더한 것이다.

중국 운수권 보따리가 풀리면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 5개사는 큰 수혜를 입었다. 평균 탑승률이 80%를 웃도는 인기노선인 인천~베이징·상하이는 물론, 항공수요가 높은 고수익 노선과 신설 노선, 지방발 노선 등 운수권이 대거 LCC 품에 안겼다. 항공사별로 살펴보면 ▲제주항공 9노선 주35회 ▲이스타항공 6노선 주27회 ▲티웨이항공 9노선 주35회 ▲에어부산 5노선 주18회 ▲에어서울 1노선 주3회씩이다.

하지만 진에어는 이번 운수권 경쟁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진에어는 운수권 신청이 마감되기 전 일찌감치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국토부의 피드백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각 항공사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경합노선의 프리젠테이션(PT) 순서를 정하기 위해 제비뽑기를 진행했는데, 진에어는 의도적으로 제외됐다.

앞서 지난 2월 실시된 인천~몽골 등 16개 노선에 대한 운수권 배분에서도 진에어는 참여하지 못했고, 단 한 개의 노선도 확보하지 못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8월부터 국토부로부터 신규 노선 취항과 신규 항공기 도입에 대한 제재를 받고 있다.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010년부터 6년간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항공사업법을 위반한 데 따른 징계다.

국토부는 제재가 완화되는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다. 대신 ‘경영행태가 정상화될 때까지’라는 모호한 조건을 달았다.

진에어는 국토부를 만족시키기 위해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사회 공헌 확대 등 전방위적 경영문화 개선 작업을 수행했다. 특히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 오너일가와의 경영분리에 초점을 맞췄다. 올 초에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등 사내이사 2명이 자진 사임했고, 이사회 구성원 중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꾸리며 독립성을 강화했다.

현재까지 6차례에 걸쳐 ‘경영문화 개선 진행 경과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국토부에서는 보고서에 대한 보완점이나 개선방향에 대해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진에어 내부에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토부가 제재 해제와 관련된 일말의 여지도 보여주지 않고 있어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진에어 임직원들은 국토부를 상대로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 노동조합은 지난달 회사에 대한 제재를 즉각 해제하고 신규 노선 운수권 배분에 참여시켜달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 만약 국토부가 이를 무시하고 중국 운수권을 공정하게 배분하지 않으면, 대투쟁을 시작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국토부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는 경쟁 LCC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과도한 제재가 결국 국내 항공산업 전체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에어 사태가 다른 LCC들에 재현될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남의 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면서 “국토부는 제재를 풀어주지 않는 명확한 사유조차 알려주지 않는데, 잣대없이 압박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진에어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경쟁사들이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약 10개월간 고립을 겪으면서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다. 타 LCC들은 신규 기재 도입과 노선 확대로 외형성장을 일궈나가고 있지만, 진에어만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진에어의 투자비용이 감소하면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진에어는 22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국토부 제재가 장기화 국면에 진입한 만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국토부 측은 “진에어가 경영문화 개선 방안을 충실히 이행하면 심의위원회 개최를 고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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