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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기자
등록 :
2018-11-14 09:39

[위기의 태양광①]태양광 산업 후퇴시키는 EPR

정부, 태양광패널 EPR제도 포함 논의
민간기업 부담 증가로 원가상승 우려
일자리 감소 및 신규창출 효과 저하도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태양광 제조·수입업체에 태양광 패널 재활용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단 정부가 업계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한발 물러난 상황이지만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남아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달 태양광 패널 등 23종의 전자제품을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및 유해물질 사용제한 품목에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새로 포함된 전자제품에는 온도교환기기(냉매포함기기), 디스플레이기기(100㎠이상의 화면을 포함하는 장비), 통신·사무기기, 일반 전기전자 제품, 태양광패널 등이다.

EPR제도는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의 일정량 이상을 재활용하도록 생산자에게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로 재활용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실제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 이상을 생산자로부터 징수하는 제도다.

태양광 업계에선 EPR제도에 태양광패널이 포함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의 재활용 단위 비용은 kg당 1696원이며 회수 단위비용은 kg당 433원이다. 이를 와트(W)단위로 계산하면 총 부과금은 W당 161원이 된다.

업계에선 글로벌 태양광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가 지원 없이 민간 모듈 제조사에만 분담금과 부과금이 부과될 경우 태양광 제품 생산원가 및 발전원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고전 중이다. 미국의 경우 수니바 파산을 계기로 세이프가드를 시행,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 축소 및 모듈 수출이 감소했다. 일본의 경우 보조금 축소 등 시장 위축및 중국산 유입증가로 시장가가 하락했다. 중국의 경우 전세계 태양광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보조금이 축소되면서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다. 유럽의 경우 주택용 수요 증가와 프랑스 정부 프로젝트 등 시장 안정화 추세이나 기존 업체들의 강세로 신규 진입이 쉽지 않다.

업계에선 현 시점을 2차 구조조정 단계의 시작점으로 판단하고 향후 구조개편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이 ‘승자독식’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EPR제도로 인해 비용부담이 증가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도 정부의 정채걱 지원하에 태양광 사업을 진행, 시장 우위를 점한 반면 한국의 경우 이제 걸음마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기업의 국내 시장 침투,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국내 태양광사업의 입지 규제 등 국내 태양광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국가 지원 없이 민간 모듈 제조사에만 분담금 및 부과금을 부담할 경우 궁극적으로 태양광 제품 생산원가 및 발전원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가 상승은 모듈 제조사 뿐 아니라 국내 태양광 산업 전체의 후퇴 가능성을 높인다. 기존 일자리 감소와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 저하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원자력에너지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태양광의 경우 1GW당 106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타 에너지원보다 높은 편”이라며 “EPR제도에 태양광패널이 포함될 경우 신규 설치량 감소로 태양광 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저하될 수 있다. 특히 태양광 산업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의 경우 일자리 창출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업계의 문제제기에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지난 7일 업계와 간담회를 개최, 입법예고된 법령안에서 폐패널 회수체계, 전문 재활용업체 등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시행시기를 기존 2021년에서 2023년까지 유예했다. 또한 업계와 의무 이행률, 기준금액 등 사전 협의를 위해 내년 3월까지 개정안 작업을 연기했다.

환경부는 “향후 민·관 협의체를 지속 운영해 EPR 제도 세부설계 과정에서 업계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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