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배 기자
등록 :
2018-09-03 14:05

수정 :
2019-04-27 18:14

김현미, 기자들에게 밥먹자 하더니…임대정책 뒤집기 ‘시간의 재구성’

정권 초기부터 집값 잡되 민간임대엔 관대해
작년 8.2대책 이후 12월 임대활성화방안도
다주택자들 임대등록 늘고 매물 잠김에 깜놀
서울 집값마저 뛰자 정책 뒤집기…부글부글

김현미 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등록된 임대주택은 4년 또는 8년 동안 재계약이 보장되고 연 5% 이내로 임대료 증액도 제한돼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적용된다. 이 같은 정책을 통해 늘어나는 등록 임대주택은 공적임대주택과 함께 서민의 든든한 주거안전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2017년 12월 13일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 발표)

"등록 임대주택에 적용되는 세제혜택이 투기꾼들에게 과도한 선물을 준 듯하다. 세제 혜택을 일부 축소하기로 기획재정부와 논의 중이다"(2018년 8월 31일 일부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 오찬)

김현미 장관이 이끄는 국토부는 정권 출범 초기부터, 다주택자들이 최장 8년간 집을 임대로 놓으면서 세제 혜택을 주되 임대료 인상폭을 제한하면 집값과 전월세 시장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김 장관은 지난해 12월 무주택 세입자의 주거 불안을 해소한다며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지난 4월부터 다주택자 등에 대해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과세를 강화하면서도 등록 임대사업자에겐 양도세 중과 배제(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 등의 혜택을 부여했다. 8년 임대할 경우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부터는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 정상 과세하면서도 8년 임대의 경우 임대소득세를 75% 감면해주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의 과표를 계산할 때 8년 임대주택(6억원 이하 주택)은 합산하지도 않는다.

이 같은 혜택을 누리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기존 주택 가운데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서 등록 임대사업자 수는 작년 말 26만 명에서 올 7월말 33만6000명으로 29.2% 늘었다. 등록 임대주택 수도 같은 기간 98만 가구에서 올 7월 말 117만6000가구로 20% 증가했다.

국토부가 매달 임대사업자 등록 추이를 발표하는 등 임대주택 등록을 독려하며 고삐를 죄는 등 정책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김 장관은 이같은 정책을 8개월만에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버렸다. 김 장관은 최근 국토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임대등록 활성화는 무주택자가 8년 이상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최근 임대등록의 혜택을 집을 새로 사는 수단으로 역이용하는 경향이 일부 있는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번 문재인 정부과 김 장관의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라할수 있는 지난해 8.2대책 기조를 비롯, 임대차활성화 방안 등 정부 정책의 근간을 그가 일부 출입기자들과 예고에 없던 오찬을 하다가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갈아 엎어버린 것이다.

시장과 업계는 벌써부터 들끓고 있다. 김현미 장관 스스로가 정책을 내놓은 지 1년도 되지 않아 수정 방침을 밝히면서 부동산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에 시장에 일정한 시그널을 주는 등 일관성이 중요한데 그간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과는 정반대의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더욱이 이같은 정책은 다주택자 임대등록을 유도하고자했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총괄책임자인 김수현 사회수석의 지론과도 배치된다.

김 수석은 저서 '꿈의 주택정책을 찾아서'와 '부동산은 끝났다' 등에서 집값 안정과 조세정의 차원에서 보유세 등 부유층의 부동산 과세를 늘리는 한편, 다주택자들을 '정식 임대 시장'으로 들어오게 만들고 독일처럼 임대료 상한제 등을 통해 국가가 관리·통제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 혜택 축소 대상은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다주택자 임대등록이 느는 등 지난해 임대주택 활성화이 효과를 보면서 일부 임대등록하면 혜택이 많으니까 집을 더사자는 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면 시장은 혼선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졸속이나 아마추어식 행정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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