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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 1997)

[영화로 보는 타로이야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 1997)

등록 2018.08.12 11:37

주성남

  기자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포스터와 타로카드 9번.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포스터와 타로카드 9번.

강박 신경증을 앓고 있는 로맨스 소설 작가 `멜빈 유달`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을 알지 못한다. 자신만의 공간인 아파트에서 이웃과의 교류도 없이 홀로 지낸다. 타인들과의 소통은 철저히 단절되어 있다.

현관 문고리를 5번씩 잠그고 집에 돌아 온 후 새로운 비누로 두 번씩 손을 씻으며 외출 후 사용한 장갑은 버린다. 점심도 매일 가는 레스토랑에서 똑같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고 서빙도 `캐롤 코넬리`에게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의 `사이먼`과 마찰이 있었고 이후 사이먼의 애완견인 `바델`을 돌보게 되며 멜빈은 조금씩 변하게 된다. 또한 캐롤의 진실하고 사려 깊은 행동은 멜빈이 가지고 있는 성격과 상반되며 그런 캐롤은 멜빈을 변화시키게 된다.

타로카드의 9번은 은둔자이다. 은둔자로 표현되지만 박사, 구루, 현자의 이미지를 갖는다. 말 그대로 은둔해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림의 이미지를 보면 설산에 혼자 올라간 사람으로 눈을 감고 별로 세상을 비추고 있다. 눈을 감고 있다는 것은 눈을 감고도 앞이 보인다는 의미로 깨달은 자를 나타내며 별은 은둔자의 지혜와 지식이다. 마치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와 흡사하며 하는 역할 역시 지혜로운 인물이다.

은둔자 캐릭터의 사람들은 혼자 하는 일에 능숙하다. 여행도 식사도 영화도 모든 것을 혼자 즐기며 때로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힘들어 하기도 한다. 상담을 해보면 내담자는 고민거리의 주인공인 경우가 많으며 은둔자의 캐릭터가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런 부류는 대개 고민이 있을 때 잠수를 타고 고민이 해결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나타나기 때문에 그의 상대방들이 힘들어하는 것이다. 멜빈의 경우도 혼자서 모든 것을 즐기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왜냐하면 남들에게 가식적인 말이나 인사치레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 아주 오래 깊이 만나고 많은 얘기를 나눈다. 멜빈의 ‘츤데레’같은 모습은 매우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물론 그 모습이 너무 가끔이지만 말이다.

상담 시 상처를 받고 오는 내담자들에게 카드를 보여 주고 그림의 이미지를 설명해 주면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카드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제각각의 모습으로 산다. 어떠한 사람도 같은 성격과 외모를 가지지 않는다.

서로가 다르다는 점에서부터 인정해 나가야 한다. 같은 영화를 봐도 웃는 포인트와 우는 포인트가 다르고 감동받는 부분도 다르며 평점도 다르지 않는가? 사람의 다른 모습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것이 당연한 것임을 알게 된다면 나와 같아지는 것은 요구하지도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비슷한 어떤 면을 발견하고 좋아할 수 도 있으나 그것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멜빈은 자신의 모습이 아프고 힘든 사람임을 인정하고 노력한다. 그리고 “당신은 나를 더 좋은 남자가 되게 만들었어요”라고 말한다. 무뚝뚝하고 괴팍한 그에게 얼마나 멋지고 심장어택하는 말인가?

글. 최정임 judyvill61@naver.com


뉴스웨이 주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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