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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기업 대해부-대웅①]형들 제친 윤재승 회장…경영능력 입증은 별개

'개인회사-재단' 활용 지배력 강화
경영능력 입증해야 하는 것은 숙제

대웅제약을 주력으로 하는 대웅그룹의 윤재승 회장은 형들을 제치고 경영권을 승계했지만 낮은 영업이익률 탓에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대웅의 지분율이 비교적 적다는 점도 약점이다.

윤재승 회장은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삼남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검사 출신이다. 1995년 대웅제약 부사장으로 입사했고 1997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이후 12년간 대웅제약을 이끌었다.

대웅그룹 경영권은 윤재승 회장에게 당연히 돌아갈 듯이 보였지만 2009년 반전이 일어났다. 윤영환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당시 대웅상사를 이끌던 차남 윤재훈 알피그룹 회장을 새로운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윤재승 회장은 잠시 한직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윤재훈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후 대웅제약의 경영실적이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윤재승 회장이 다시 한번 아버지의 부름을 받았다.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것. 이후 2014년 윤영환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대웅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윤재훈 회장은 2015년 알피코프를 대웅그룹에서 계열분리해 독립하면서 형제간의 경영승계 전쟁은 막을 내렸다. 경영에 참여하고 있던 여동생 윤영 전 대웅제약 부사장도 앞서 회사를 떠났다. 윤재승 회장의 첫째형인 윤재용 대웅생명과학 사장은 일찍이 승계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대웅그룹의 후계구도가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윤재승 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승계했지만 그룹 지주회사인 대웅의 지분율은 11.61%에 불과하다. 윤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형제들의 합산지분율도 넘지 못한다. 윤재용 대웅생명과학 사장(6.97%)과 윤영 전 대웅제약 부사장(5.42%)의 지분율 합계는 12.39%로 윤재승 회장 개인 지분율보다 높다.

윤재승 회장은 부족한 지배력을 공익재단과 개인회사를 통해 끌어올렸다. 공익재단인 대웅재단은 대웅의 지분 9.9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대웅재단 이사장은 윤재승 회장의 모친인 장봉애씨가 맡고 있으며 윤재승 회장은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대웅재단의 대웅 지분율이 사실상 윤재승 회장의 몫인 셈이다.

대웅재단이 높은 지분율을 갖게 된 것은 윤영환 명예회장의 역할이 컸다. 윤 명예회장은 지난 2014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대웅 지분 2.49%와 대웅제약 지분 3.49%를 대웅재단에 증여했다. 이로써 대웅재단은 현재 대웅 지분 9.98%, 대웅제약 지분 8.62%를 보유하고 있다.

윤재승 회장이 직간접적인 영향 아래에 있는 회사들도 대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의 개인회사인 블루넷(0.26%), 엠서클(1.77%), 디엔컴퍼니(1.77%), 아이넷뱅크(0.16%) 등 4개사가 보유한 대웅 지분율은 총 3.96%다. 제약업계는 윤재승 회장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해당 기업들의 역할이 앞으로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재승 회장은 부족한 개인 보유 지분을 대신해 재단 지분과 개인회사 보유 지분를 통해 그룹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지만 경영능력 입증은 풀어야 할 숙제다. 경영권 승계를 결정지은 지난 2014년 이후 대웅제약의 영업이익률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윤재승 체제가 본격화 된 지난 2014년 대웅제약의 매출은 7359억에서 2017년 9603억으로 꾸준히 증가해 올해 ‘1조 클럽’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2014년 7.1%에서 2015년 5.2%, 2016년 2.9%로 크게 하락했고 지난해 4.1%로 끌어올렸다. 외형성장을 이루고 있으나 영업이익률은 하락하면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재승 회장의 경영 방식도 논란거리다. 다른 회사의 약을 도입해 파는 상품매출 비중이 윤 회장 취임 당시인 2014년에는 30.2%였지만 2017년에는 40.9%를 기록했다. 상품매출은 외형 성장이 빠르게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품을 보유한 원 제약사가 판권을 회수할 경우 고스란히 매출과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지난 2016년 MSD의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와 고지혈증 복합제 바이토린, 이탈파마코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의 판권을 잃은 적이 있다.

대웅제약 측은 영업이익 하락에 대해 오송 의약품 신공장과 향남 나보타 신공장의 감가상각비용 증가와 연구개발비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재승 회장은 지난 3월 대웅제약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윤재춘 대표와 1975년생인 전승호 대표를 선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시작했다. 윤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의 나아갈 방향과 주요 투자 관련 의사결정, 인재육성과 평가 등을 지원한다. 윤 회장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대웅그룹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울 기자 han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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