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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기자
등록 :
2018-07-04 13:28

‘불통’ 아이콘 전락한 박삼구 회장…기내식 대란 해결 직접 나서야

박 회장, 기내식 대란 속 핫밀 싣고 정시 출발 논란
고객·직원·주주·정치권 맹비난 속진정기미 안보여
딸 박세진 상무 경영참여 낙하산 논란까지 불거져
재계 “박 회장 직접 나서 책임지고 사태 해결해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기자회견.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기에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면피성 사과문은 여론에 뭇매를 맞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직접 나서 사태 수습을 하지 않을 경우 한진그룹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4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기내식으로 인해 지연된 사례는 0건, 미탑재는 1건으로 집계됐다. 기내식 대란 첫 날 대비 줄어든 수치지만 긴장을 늦출 순 없는 상황이다. 이날 예정된 항공편은 79편이다.

항공업계는 항공사상 초유의 ‘기내식 대란’ 발생은 박삼구 회장의 그룹 재건 욕심에서 빚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투자금 유치 과정에서 알짜사업인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업을 활용했다. 그 결과 지난 1일부터 아시아나항공 일부 항공편은 ‘노밀(No meal)’ 상태로 운항되고 있으며 승객들은 항공기 운항 지연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

문제는 고객들의 불편을 책임져야 할 책임자의 부재다. 다수의 승객들이 기내식 대란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 박삼구 회장이 자사 항공기를 이용해 중국 출장길에 오른 것을 문제삼고 있다. 승객들은 ‘노밀’상태로 항공편에 올랐지만 박삼구 회장이 탄 항공기는 ‘핫 밀(Hot Meal’을 싣고 정시에 출발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는 것.

이와 관련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A직원은 “소비자들은 불편을 겪고 승무원들이 욕받이가 되는 동안 박 회장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하루 아침에 죄인이 됐다.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 3일째인 지난 3일 김수천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제재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협력사에 대한 애도는 배제한 채 이번 사태를 공급업체 책임으로 돌리는 사과문으로 오히려 공분을 샀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대란 사태, 박삼구 회장의 비리를 밝혀주세요’라는 글이 게재됐으며 직원들은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고 박삼구 회장의 경영 방식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불매 움직임도 포착됐다. 고객 B는 “회장은 정시에 핫밀을 싣고 나갔는데 왜 우린 돈 내고 불편을 감수해야 하나”라며 “미리 고지라도 해줬다면 항공편을 변경하기라도 했을텐데 무사안일 대응에 진절머리가 난다. 바우처만 주면 다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불매운동이 진행될 경우 경영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아시아나 주주들은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장 초반 주당 39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심지어 법무법인 한누리는 기내식 대란을 초래한 아시아나항공 경영진들을 상대로 업무상 배임 등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승객들도 집단소송 등 손해배상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기내식 대란에 대해 질타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리한 계약조건 때문에 사장이 목숨까지 끊은 비극적 사태”라며 “관계 당국은 하청업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상습적 갑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하청업체 사장 죽음으로 내몬 아시아나의 수퍼 갑질 진상규명해야 한다”라며 “대한항공은 갑질 심하게 했어도 사람이 죽진 않았다. 아시아나는 어떤 수퍼 갑질을 했길래 사람이 목숨을 버리나?”라고 반문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대란을 겪고 있는 와중에 박삼구 회장의 딸인 박세진 씨가 지난 1일부터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담당 상무로 입사해 출근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낙하산’ 논란까지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3세들이 경영수업을 받은 것과 달리 박세진 상무는 입사 전까지 주부였다가 상무로 입사한 케이스”라며 “금호리조트에 임원 재목이 없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굳이 금호가(家)의 금기까지 깨면서 딸을 경영에 참여시킨 이유를 모르겠다”며 “직원들 사기만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내식 대란과 낙하산 논란이 중첩되면서 금호그룹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더 이상 침묵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회장은 외부 일정으로 인해 서울 광화문 금호사옥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기내식 대란 사태를 단순한 고객 반발로 보면 안된다. 결국 박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무리하게 아시아나항공을 활용하다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사태 수습을 위해선 박삼구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딸의 낙하산 논란도 박 회장이 해명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여론을 등진 채 침묵하고 있는다면 결국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같은 고충을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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