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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윤 기자
등록 :
2018-05-04 01:01

[삼성바이오 회계위반 파장]자회사→관계사 변경이 왜 논란이 되나

에피스 자회사→관계사로 변경해 공정시장가가 반영돼
에피스 실적 합산되면 삼바 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악화
과반 이상 지분 보유했음에도 관계사?…“납득 힘들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 높았다는 주장 때문에
분식회계 쟁점 콜옵션, 삼성이 먼저 제안했다는 루머도

삼성바이오로직스-금감원의 조사·감리결과 조치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융감독원이 2011년 설립 이후 4년 연속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를 단박에 흑자로 전환시켜준 마법이 바로 ‘분식회계’였다고 결정지으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은 종속회사(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91.2%) 평가방식을 2015년 왜 갑자기 ‘장부가액’에서 ‘공정시장가액’으로 바꿨느냐다. 즉 삼성바이오가 에피스를 종속회사 연결에서 관계회사로 편입한 것이 합당한 회계처리인가가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

3일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종속회사를 관계회사로 바꿀 경우 지분가치를 장부가(취득원가)가 아닌 공정시장가로 평가한다. 에피스는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이 2012년 공동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현재 바이오젠은 에피스 지분 '50%-1주'까지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가 있다.

일단 삼성바이오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이 주장에 따르면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성과 가시화에 따라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는 콜옵션(에피스 주식을 50%-1주까지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의 지분가치가 행사가보다 커져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는 것.

즉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했다는 가정 하에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분류했다는 것인데, 일단 시장에서는 바이오젠이 2015년 하반기 콜옵션 행사계획이 있음을 삼성 측에 통보했고, 또 최근 바이오젠이 공식적으로 콜옵션 행사 의지를 표명한 바 있어 삼성 측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 국제회계기준 규정상 회사가 과반의 지분을 갖고 있더라도 사업의 의사결정에 있어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 관계회사로 구분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는 에피스의 지분 '50%+1주'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연결이 아닌 관계회사로 편입하게 됐다고도 밝혔다.

실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게 될 경우 이사회 멤버는 삼성 3인, 바이오젠 1인에서 삼성 2인, 바이오젠 2인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어 삼성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힘들다.

이런 회계처리로 에피스의 지분가치는 2900억원에서 무려 4조8800억원대로 17배 가량 껑충 뛰었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도 4조5000억원대의 지분평가이익이 발생하게 됐다. 만일 에피스를 그대로 종속회사로 뒀다면 삼성바이오는 2015년 순이익이 2100억원 적자에 불과했을 것인데, 이러한 회계처리 변경으로 1조9000억원대 흑자를 낸 회사로 탈바꿈하게 됐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참여연대와 분식회계라도 규정 지은 금감원 측의 주장에 따르면 바이오젠과의 콜옵션 계약은 이미 2012년에 이뤄졌고 그 뒤로도 계속 종속회사로 분류하다 2015년에 갑자기 관계사로 처리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 같은 가능성만으로 회계처리를 변경하기 어렵단 지적이다. 실제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시기도 3년여가 더 지난 올 4월이었다. 또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1조8200억원 가량 파생상품부채로 분류하고 있으나 정작 바이오젠은 콜옵션의 가치를 ‘0’으로 평가한다. 다만 삼성바이오측은 바이오젠의 회계처리는 콜옵션을 회계상 인식하지 않은 미국 회계처리 방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의문점은 남는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전부를 행사해 에피스의 지분 ‘50%-1주’를 보유한다고 해도 나머지 ‘50%+1주’는 여전히 삼성바이오가 갖는다. 절반 이상의 지분을 취득한 회사를 종속사가 아닌 관계사로 분류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측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전부 행사하더라도 삼성바이오가 ‘50%+1주’를 갖게 되지만, 주요 의사 결정은 이사회에서 결정된다”며 “이사회가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이 동수로 바뀌게 돼 경영권이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쟁점인 '콜옵션' 행사 검토를 바이오젠이 아니라 삼성바이오가 먼저 요구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만일 사실이라면 삼성바이오가 에피스 회계처리 변경할 의도로 바이오젠 측에 먼저 콜옵션 행사를 요구했다는 해석이 나오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금감원의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 주장에 무게가 싣게 된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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