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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8-02-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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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어디로]실사 스타트, 꼭 들여다봐야할 4가지

90%대 매출원가율…15년간 R&D 비용 7조 행방 묘연
본사 업무지원비 책정 방식, 항목…고금리 대출 내역도
한국GM 3조땅 1조로 저평가

그래픽=박현정 기자

정부의 한국GM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실사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높은 매출원가율과 고금리 대출 등 한국GM 경영 불투명성 의혹의 핵심 사항들을 실사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GM이 자료 제출에 협조하기로 했지만 제출 시점과 내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GM 실사는 통상적으로 하는 것보다 빠르게 해야 한다”며 “이는 GM의 입장이지만 우리 정부도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산은에 따르면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21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실사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으며 실사에 앞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협약서를 체결하기로 했다. 산은은 수일 내 협약서가 체결되는 대로 실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실사는 삼일회계법인이 맡는다.

GM은 그동안 산은의 요구를 사실상 무시해왔다. 산은은 지난해 3월 주주감사권을 행사하며 GM에 112개 항목의 자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 등으로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산은에 회신한 자료는 회사 소개자료, 차량 제품 제조 공정 소개자료, 최근 3년 재무제표 및 결산서, 최근 3년 세무조정계산서, 매출원가 발생 절차, GM의 국가별 재료 및 부품 구매비용 등 6가지뿐이었다. 이마저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내용이거나 형식적인 답변에 불과했다.

하지만 정부는 실사를 통해 한국지엠 경영 전반의 의혹을 꼼꼼히 따진 뒤 원칙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GM 계열사 간 납품 가격 ▲연구개발비용 ▲본사 관리비용 부담 산정 근거, ▲고금리 대출 내역 등의 자료들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는 한국GM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약 2조 원의 적자가 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핵심 내용들이다.

정부는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은 2012년 이후 90%를 웃돌며 국내 경쟁사(80%대)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GM은 경쟁사와 달리 연구개발비를 전액 비용으로 처리, 매출원가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GM이 연구개발비를 부풀렸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이 GM에 인수된 이후 15년간 지출한 연구·개발(R&D) 비용이 7조1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 한국지엠 설립 이후 20016년까지 R&D 비용으로 7조1648억 원, 매년 평균 4777억 원을 쏟아 부었다. 이는 매출액의 4~5% 수준이다. 특히 2014~2016년엔 적자에도 매출액의 5% 안팎을 개발비로 투입했다.

이 중 미국 본사 등 해외로 빠져나간 금액이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지엠의 과도한 R&D 비용 지출이 GM 본사와의 ‘불공정 계약’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매출원가율과 연동된 납품가격이 비정상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지엠이 비싼 가격에 부품을 들여와 반조립 형태의 차량으로 만들어 수출할때는 원가 수준의 싼 가격으로 팔아 매출 원가율이 90%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한국GM이 해외 계열사에 원가 수준의 헐값에 반조립 차량을 수출했다는 의혹을 검증하려면 GM의 해외 계열사 정보가 필요하다.

또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고금리 대출은 한국지엠이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GM관계사에 4620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한 부분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 차입금 이자율의 2배가 넘는 연 5%의 이자율이 적용됐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은 국내 은행권이 대출을 거절한데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2012~2016년 한국GM에서 본사로 지급한 1300억원 규모의 업무지원비도 논란이다. GM은 글로벌 회계·물류·구매 시스템을 제공하는 대가로 매년 한국GM에서 수백억원씩 받아 챙겼다.

그러나 본사 서비스에 대한 대가지만 글로벌 분담 기준과 책정 방식, 항목 등은 공개된 적은 없다. GM은 업무지원비에 대해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글로벌 관계사들에 적용된다“며 ”공통 서비스를 활용하면 비용이 더 절감된다“고 해명했다.

산은은 GM의 해명이 사실인지 따지기 위해 실제 업무지원비 내역과 가격 책정의 근거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GM이 한국GM의 토지가치를 극도로 저평가해 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3일 한 매체에 따르면 GM이 군산공장과 창원공장에 이어 부평공장까지 인수를 완료한 2005년말 보유토지의 장부가는 1조931억원으로 공시지가(9936억원)보다 높았다. 2016년말 한국GM 보유토지의 공시지가는 1조7162억원으로 11년간 72.7% 올랐다. 장부가는 1조847억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공시지가로만 재평가해도 60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이 발생한다.

자본잠식에도 불구하고 한국GM의 부동산은 담보로 활용되지 않아 가치를 온전히 보전하고 있다. 한국GM 보유 토지는 경영정상화의 결정적 변수다. 자칫 헐값에 한국GM의 땅이 GM 본사에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와 산은은 위 제기된 의혹들을 검증하기 위해 한국지엠과 실사 시기와 방법을 협의 중이다.

정부와 산은은 정확한 실사를 위해 한국GM과 GM 본사의 자료는 물론이고 실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추가 자료도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GM 측이 경영상 비밀을 이유로 내용을 축소하거나 고의적으로 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면 최소 2,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실사가 더욱 지연될 수 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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