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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등록 :
2018-02-18 14:27

[한국GM의 도발]‘숟가락 얹은’ 트럼프···한미 통상마찰로 확대되나

트럼프 “군산공장 폐쇄는 내가 대통령됐기 때문”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한미FTA 비판 소재로 활용
전문가들 “FTA와는 별개··· 美측 전략 대비해야”

그래픽=박현정 기자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대한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결정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한국GM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올해 5월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계약직을 포함한 2000여명의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GM의 이번 결정은 일찌감치 예견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해부터 글로벌 판매 전략 재조정에 나선 상황에서 2014년 이후 2조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기록 중인 한국시장을 그대로 둘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연초 한국을 방문한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이 우리 정부 및 한국GM 2대주주인 산업은행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며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GM 측은 구체적인 지원이 없을 경우 한국시장 철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무역을 주제로 한 상하원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GM이 벌써 디트로이트로 돌아오게 됐다”며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와 같은 소식은 내가 대통령이 안됐으면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한미FTA를 공정하게 협상하거나 폐기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한미FTA에 대한 비판 소재로 활용했다.

현재 한미 양국은 FTA 개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자동차는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요 업종 가운데 하나다.

미국은 자동차야말로 한미FTA의 불평등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적극 반박하고 있지만 자동차 분야에 대한 미국의 개정 요구가 워낙 확고한 만큼 한국GM 군산공장 사태를 끌어들여 압박할 여지도 충분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GM의 결정이 한미FTA 개정 협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미국 자동차에 대한 시장 장벽이 아닌 특정 기업의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는 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GM의 경영 악화는 한미FTA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오히려 GM 본사가 한국GM을 통해 과도한 이윤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한국의 무역 장벽이 원인이 됐다는 미국 측 주장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설 연휴 직후 GM 측과 사업 정상화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한국GM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부 등에 따르면 우리 정부와 산은은 한국GM을 둘러싼 GM 본사의 고금리 대출과 납품가격, 과도한 연구개발 비용 등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이를 위해 GM에 세부자료를 요청하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한국GM 관련 진행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고강도 조사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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