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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18-02-08 10:17

수정 :
2018-02-08 14:28

[대우건설 매각무산]‘영남기업 호남에게 준다?’…인수 전부터 설왕설래

인수 전부터 호반건설에 정치권 의혹 제기
노 정부 금호 인수 때도 호남 밀어주기 잡음
한국당 등 야권 정권 커넥션 연일 문제삼아
해외 부담에 밀어부기 의혹까지…부담백배

그래픽=박현정 기자

# "(호남을 기반으로하는) 민주당 정부라서 이번에도 (대우건설이) 호반건설로 가는거냐"

영남 출신 대우건설 간부는 고향 아버지에게 최근 이런 질문을 받고 답변하기 곤란했다. 사실 지난 2006년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 정부시절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대우건설을 품은 만큼 이번 정부도 지지기반의 상당수가 호남인 더불어 민주당 정부라 호남 기업인 호반건설이 새 주인이 되는 데자뷔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서였다. 그는 "아직 호반건설도 (새 주인이)확정된 건 아니지 않느냐"라면서도 "만약 호반이 새 주인이되면 호남 출신 직원들만 잘 풀리게 생겼다"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커넥션 의혹 등을 폭로하는 야권 등 정치권으로도 시선이 쏠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 야권에서 호반건설과 문재인 정부측과의 커넥션 의혹 등 이번 정권이 밀어주기에 나섰다는 의혹제기가 인수 포기에 계기가 됐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8일 건설부동산과 IB업계, 호반관계자에 따르면 호반건설측은 지난 7일 산업은행 및 매각주관사, 회계법인 등 관계자들과 대우건설 인수를 중단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예비입찰부터 이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대우건설 인수 의지를 불태우던 호반이 인수를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대우건설 모로코 사피 발전소에서 발생한 3000억원 규모 손실 여파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모로코 발전소 현장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며, 분기 14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4분기 어닝 쇼크가 직격탄이 됐다는 의미다. 호반건설은 이같은 4분기 실적 이슈를 산은이나 매각 주관사 등으로 부터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커넥션 의혹도 호반건설로선 부담이됐다는 분석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이 나서 헐값 부실 밀실 매각을 운운하며 연일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야당 유력 정치인이 나서 대국민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등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으로선 적극적인 인수 추진에 아킬래스건이 됐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이 정권과 호반건설은 도대체 무슨 커넥션이 있길래 이런 희한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라며 “반 토막 할인매물로 헐값에 폭탄세일하고 호반건설의 주머니 사정을 봐서 분할매각, 할부매각을 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엔 이번 정부 최고위 관계자 이름이 증권가 시장에 나도는 등 호반의 대우건설 인수에 뒷배경이 있다는 풍문까지 나돌기도 했다.

호반건설측도 이런 부담을 일부 인정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정치권 로비에 나섰다는 의혹이 시장에 떠다니면서 일부 체크나 확인하는 작업에 나서는 등 일부 정치권이나 증시에 떠도는 이야기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 커넥션 등에 의한 대우건설 인수라면 호반측도 인수 정당성을 잃는 등 인수 후에도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적지 않아서라는 관측이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 당시 민주당 정부 시절 호남 몰아주기(금호아시아나그룹) 논란이 이번에도 호남기업으로 유력 인수후보자인 호반건설에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호남 지지기반이 많은 정부 시절에 늘상 대우건설을 호남기업이 가져가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대우건설 매각은 박근혜 정부 시절 결정한 것이다"라며 특혜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지만, 정치권 커넥션으로까지 비화되며 일파만파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헐값 밀실 졸속 매각 의혹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도 산업은행은 굴복하지 않았다.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을 강행한 건 경영과 정책과도 강한 연관이 있겠지만 정부나 정치권과의 관계도 일부 감안하지 않았겠느냐는게 시장 일각의 시선이 있다. 산은이 더 투명하고 공정한 룰로 정치권이나 시장 등의 오해가 없게 추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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