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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용의 ‘준법 승부수’ 통할까

임병용의 ‘준법 승부수’ 통할까

등록 2017.10.19 10:27

수정 2017.10.19 10:41

김성배

,  

이보미

  기자

검사 출신 장기 살려 클린 수주 성공비리신고센터 운영···공정 문화 선도재건축시장 대변혁 예고 업계 촉각

임병용사장(사진=GS건설)임병용사장(사진=GS건설)

“한신4 수주전은 단순한 시공사 선정을 넘어 클린 수주 선언 이후 ‘정도 경영’을 통해 얻은 첫 번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을 계기로 도시정비 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시장의 구시대적인 관행이 바로 잡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리는 정도경영을 통해 향후 부재자에서 지고도 본선에서 이기는 이런 승부를 계속 보여줄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가 약속한대로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 주도적 역할을 해 갈 것이며 제대로 된 집, 좋은 품질의 좋은 주택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도록 노력할 것이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이 기사회생하고 있다. 강남 최고 브랜드 자이를 보유하고도 강남 최대어 반포주공1단지(2조7000억원)을 비롯해 잠실 미성크로바(5000억원) 재건축에서 모두 고배를 이후 퇴진 얘기까지 나오다가 한신4지구(1조원)에서 역전승하며 다시 부활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검사출신인 그가 그의 장기를 살려 업계 클린 경쟁 등을 선도하며 짬짜미나 금품향응 담합 등으로 얼룩진 업계를 착한 건설로 이끄는 대변혁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단 건설 동료들을 등지는 행보가 사실상 불가피해 준법 승부수가 제대로 통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 사장이 이끄는 GS건설은 최근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클린 경쟁을 선언하는 등 업계 공정 경쟁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린 반포주공1단지에서 지난달 발표한 자정선언이다. 건설사들의 과잉 영업으로 일어난 논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아파트 건축 설계나 주택 상품 등 건전한 홍보 활동으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건설사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선언문에는 ▲단돈 5000원에 불과하는 사소한 식사·선물제공 일체 안할 것 ▲ 호텔 등 그 비용이 과다한 장소는 사용하지 않을 것 ▲과도한 방문이나 전화로 조합원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것 ▲ 기타 과도한 방문이나 전화 등으로 불쾌감을 주는 일이 업도록 할 것 등 도시정비 영업의 질서회복을 위한 약속이 담겼다.

최근 한신4지구에서 매표시도 근절 비리 신고센터까지 운영했다. 실제 GS건설에 따르면 지난 9~14일 센터에 상담 문의 227건, 신고 25건이 접수됐다. 신고한 금품은 현금 50만~100만원, 50만~100만원어치 상품권, 100여만원 상당의 명품가방 교환권, 60만원 상당의 수입 청소기 등이다. 업계의 뿌리깊은 비리문화의 근절을 선도한 것이다.

클린 변혁을 임병용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이 복마전으로 불릴 만큼 혼탁했던 시장을 그가 나서 이미지 쇄신에 나서는 등 자이 브랜드를 가진 GS건설 사장으로서 배수의 진을 치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는 그가 여타 다른 건설CEO들과 달리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출신인 법조인이라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그는 변호사이면서 공인회계사 자격도 갖고 있는 등 법조인 출신으로 삼일회계법인과 김&장법률사무소에서 세무, 회계, 법률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이후 지난 1991년 LG구조조정본부에 입사한 이후 LG텔레콤마케팅실장 상무, GS홀딩스 사업지원팀장 부사장, ㈜GS 경영지원팀장 부사장을 거쳐 2012년 말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건설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때문에 그의 뿌리는 법조인으로 봐야하는 한다는 의미다.

결국 임 사장은 ‘클린 수주’ 성공 사례를 이뤄냈다. 공정 경쟁을 선언한 이후 지난 3년여 간 준비해 온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시공권 확보에 실패한 데 이어 잠실 미성·크로바에서도 연이어 쓰디쓴 고배를 맛봤지만 한신4지구에서 괄목할 만한 영업 활동을 펼치지 않고도 시공권을 품에 안은 것이다. 임 사장이 앞으로 재건축 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다만 임 사장의 행보가 부메랑이 될 조짐도 감지된다. 동종 업계끼리는 비리를 고발하지 않는 것이 상도인 만큼 업계에선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GS건설은 공정 경쟁을 선언하고도 지난 16일 한국주택협회 주도로 25개 건설사들이 모여 결의를 다짐한 ‘도시정비사업 공정경쟁 실천 결의 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업계에선 의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GS건설은 주택협회 자정결의가 선언에 그치는 것을 우려해 금품수령자에 대한 처벌면제를 통한 신고활성화, 금품제공위반 시공사의 입찰참가 2년 제한 등 2가지를 결의문에 합의해 건의안을 제출하자고 제안하고 이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불참키로 통보했지만 답변이 없어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임 사장을 필두로 한 GS건설의 대쪽같은 심지가 업계에 어떤 변혁을 가져올 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더욱이 한신4지구에서 GS건설에게 뒷통수를 맞은 롯데건설이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건설이 대외적으로 준법 경영을 통해 클린 수주를 이뤄낸 만큼 큰 의미를 얻었지만 함께 하는 사업도 많은 건설 업계에서 동료 의식을 져버리고 독자적인 행보에 나선 만큼 앞으로 업계에서 전체적인 입지가 안 좋게 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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