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7일 토요일

  • 서울 14℃

  • 인천 14℃

  • 백령 10℃

  • 춘천 12℃

  • 강릉 19℃

  • 청주 14℃

  • 수원 11℃

  • 안동 12℃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13℃

  • 전주 13℃

  • 광주 11℃

  • 목포 12℃

  • 여수 14℃

  • 대구 15℃

  • 울산 13℃

  • 창원 14℃

  • 부산 14℃

  • 제주 16℃

시중은행, 호황에도 덩치 줄이는 이유

[경기긴급점검-금융]시중은행, 호황에도 덩치 줄이는 이유

등록 2017.04.25 09:48

정백현

  기자

사업 환경 변화 대응 차원 구조조정 지속5대 주요 은행 사무직 총원 감소세 뚜렷비용 절감-고용 환경 유지 동시 감안해야

시중은행, 호황에도 덩치 줄이는 이유 기사의 사진

경기 반등의 척도가 될 만한 것 중의 하나는 신규 고용과 구조조정 상황이다. 신규 고용이 확대될수록 해당 업종의 경기가 좋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고 구조조정이 본격화될수록 그 업종의 업황이 상당히 좋지 않다는 쪽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통상적 해석을 감안한다면 금융권, 특히 은행권의 현 상황은 불황 중의 불황이라고 볼 수 있다. 신규 고용의 문은 굳게 닫힌 지가 오래 됐고 점포수를 줄이는 것을 시작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의 수도 지속적으로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속적인 구조조정 노력 덕분에 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의 실적은 일제히 지주사 출범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구조조정을 마냥 좋게 볼 것만은 아니기에 앞으로의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는 금융권 안팎의 지적이 거세다.

올 4월 초 각 은행이 제출한 연차보고서 중 인력 변동 추이를 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IBK기업은행)이 크고 작은 인력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은행 중에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3년 전까지만 해도 행원을 포함한 사무직 직원의 수가 2만2000명을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꾸준한 인력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2만명 문턱까지 내려왔다.

인력 구조조정이 사실상 연중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쯤에는 KB국민은행의 인력 수가 2만명대 아래로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KEB하나은행은 조사 대상이 된 5대 은행 중에서 가장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옛 외환은행과 옛 하나은행 인력을 합친 숫자가 1만7000명을 넘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만4000명을 겨우 넘는 수준으로 인력이 줄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권의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 업무의 기반은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고객들이 발품을 팔아 창구로 가서 은행 업무를 보던 것은 옛날의 일이 됐다.

창구로 오는 고객이 줄어들다보니 은행 입장에서는 창구를 운영해야 할 당위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됐고 결국 현장의 점포수를 줄이게 됐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영업점 수(지점+출장소)는 총 7103곳으로 1년 전보다 2.4% 줄었다.

은행원을 비롯한 일반 사무직 신규 채용은 이미 오래 전에 얼어붙었다. 아직 창구에 남은 현직 행원 중에서는 다수가 승진을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다.

특히 5대 은행의 경우 ‘대졸 공채’라고 불리는 5급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점포수의 감소로 승진을 한다 하더라도 발령받을 곳이 없다보니 은행원들의 가장 큰 꿈이었던 지점장 승진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은행 입장에서는 점포와 인력 감축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을 펴고 있다. 금융 시장의 환경이 달라지고 비용 절감이 절실해진 상황에서 수익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적·물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각 은행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근 진행됐던 무조건적 구조조정 진행을 강행하기 보다는 고용 환경 유지를 통해 경기 반등의 선순환 기반을 금융권에서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