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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올해 대우건설 매각 포기하나

산업은행, 올해 대우건설 매각 포기하나

등록 2017.03.02 09:52

수정 2017.03.04 10:01

김성배

  기자

조단위 손실 우려로 산은 멈칫멈칫1만3000대 주가목표 비현실적 시선박창민사장 태도도 애매···교감설마저헐값매각 안돼··· 이래저래 적기 놓치나

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사진=대우건설)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매각이 올해도 물 건너갈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을 비롯해 국내 사모펀드들이 꾸준히 입질을 하고 있지만 주가가 6000원대로 턱없이 낮다 보니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주저하는 분위기다. 이대로 매각하면 손실이 확대돼 매각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도 최근 매각이 올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어 산은과 보이지 않은 교감이 있었던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대우건설 주가가 산은이 목표로하는 1만원대 이상으로 조기에 점프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산은이 지난해 추진했던 조기 매각의지를 의심케하고 있다.

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이달 적정의견을 받는게 중요하다. (4월 매각공고나 10월 펀드 만기 연장은)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정부의 산은 비금융 자회사 조기 매각 원칙에 의해 대우건설 매각을 당연히 추진하겠지만, 일단 대우건설에 대한 감사의견(적정)을 제대로 받고 나서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업계에선 산은의 대우건설 매각 의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대우건설에 대해 제2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막기위해 서둘러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했던 산은의 행보와 크게 대비되는 자세이기 때문.

산은은

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사진=대우건설)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사진=대우건설)

현재 시점에 대우건설 매각을 강행하게 되면 조단위 손해를 감수해야하는 만큼 매각시점을 최대 1년가량 연기하는 방안 등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애초 지난해 10월 이사회를 열고 사모투자펀드인 KDB밸류제6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 전량을 올해 10월까지 매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대우건설 주가(주당 6000원대)로 매각을 진행할 경우 산업은행이 최대 1조700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볼 수 있어 매각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건설업계에선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언급한 매각 적정주가인 주당 1만3000원이라는 액수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이동걸 회장은 "현재 주가 흐름을 동의하기가 어렵다. 산은 기준으로는 1만3000원 정도 되어야 한다. 명백히 손실을 보고 팔기는 힘들다. 매물로서 건강한 매물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표주가(1만3000원)까지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매각이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시장에 공개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게다가 이 주가라면 대우건설의 경영권 프리미엄(15~20%)을 더해 최종 매각가가 3조 2000억~3000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 그만큼 헐값엔 대우건설을 팔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시장 안팎에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건설의 경영실적으로 봐도 이동걸 회장의 1만3000원이라는 주가는 의미가 있다. 실제 대우건설 주가가 이 정도로 뛰어오르려면 기본적으로 영업이익 등 실적이 받쳐줘야하는데, 업계에선 분기당 영업이익 2000억원 가량은 지속적으로 나와줘야 1만원대 이상으로 대우 주가가 다져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7700억원에 이르는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를 단행하는 등 주기적으로 어닝쇼크가 나오고 있다. 침체된 건설업황 등 도달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주가목표를 제시한 점을 봐도 올해 대우건설 매각의지가 약해진 거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한다. 이렇보다니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낙하산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대우건설을 놓치 않고 있는 거 아니냐는 의혹까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임경택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후임으로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출신 송문선 전 산은 부행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대우건설 부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측의 애매한 태도도 문제다. 특히 지난해 취임한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최근 올해 매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어 산은측과의 교감설마저 시장 안팎에 흘러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우건설 매각 타이밍을 놓친다면 제2 대우조선해양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산은이 눈치를 봐야하는 금융위원회나 정부부처 등 윗선이 거의 없는 올해가 가장 좋은 매각 타이밍일 수 있는데도 매각의지가 약해진다면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대우건설 헐값 매각으로 조단위 손실이 발생한다면 그만큼 혈세가 낭비된 것이어서 매각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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