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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선 재계의 외침 ‘변해야 산다’

[변해야 산다]벼랑에 선 재계의 외침 ‘변해야 산다’

등록 2017.02.07 07:42

정백현

  기자

빅5 그룹, 신년 화두로 ‘변화·혁신’ 언급“과거 안주는 도태 직결” 위기의식 강조재계, 불확실성 타파 위한 움직임 분주

벼랑에 선 재계의 외침 ‘변해야 산다’ 기사의 사진

2017년 정유년 새해를 시작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본격적인 경영 일정 진행에 들어갔다. 안팎에서 터진 돌발 이슈 탓에 예년보다 경영 계획 수립 과정이 늦어진 탓에 올 1월 각 기업은 새해 경영의 밑그림을 완성하는데 주력했다.

이제는 그 밑그림에 각 기업별로 특색을 담아 성과를 내야 할 단계다. 각 기업 총수들은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앞으로의 영속적 생존이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공통된 경영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들의 공통된 화두는 바로 ‘변화와 혁신’이다.

사실 기업 총수들과 기업들이 변화와 혁신을 역설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이를 언급하는 사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기업들이 변화와 혁신을 새해의 공통적 경영 화두로 던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에 각 기업들이 변화와 혁신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신년사에서도 강조된 ‘변화·혁신’ = 각 기업의 총수들이 변화와 혁신을 가장 선명하게 역설한 사례는 올해 신년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각 총수들은 올해도 여지없이 신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투병 생활이 시작된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다. 핵심 계열사 CEO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혁신을 역설했다.

권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치른 값 비싼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완벽한 쇄신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 부회장이 언급한 ‘값 비싼 경험’은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를 괴롭혔던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를 뜻한다.

권 부회장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제품 생산 과정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땅에 떨어진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자는 의미를 역설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꾸준한 혁신만이 지속 성장을 꾀할 수 있는 대안임을 강조하고 있다.

정 회장도 신년사에서 “판매와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을 통해 고객 신뢰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지난해 실적이 근래 들어서 가장 나빴던 만큼 문제점을 드러냈던 부분에 대한 총체적 혁신을 통해 회사의 체질을 바꿔보겠다는 것이 정 회장의 심산이다.

재계 내 ‘혁신 마니아’로 통하는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빅5 총수 중에서 가장 젊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혁신을 강조했다. 두 총수 모두 현재의 틀에 얽매이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며 새로운 것을 발굴하는 혁신을 이루는 것이 성과 창출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구본무 회장은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에 미지의 길을 개척한다는 각오로 근본적 혁신에 나서야 영속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언급했고 최 회장 역시 “일하는 자세와 방식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비즈니스 혁신의 촉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신년사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신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품고 변화와 혁신에 힘써 달라”며 “새로운 변화에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변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지금 변화를 논하는가? = 각 기업들이 너도나도 변화를 논하는 것은 그만큼 현재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산업 환경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국내외 정세 상황도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각 기업들이 과거의 성공에만 안주하면서 변화를 주저한다면 경쟁의식이 철저한 글로벌 경제 시장에서 우리 기업은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상투적으로 부르짖는 변화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변화를 외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변화 역설의 배경을 세부적으로 따져 보면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와 현실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조기 대선’ 등 정세 변화가 대표적이다.

IT 기술의 연이은 진화에서 비롯된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 환경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게 했다.

이 때문에 각 기업들은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과 기존 제품을 융합한 사례를 잇달아 공개하며 미래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몸부림에 분주하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17)가 그 움직임의 증거다.

조기 대선 문제도 변화를 유발시키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무엇보다 대선이 당초보다 일찍 치러질 경우 야권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각 기업들은 한 단계 더 강력해진 경제 민주화의 파고를 직면해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주회사 출범 등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이나 투명 경영 기조 강화를 위한 이사회의 대외적 개방 등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왔던 기업 경영의 일부분이 변화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각 기업들이 부르짖는 변화와 혁신의 핵심에는 생존을 향한 간절함이 담겨져 있다”면서 “이같은 변화와 혁신의 속도가 가속화된다면 우리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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