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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등록 :
2016-11-22 08:33

[멈춰버린 한국]“정치, 기업가 정신 막지마라”

정치 혼란, 경제 영역 전이 막아야
정치 논란 우선하면 국민 부담 가중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

“우리경제를 움직이는 양대 축인 내수와 수출 기반을 흔드는 위협적인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단됐다. 우려되는 부분은 국내 정치리스크가 한국의 국가적 이미지를 실추시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있다.

현재 겪고 있는 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치’와 ‘경제’ 간의 연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떠한 ‘정치’가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인가를 원점에서부터 고민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 답을 어떻게 도출해 내느냐에 따라 우리나라가 발전할 것인지, 여기서 멈출 것인지, 아니면 퇴보할 것인지가 결정된다.

왜 어떤 나라는 시장의 잠재성을 활용하고 기술혁신과 투자를 유인하는 경제제도를 갖춰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반면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못하는가? 정치제도 때문이다. 경제제도는 한 국가의 정치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그 국가가 어떠한 정치제도를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경제제도를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치제도를 갖춰야 한다. ‘경제성장 및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정치제도’라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정치제도는 그 나라 국민들이 정치제도에 대해 가지는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도 무너진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이 우려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뢰를 빨리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극복하는 궁극적인 해결책이고 그래야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공고히 연결돼 있는 ‘정치’와 ‘경제’의 연결고리를 오히려 끊어버리는 것이다. 제대로 된 정치제도가 아니면 오히려 경제에 부담과 혼란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정치영역에서의 혼란이 경제영역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도 죽고 경제도 죽는다. 지금까지 우리가 진행해 온 규제개혁과 구조개혁은 정치상황과 무관하게 계속돼야만 한다.

현재와 같이 우리경제 악재 요인들이 혼합돼 있을 때는 각 요인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침체된 분위기 자체를 전환해 돌파구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내외적인 리스크 요인 외에도 국회에 기업규제를 위한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발의돼 있는 상황에서는 기업인 심리 위축과 투자부진이 불가피한데, 우리경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이 발현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최근 국회에 발의된 경영권 안정화 및 방어수단인 포이즌필과 차등의결권 주식 도입을 위한 상법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기업가 정신을 살리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리스크를 해결하는 중요한 선제조건일 뿐 아니라 가장 효율적이고 손쉬운 정책방안이다.

이와 함께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는 기업구조조정이다. 주력산업 경쟁력 하락은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수출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주력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모멘텀을 구축해야 한다. 바람직한 방향은 ‘경제’와 ‘정치’를 분리해 각각이 제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이지만, 최근 일부 산업에서는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를 우선하고 있다. 이는 결국 국민부담만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효율적 구조조정을 위해 시장 자율구조조정, 즉 경제논리에 바탕을 두고 진행돼야 한다. 자율구조조정은 ‘정부’가 큰 틀을 어떻게 짜주느냐가 관건이다. 예를 들어 조선, 해운, 석유화학, 철강, 건설 등 5대 취약 업종의 어느 부문을 살리고 어느 부분을 정리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원칙만 정부가 제시해 주고, 이러한 원칙과 기준 하에서 전문가 집단 중심으로 이해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과정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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