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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6-11-09 08:10

수정 :
2016-11-15 08:17

[고통스런 재계]할 일 많은 재계, 檢 전방위 수사 악몽 재림에 ‘벌벌’

릴레이 압수수색·관련자 조사 가능성 커
전방위 압박에 내년 계획 수립 ‘올 스톱’
수사도 중요하지만 기업 입장 고려해야

삼성 압수수색-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35억원 상당의 특혜 지원의혹.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35억원 상당의 특혜 지원한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8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나오고 있다. 이날 20여명의 검찰 수사관들은 27층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의 집무실과 대외협력담당 사무실, 황성수 전무 집무실 등을 오전 6시 50분부터 약12시간 가량 압수수색, 8박스 분량의 압수품을 들고 나왔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일벌백계하고자 검찰이 재계를 향해 수사 강도를 높여가면서 재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올해의 성과를 결산하고 새해의 계획을 세워야 하는 시점에 수사가 들이닥치면서 각 기업들마다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20명 안팎의 수사관들을 오전 6시 40분께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 C동 27층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사무실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 담당 사장 겸 대한승마협회 회장 사무실, 40층 미래전략실 일부 사무실로 급파해 12시간 넘게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검찰 수사관들은 8박스 분량의 압수품을 들고 나왔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운영 과정에서 삼성이 거액을 지원한 것은 물론 최 씨의 딸이자 승마선수인 정유라 씨의 선수 활동을 위해 거액을 지원하는 등에 대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재계가 불안감에 떠는 것은 삼성의 이번 압수수색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대(對)기업 전방위 고강도 수사의 신호탄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은 각 사옥에 대한 릴레이 압수수색과 총수들의 줄소환이다. 검찰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돈을 댄 주요 기업들을 일망타진하는 방식으로 수사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삼성그룹은 물론 현대차그룹과 LG그룹, SK그룹, 롯데그룹 등을 비롯해 재계 10대 그룹 대부분이 압수수색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삼성, 현대차, LG, SK, 한진, 한화, CJ 등 7대 기업 총수들과 진행한 비공개 면담이 자금 공급에 대한 지시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총수나 최고위급 임원에 대한 소환 가능성 역시 높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평정심을 유지하면서도 상당히 허탈하다는 표정을 보이고 있다. 내년 사업 계획은 물론 임직원들에 대한 인사 평가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검찰 수사까지 들이닥친다면 사실상의 정상적인 경영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A그룹의 임원은 “회장의 소환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아래에 있는 조직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죄에 대한 엄정 수사 원칙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기업의 경영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B그룹의 임원 역시 “경험상 회사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나면 회사 전체 분위기가 확 가라앉고 직원들도 혼란스럽게 된다”며 “내년 계획 마련이 검찰 수사 때문에 차질을 빚고 이것이 사업 부진으로 이어진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C그룹 임원은 “현재 기업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이번 사태 때문에 또 다시 촉발된 반(反)기업 정서”라며 “검찰 수사를 통해 과오가 드러나면 또 다시 기업을 불신하는 풍조가 생길 것이고 이는 국가 경제 전체 차원에서도 심각한 상처가 될텐데 당장 현재 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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