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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왜 ‘박삼구 살리기’에 나섰나

재계는 왜 ‘박삼구 살리기’에 나섰나

등록 2015.11.04 18:10

정백현

  기자

거래 관계로 싹튼 우의···감사 표시로 지분 매입 나선 듯“국적 항공사 함부로 넘어가면 毒 될수도” 우려도 한몫박삼구 회장-기옥 사장 ‘거미줄 인맥’도 긍정 영향 미쳐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전경. 원 안의 사진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뉴스웨이DB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전경. 원 안의 사진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뉴스웨이DB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산업 재인수에 재계 내 상위 기업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에 다른 기업들이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박삼구 회장과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 전체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형태를 통해 지난 3일 처분했다. 이번에 처분된 전체 지분가치는 약 1530억원에 이른다.

매물로 풀린 지분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 SK에너지, 효성,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이 나눠서 산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이번에 조달된 현금을 금호산업 인수자금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분 매입에 나선 기업 중 일부는 금호산업 인수의 주체가 될 가칭 ‘금호기업’의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서는 것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기업들이 박 회장을 돕기 위해 두 회사의 지분을 나눠서 매입하고 SI 참여까지 검토하는 것은 여러 가지 사연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거래 관계 때문이다. LG화학은 타이어의 원재료인 합성고무를 금호타이어에 납품하고 있고 SK에너지는 아시아나항공에 항공유를 대고 있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등 보험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이 가입한 각종 항공보험 상품의 판매사다.

따라서 그동안 거래 관계를 통해 돈독해진 우의와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번 지분 매입과 SI 참여를 검토하는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물론 속뜻도 있다. 우선 재계 전반의 분위기가 박 회장에게 우호적이었다는 점이 가장 큰 배경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금호산업의 공개 매각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다수의 재계 관계자들은 “박 회장을 도와주자”는 의견을 자주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회장에 대한 우호적 의견의 배경에는 항공업이라는 업종의 중요성이 깔려 있다. 금호산업의 경영권은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재계가 박 회장의 편을 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업은 국가 경제 전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 여객은 물론 화물 운송에서 항공업의 분담 비중이 말할 수 없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항공업과 같은 전문 업종 기업이 항공업 영위 경력이 없는 제3자에게 넘어갈 경우 재계 전체에 충격파가 전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우려를 막기 위해 오랫동안 국적 항공사를 경영한 경험이 있는 박 회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줘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이 오랫동안 쌓아온 짱짱한 인맥도 이번 ‘백기사 릴레이’의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박 회장은 재계 내에서 소문난 ‘마당발’로 잘 알려져 있다. 연세대 출신인 박 회장은 7년째 동문회장을 맡고 있다. 올해부터는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공헌을 추구하는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도 역임하고 있다. 더구나 동향 출신 간 단결력이 강하기로 소문난 호남 출신이다.

재계에서 박 회장의 평판은 좋은 축에 속한다. 워낙 얼굴 비출 일이 많은 박 회장이다 보니 박 회장 스스로도 무난한 관계를 쌓아왔다. 그 덕에 좋은 평판을 유지해왔고 결국 이 평판이 여러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기반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3월 재임용된 기옥 금호아시아나그룹 대외협력 담당 사장의 활약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의 광주제일고 후배이자 ‘박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기 사장은 그룹 재건의 특명을 받아 회사 안팎을 바삐 오가며 임무를 수행해왔다.

기 사장은 금호아시아나에서만 40년 가까이 일하면서 박 회장만큼 회사 안팎의 인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기 사장이 가깝게 지내는 이들과의 잦은 교류를 통해 금호아시아나 재건의 당위성을 설파했고 결국 이 노력이 열매를 맺은 셈이라는 분석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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