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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가수’ 박기영의 과감한 도전··· 팝페라 두 번째 음악인생 시작 (종합)

‘대중 가수’ 박기영의 과감한 도전··· 팝페라 두 번째 음악인생 시작 (종합)

등록 2015.10.23 00:02

김아름

  기자

‘대중 가수’ 박기영의 과감한 도전··· 팝페라 두 번째 음악인생 시작 (종합) 기사의 사진


대중가수 박기영이 팝페라 가수로 ‘제 2의 음악인생’을 시작했다. 지난 2012년 tvN ‘오페라스타 2012’에서 화려한 우승을 차지한 후 4년간의 혹독한 노력 끝에 한국 대중가수로는 최초로 정식 크로스오버 앨범을 발표하며 크로스오버 음악 보컬리스트로 거듭났다.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스트라디움 스튜디오에서는 박기영의 첫 번째 크로스오버 앨범 ‘A PRIMEIRA FESTA(어 프리메이라 페스타)’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차분한 블랙 원피스를 입고 음감회에 참석한 박기영은 ‘어 프리메이라 페스타’의 프로듀싱을 맡은 이상훈 음악감독과 함께 새로운 음악에 대한 이야기와 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이상훈 음악감독은 “좋은 공간에서 좋은 음질로 음악 감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번 앨범 ‘어 프리메이라 페스타’는 클래식 원곡과 클래식 유명 곡 까지 총 8곡이 수록됐다. 박기영은 “곡 선정에도 3개월이 걸렸다. 이상훈 프로듀서님 덕분에 음반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음감회는 팝페라의 대표곡인 ‘넬라 판타지아’를 시작으로, ‘어느 멋진 날’ ‘Caruso’ ‘CAREM SUITE NO2.-HABANERA’ ‘CARO NOME’ ‘Starry Wind’ ‘CARUSO(Solo)’ 등의 수록곡을 차례로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곡은 영화 ‘미션’의 테마곡으로도 잘 알려진 ‘넬라 판타지아’였다.

‘넬라 판타지아’에 대해 이상훈PD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곡이다. 사라 브라이트만이 제일 처음 레코딩하며 대중들에게 알려진 곡”이라며 “이번 앨범에서 이 곡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교과서적인 곡이기도 하고 박기영이 처음에 소화한다고 했을 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첫 소절 녹음 시작을 듣고 ‘됐다’는 생각을 할 만큼 좋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박기영-이상훈 음악감독박기영-이상훈 음악감독


특히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넬라 판타지아’에 대한 박기영의 애정은 남달랐다. 박기영은 “예전부터 짝사랑했던 곡이다. 임신 출산 육아에 힘쓰고 있을 때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을 통해 이미 유명해져 있었던 곡이라 제겐 부담이 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짝사랑한 곡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선택했다”고 밝혔다.

앨범 발매 전, 선공개해 전 음원사이트 일간 및 주간 클래식차트 1위를 석권한 ‘어느 멋진 날’에 대해서 박기영은 “난 1위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서 참 믿겨지지 않았다. 그냥 선물 같고 감사했다. 대중음악을 해오면서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며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긴 시간을 거쳐 왔는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곡”이라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일본 영화 및 드라마 OST계의 거장 일본의 요시마타 료의 연주곡 ‘더 홀 나인야즈’가 원곡인 ‘어느 멋진 날’은 원곡자에게 승인을 받는데에만 3개월이 걸렸다. 그만큼 편곡에 큰 심혈을 기울였다.

‘어느 멋진날’의 편곡 방향에 대해 이상훈 PD는 “사실 내심 승인이 안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워낙 명곡이기 때문에 가사가 붙었을 때 노래에 대한 훼손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좋은 노래는 멜로디만으로도 가치가 있는데, 혹시나 피해가 갈까봐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편곡방향이라기보다는, 연주곡을 보컬로 바꾸는 편곡이라 굉장히 많이 절제될 수밖에 없는 곡이었다. 노래 녹음 당시에도 거의 한 마디도 안했던 것 같다. 잊고 있었던 감정이 되살아나는 곡이다”라며 “보컬이 정말 훌륭했던 곡이었다”고 박기영의 흡수력을 칭찬했다.

박기영 역시 ‘어느 멋진 날’에 대해 “가사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작사가인 김선민 씨는 사촌 언니다. 전문 작사가, 시인에게도 작사를 맡겨봤는데 전문 작사가분도 포기할 정도였다”며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2달 동안 갖고 있다가 포기했었다. 속으로 그 분을 원망했었다. 곡에 누가 될까봐 어떻게 못하겠다고 하더라”며 가사가 나오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걸렸음을 밝혔다.

이어 차세대 국민 테너로 진성원과 완벽한 호흡을 선보인 ‘CARUSO’ 듀엣 버전은 스탭들과의 긴 회의와 오랜 고민을 거쳐 수록됐다. 박기영만의 감성이 담긴 새로운 ‘카루소’의 탄생이다.

‘대중 가수’ 박기영의 과감한 도전··· 팝페라 두 번째 음악인생 시작 (종합) 기사의 사진


박기영은 “테너 진성원과는 ‘열린 음악회’ 인연으로 작업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카루소’는 솔로 버전까지 수록되며 다양한 느낌을 살렸다.

‘CAREM SUITE NO2.-HABANERA’는 오페라 ‘카르멘’ 여주인공 집시 카르멘이 남주인공 돈 호세를 유혹할 때 부르는 아리아로 박기영이 솔로로 소화해낸 곡이다. ‘유혹’이라는 감정에 완전히 이입 돼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옥타브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박기영의 보컬이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상훈PD는 “‘카르멘’에서 이 곡은 남자를 유혹할 때 나오는 곡이라 굉장히 정열적이다. 샹송의 매혹적인 느낌도 담겨있는 이중적인 매력의 곡”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기영은 “이 곡은 처음부터 높게 시작했는데, 녹음하러 가서도 옥타브를 낮춰달라고 했었다”며 녹음 당시 에피소드를 밝혔다.

이번 앨범에서 박기영이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딕션’이었다. 박기영은 “어색하더라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박기영은 ‘CARO NOME’를 직접 라이브로 소화했다. ‘CARO NOME’는 ‘오페라스타 2012년’ 최종 경연에서 우승을 안겨준, 박기영에게는 각별한 곡이다.

특히 박기영의 성악적 테크닉이 가장 잘 드러난 트랙으로 박기영의 보컬에 집중할 수 있게 오케스트라 편곡이 아닌 피아노와 소규모 스트링, 그리고 목관으로만 편곡했고 첫사랑에 빠진 질다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박기영이 그동안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곡이다.

이상훈PD는 “굉장히 어려운 곡으로 유명한 곡이 ‘CARO NOME’다. 박기영이 자신만의 색깔로 잘 소화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아다.

음감회 자리에는 최윤구 클래식 평론가도 특별히 참여해 박기영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대중 가수’ 박기영의 과감한 도전··· 팝페라 두 번째 음악인생 시작 (종합) 기사의 사진


최윤구 평론가는 “제가 팝페라에 대한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상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페라라는 장르가 무대 예술이라서 연출과 노래 때문에 소리 말고 집중해야 하는 곳이 많은 장르다. 하지만 팝페라는 오페라보다 소리라는 것에 집중하는 장르다”라며 “대중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낸 팝페라 음반인데, 대중가수가 팝페라 분야에 처음으로 등장한다고 내세우기 보다는 대중가수가 팝페라에 늦게 발을 들이게 된 거라 생각한다. 음반발매 시기는 정말 적절했다. 가을이니까”라며 센스 있게 말했다.

그는 박기영의 앨범에 대해 “제가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라는 곡을 즐겨듣는데, 노래를 들을 때면 가슴 한켠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가을에는 특히 더 그런 감정들이 생기는데, 이 앨범을 들으면서 무너진 가슴 한켠을 복구했다”는 말로 극찬했다.

1998년 데뷔부터 17년동안 꾸준히 음악활동을 이어온 박기영은 이미 ‘마지막 사랑’ ‘시작’ ‘산책’ ‘나비’ 등 대중가수로서 탄생시킨 히트곡도 수없이 많다.

이미 대중가수로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실력의 싱어송라이터인 박기영에게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로의 변화는 큰 과제이자 도전이다. 전례가 없었을 뿐더러, 발성과 호흡 등의 소리를 내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과정과 피나는 노력 뒤에 이뤄낸 성과는 그 어느때보다 달콤하다. 조금 더 쉬운 길 보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박기영.

“오랫동안 꿈꿔왔다. 클래식 레슨을 받으면서 자연스러운 과정 중에 하나였다”며 팝페라 가수로서의 도전 이유를 이야기한 박기영이 최초 시도의 선구자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제 ‘팝페라 가수’ 박기영의 음악적 역량과 보컬리스트로서의 매력을 한껏 느껴보자.

한편 박기영의 첫 번째 크로스오버 앨범 ‘어 프리메이라 페스타’는 오는 28일 발매된다. [사진=포츈 제공]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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