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 금요일

  • 서울 22℃

  • 인천 21℃

  • 백령 15℃

  • 춘천 24℃

  • 강릉 23℃

  • 청주 25℃

  • 수원 23℃

  • 안동 23℃

  • 울릉도 16℃

  • 독도 16℃

  • 대전 23℃

  • 전주 21℃

  • 광주 23℃

  • 목포 19℃

  • 여수 18℃

  • 대구 23℃

  • 울산 21℃

  • 창원 20℃

  • 부산 19℃

  • 제주 17℃

유통·프랜차이즈 업계, 또 다시 불거지는 ‘갑질 논란’

유통·프랜차이즈 업계, 또 다시 불거지는 ‘갑질 논란’

등록 2015.06.22 18:15

이주현

  기자

지난 2013년 ‘갑을 논란’을 일으켰던 유통·프랜차이즈 업계가 또 다시 갑질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그동안 갑을 논란에 휩싸이는 기업은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는 등 피해가 커 기업들의 자정활동이 이어졌지만 시간이 지나자 또 다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공정위에 따르면 납품업자로부터 계약서 없이 판촉사원을 파견하도록 하고 인건비도 떠넘긴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가 각각 과징금 3억3000만원과 27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유통·프랜차이즈 업계, 또 다시 불거지는 ‘갑질 논란’ 기사의 사진


홈플러스는 2013년 4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닭강정 납품업자가 인건비를 전액 부담하는 조건으로 종업원을 파견 받아 37개 매장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대형마트는 납품업자로부터 종업원을 파견 받을 수 없지만 홈플러스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이를 어긴 것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올해 초에도 중소기업에게 물건을 강매 하고, 파견사원 고용을 강요하는 등의 행위로 ‘갑질’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편의점 업체인 한국미니스톱도 신용카드 결제를 승인·중계하는 밴(VAN)사에 갑질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

유통·프랜차이즈 업계, 또 다시 불거지는 ‘갑질 논란’ 기사의 사진

공정위는 지난 19일 VAN사에게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미니스톱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억14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니스톱은 VAN사와 거래하면서 영업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계약기간 중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시키고 계약기간인 2011년 2월 기존 계약사인 VAN사 2곳과의 거래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조사결과 미니스톱은 지난 2010년 나이스정보통신 및 아이티엔밴서비스 등 2개 VAN사와 거래하던 중 다른 VAN사로부터 매년 5억원씩 7년간 총 35억원의 영업지원금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자 기존 계약사들에게 같은 조건으로 맞춰달라고 요구, 그해 9월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한 달 뒤인 2010년 10월 미니스톱은 또 다른 VAN사로부터 영업제안을 받고 이를 토대로 다시 거래조건 변경을 요구했으나 VAN사들이 응하지 않자 3개월 뒤 거래를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미니스톱은 계약 변경 시점부터 거래 중단 때까지 5개월간 2개 VAN사로부터 각각 지원금으로 5억원씩 총 10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또 현금영수증 발급에 따른 수수료 약 500만원과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약 300만원 등 800만원의 수수료를 수취했다.

유통·프랜차이즈 업계, 또 다시 불거지는 ‘갑질 논란’ 기사의 사진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마찰이 잦은 프랜차이즈 업계도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프랜차이즈 죽 전문점 본죽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본죽 가맹점협의회(본가협)는 지난 10일 본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회사를 고발했다.

본죽은 10년차 된 가맹점주들에게 재계약 조건으로 본사 물건을 100% 사용하고 인테리어를 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는데, 점주들이 이를 거부하면 재계약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압박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월 매출 3000만원 이상인 가맹점주에게 현재의 매장보다 더 넓은 ‘본죽앤비빔밥카페’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것이 본가협 측의 주장이다.

아울러 본죽 본사가 건설업(실내건축공사업) 등록을 하지 않았음에도 실질적으로 가맹점의 인테리어 공사를 도맡아 하는 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겼으며 해당 공사도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유통·프랜차이즈 업계, 또 다시 불거지는 ‘갑질 논란’ 기사의 사진


미스터피자는 부당한 계약조건 등에 항의하는 가맹점 점주를 상대로 영업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수석부장판사)는 22일 외식업체 MPK그룹이 미스터피자 목동점 점주 이모씨를 상대로 낸 상표권 및 서비스표권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가맹점주가 공연히 어떤 사실을 적시했을 때 중요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되는 허위사실로 볼 수 없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미스터피자 측은 이씨가 배포한 보도자료가 허위 사실이라는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지했다”며 “보도자료 내용을 살펴보면 허위사실 유포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취지로 “미스터피자가 근거로 제시한 허위사실 유포는 계약 해지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본사가 반복적인 할인행사를 하면서 비용분담을 축소해 가맹점의 부담이 증가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씨가 허위 사실을 공연히 유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남종현 회장. 사진=연합뉴스남종현 회장. 사진=연합뉴스


갑질 논란으로 한 회사의 대표가 구속기소 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분식 프랜차이즈 아딸의 이경수 대표는 지난 4일 식재료 업자와 인테리어 업자로부터 61억 원의 뒷돈을 받고, 가맹점에 물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충성 맹세를 강요하며 이를 지키지 않자 임원을 폭행해 중상을 입힌 일도 발생했다.

숙취해소 드링크 ‘여명 808’을 제조하는 그래미의 회장 겸 대한유도회 회장인 남종현 회장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유도 경기장에서 안전요원과 경찰에게 행패를 부려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이번에는 임원을 폭행해 중상을 입혀 논란이 일고 있다.

남 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9시 30분께 철원군 갈말읍 자신이 운영하는 숙취해소 음료 제조 공장의 연회장에서 산하 중고연맹회장인 이모씨를 향해 맥주잔을 던져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남 회장이 던진 맥주잔에 맞아 치아 1개가 부러져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남 회장이 이씨와 정관 개정에 대해 의견 충돌이 생기자 “다른 사람들은 충성을 맹세했는데, 당신은 맹세하지 않았다”면서 “무릎을 꿇으라”고 강요했지만 이씨가 이를 거부하자 맥주잔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 회장의 폭행사실이 알려지자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여명 808’에 대한 불매운동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갑질 논란은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자정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시장포화로 탈출구를 찾으려는 본사의 신사업으로 인해 갈등의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특히 지속적인 경기 불황으로 가맹점주들의 수익이 줄면서 갈등이 더 불거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