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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박대영’ 조선 빅2 위기돌파를 대하는 다른 자세

‘권오갑·박대영’ 조선 빅2 위기돌파를 대하는 다른 자세

등록 2015.01.09 07:46

수정 2015.01.09 18:38

윤경현

  기자

朴 사장- 작년 실적 운운 간접적으로 근로자 협의회 압박, 비효율 30% 구조조정 카드
權 사장- 최악의 영업실적에도 직원들 독려, 현안 있을 때 출근길 나와 직원들과 스킨십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좌),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우)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좌),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우)



지난해 조선업 침체 장기화와 수주잔고 감소 및 수익성 감소는 국내 조선사들의 발목을 잡아 최악의 영업실적을 면치 못했다. 세계 최고의 드릴십 기술력을 자랑하는 삼성중공업 드릴십 9척 모두 인도가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와 맞닥드렸다.

현대중공업은 3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을 냈고 삼성중공업은 연초 수주목표액의 절반도 못 채웠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여전히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하지만 조선 빅2로 대표되는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수장들의 위기돌파 대응은 하늘과 땅 차이다.

◇‘비효율 30% 제거’ 의문의 숫자를 발표한 박대영 사장=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전 임직원이 생존을 위한 질적 경쟁력에 모든 역량 강화 ▲토탈 솔루션 Provider로 도약 ▲노사화합과 격의없는 소통으로 전 임직원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등 삼성중공업이 풀어야할 세 가지 과제를 주요내용으로 다뤘다.

특히 박 사장이 직접 방송한 내용 중 특이한 내용은 이렇다. “지금 회사는 끝이 안보이는 터널 속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다”며 “공정지연과 생산성 저하에 따른 원가비용의 과다초과, 자금부족에 따른 부채증가,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 부족 등으로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박 사장은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침체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며 인력 조정 가능성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거제조선소의 경우 지난해 연말까지 회사내에 경영진단회의가 계속 진행됐으며 이는 또 다른 구조조정의 준비의 전단계라는 흉흉한 이야기가 근로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박 사장의 신년사에는 구조조정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들이 곳곳에 들어있다. 박 사장은 “‘생존을 위한 질적 경쟁격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고 말했다. 이어 “모든 공정에서 리드타임 10% 단축, 생산성 20% 향상, 비효율 30% 제거를 목표로 경쟁력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신년사에서 노사화합과 격의없는 소통으로 전 임직원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만 직원들은 그렇게 믿지 않는 분위기다. 박 사장은 지난달 30일 임금협상 타결을 위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성과없이 끝난 것에 대해 서운해하면서 위기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사측의 무성의한 협상 태도를 지적하며 지난해 차일피일 미뤘던 임금재협상 시기에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핑계로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아 시기를 놓쳤다고 사측의 소극적인 자세를 지적하고 있다.

박 사장은 신년사에서 “공공지연과 생산성 저하에 따른 원가비용 과다초과, 자금부족에 따른 부채증가,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부족 등으로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해 직원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회사 정상화 궤도 오르기 전까지 ‘급여 반납’하는 권오갑 사장=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피를 깎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창사 이래 최악의 영업손실과 임원 260여명에게 전원 사직서 제출 요구 등 회사 내부로부터 강도 높은 혁신을 단행했다.

또한 그는 회사 내 현안이 있을때 직접 나서 직원들과 스킨십을 두려워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9월과 11월 세번에 걸쳐 울산 본사 정문앞에서 출근길 임직원들과 인사를 하며 스킨십을 했다.

호소문에서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이 흑자로 전환할 때까지 급여를 전액 반납하는 등 경영정상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회사는 더 이상의 임금인상은 제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 사장은 “파업은 회사손실만 늘어날 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임직원들도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적었다. 몸소 회사를 위해 실천하겠다는 의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아직도 임금 및 단체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있어 업친데 겹친격으로 안갯속이다. 하지만 권오갑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세가지를 당부했다. 첫째는 원가경쟁력 강화 둘째는 안전 셋째는 조직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권 사장은 “올해 우리 회사는 수주 229억 5000만달러, 매출 24조 3259억원의 경영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쉽지 않은 목표이지만, 우리가 한마음으로 경쟁력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면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 믿으며 2015년에는 반드시 이익을 창출하여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동종업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원가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난해 말부터 경쟁력 강화 특위를 구성하여 각 사업본부별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며 본부장을 대표 체제로 변경하여 책임경영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생산현장이며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무엇보다도 안전은 올해 우리 모두가 마음속 깊이 생각해야할 문제”라며 “지난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전의식은 늘 머릿속에 있어야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경영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우리 앞에는 수많은 과제들도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지난 40년간 강한 정신력과 뜨거운 열정으로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왔습니다. 우리 앞에 주어진 과제들을 의지를 갖고 실천해 나간다면 올 연말에는 또 다른 결과가 우리 앞에 놓여질 것이며 자신감을 갖고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2015년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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