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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전도사 정용진 부회장, 그가 꿈꾸는 신세계는 “사람중심 기업”

인문학 전도사 정용진 부회장, 그가 꿈꾸는 신세계는 “사람중심 기업”

등록 2014.10.06 10:34

수정 2014.10.06 16:01

이주현

  기자

전통시장 살리려고 이마트서 신선식품 철수편의점 위미드 열 땐 상생위한 파격 실험도인문학 접한 후 그룹 전반에 발빠르게 접목‘갑질’ 심한 유통업계에 새 패러다임 제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인문학 전도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상생과 그룹 내실다지기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지난해만 해도 국감 증인 출석, 골목상권 침해, 노조 불법사찰 등의 문제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지만 최근 인문학을 강조하고 나선 뒤 눈에 띄는 상생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인간과 삶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우는 인문학 전파에 매년 20억원을 지원하며 ‘한국의 메디치 가문’으로 발돋움을 꿈꿔왔다.

정 부회장이 인문학 전파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사람이 중심이 되고 바탕이 되는 인문, 예술, 패션을 통해 고객의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한다’는 경영 이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업으로서 나아가 인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전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게 비전이다.

신세계그룹의 인문학 전파는 ▲인문학 소양을 갖춘 미래의 예비리더 양성 ▲전 국민 대상 인문학 지식 나눔 ▲우수 인문학 컨텐츠 발굴·전파 등 크게 3단계로 진행된다.

급변하는 유통업계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시작된 ‘정용진 인문학 프로젝트’는 상생 분야에서 단연 빛을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평소 “유통업의 미래는 시장점유율인 마켓셰어보다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는 라이프셰어(Life share)를 높이는데 달려 있다”고 강조 해왔다.

신세계그룹이 전통시장과의 상생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통시장 내 신선식품 전격 철수를 결정했다. 9월22일 오전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시장 안에 있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중곡동점에서 직원이 신선식품 상품들을 매대에서 철수시키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제공신세계그룹이 전통시장과의 상생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통시장 내 신선식품 전격 철수를 결정했다. 9월22일 오전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시장 안에 있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중곡동점에서 직원이 신선식품 상품들을 매대에서 철수시키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 전통시장과 상생 약속 실천=정 부회장은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이마트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전통시장에 인접한 매장 4곳에서 신선식품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 전통시장과 상생약속을 실천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2일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시장에서 ‘신세계그룹-전국상인연합회 상생 선포식’을 열고 이마트 에브리데이 중곡점을 상생모델 1호점으로 지정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중곡점은 사과 등 과일 29종, 배추 등 채소 42종, 갈치 등 수산물 21종 등 92개 품목을 철수했다. 이마트는 중곡점에 이어 일산점, 면목점, 사당점 등 전통시장에 인접한 매장에서 순차적으로 신선식품을 철수할 예정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 92개 품목은 전체 매출에서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추후 4개 매장의 연매출은 총 40억 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선제품을 구입하며 함께 구매하게 되는 제품까지 고려하면 연평균 30% 가량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정 부회장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1, 2차를 성황리에 마친 S-PARTNERS를 지난 1일부터 11월25일까지 두 달여에 걸쳐 진행 중이다.

S-PARTNERS는 지난 2012년부터 신세계백화점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협력회사 공개 모집 행사로 중소기업 브랜드의 백화점 판로개척을 돕고 경쟁력 있는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해 MD경쟁력을 높이는 신세계만의 상생 활동이다.

소규모 로드숍 운영 사업자들에게는 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S-PARTNERS로 선정된 브랜드는 패션 컨설턴트, 패션 디자이너 등 각 장르별 멘토들에게 디자인, 상품기획, 판매기법, 생산/물류, 매장운영 등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고 이후 신세계 강남점, 본점, 센텀시티점 등 주요 점포에서 제공하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신세계 편의점 위드미. 사진=신세계그룹 제공신세계 편의점 위드미.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한 편의점 ‘위드미’=지난 7월 ▲NO 로열티 ▲NO 365일/24시간 영업 ▲NO 중도해지 위약금 등의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편의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위드미’도 정 부회장의 상생 의지가 포함돼있다.

갑을 논란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지만 가맹본부와 경영주간 불공정거래에 대한 불만의 요소를 없애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

신세계 측은 “위드미는 별도 로열티가 없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노력한 만큼 수익을 늘릴 수 있는 상생형 사업모델”임을 강조하며 “점주와 상호 ‘윈윈’ 할 수 있도록 노력해 편의점 사에 긍정적인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여성가족부와 함께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세종특별자치시 도담동주민센터에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공동육아나눔터’를 1호 설치한 희망장난감도서관을 지난 8월 오픈했다.

희망장난감도서관은 0~7세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을 저렴하게 대여하고 교육프로그램도 제공해주는 공간이다.

여성가족부의 ‘공동육아나눔터’를 희망장난감에 설치함으로써 이웃끼리 학습지도, 놀이, 체험활동, 등하교 동행 등 육아 품앗이가 가능해져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가족부는 신세계그룹이 2007년부터 운영해 온 사회공헌활동인 희망장난감도서관과 결합해 앞으로 이 공간의 운영 및 프로그램 컨설팅 등 행정적 지원을 한다.

연세대학교에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연세대학교에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상생을 강화하고 있는 정 부회장은 투자에도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지난 1월 새해 경영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10년간 매년 2조~3조원 이상의 투자를 하고 매년 1만명 이상을 채용한다.

내년 2조6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오는 2023년까지 31조4000억원(연평균 3조1000억원)가량의 투자는 물론, 협력사원을 포함한 총 고용 17만명(연평균 1만7000명)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정 부회장은 인문학 인재를 중점적으로 선발하기 위해 그룹 전반에 걸쳐 신입 사원 공채제도도 손질하고 있다.

올해 신입사원 공채부터 출신 학교와 자격증 등을 중시하는 스펙 위주의 평가를 지양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드림 스테이지’ 면접을 도입했다.

드림 스테이지는 지원자의 출신 학교와 학과, 나이 등의 개인정보를 면접관에게 일체 제공하지 않고 직무 연계성과 경험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신세계가 인문학 인재 선발을 그룹 공채의 핵심 기치로 내건 것은 평소 인문학을 강조한 정 부회장의 특명에 따른 것이다.

그간 정 부회장은 임직원 회의 때마다 유통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글로벌 기업의 공세가 잇따르는 있어 학벌과 자격증을 우선적으로 평가하는 기존의 채용방식으로는 그룹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올해 초에는 전국 대학교를 순회하며 대학생에게 다양한 인문학 강연을 제공하는 ‘지식향연 인문학 콘서트’도 그룹 차원에서 도입했으며 지난 4월 연세대에서 열린 특강의 첫 번째 강연자로 정 부회장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지난해 국감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지역상인과 상생 방안,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을 해결하기 위한 의지로 보인다”며 “정 부회장의 상생 의지가 국내 유통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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