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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팬택 사장, 박병엽 그림자 지우고 홀로서기 잰걸음

[CEO리포트]이준우 팬택 사장, 박병엽 그림자 지우고 홀로서기 잰걸음

등록 2014.05.29 09:13

강길홍

  기자

위기의 팬택 구원투수로 악전고투이통사 영업정지로 적자탈출 위기역량 집중한 ‘베가아이언2’ 승부수

이준우 팬택 사장.이준우 팬택 사장.


이준우 사장은 지난해 3월 팬택의 창업자인 박병엽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포항공대 전자공학 대학원을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2012년부터 팬택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사업총괄 부사장을 맡았다.

박 부회장이 이 사장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팬택이 처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외부활동에 주력하는 동안 팬택의 운영을 믿고 맡길 동반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팬택이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이 위기감을 불렀다. 2012년 팬택은 매출 2조2344억원, 영업손실 776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 2분기까지 이어왔던 20분기 연속 흑자 기록도 3분기에 깨졌다.

팬택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경영진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이 사장을 파트너로 결정하는 배경이 됐다. 박 부회장은 본인은 외부 투자자금 유치와 재무구조 개선, 중장기 경영 구상에 집중하고 이 사장에게 일상적인 회사 업무와 현장 경영을 맡겼다.

이 사장의 CEO 데뷔는 각자 대표체제로 시작했지만 이는 단독대표로 취임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박 부회장이 지난해 9월 대규모 구조조정의 책임을 지고 퇴임하면서 결국 이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이사의 자리에 오른 만큼 이 사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팬택=박병엽’이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박 부회장의 상징성은 컸다. 팬택이 출렁일 때마다 박 부회장의 복귀설이 나왔다.

이 사장은 출렁이는 팬택을 안전한 곳으로 견인하면서 박 부회장의 그림자도 지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신참 CEO에게 위기에 빠진 팬택의 수장 자리는 녹록지 않았지만 이 사장은 독한 마음으로 팬택의 정상화를 위해 뛰었다.

이 사장 단독대표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스마트폰인 ‘베가 LTE-A’는 세계 최초 지문인식 기능을 장착해 팬택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한편 부활의 기회도 엿봤다. 이후 베가 LTE-A를 발전시키면서 팬택 최초로 터치펜을 장착한 ‘베가 시크릿 노트’는 팬택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베가 시크릿 노트가 출시된 이후 10%대까지 떨어졌던 팬택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5%까지 상승했다. 베가 시크릿 노트는 하루 평균 5000대 이상 판매되면 분기 적자 탈출의 기대감을 높였다. 베가 시크릿 노트의 여세를 몰아 지난해 말에는 후속 제품인 ‘베가 시크릿 업’도 출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는 아쉽게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다만 적자폭은 크게 줄일 수 있었다. 3분기 192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500억원대 적자폭을 낮췄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이 사장은 실망하지 않았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을 없다”고 강조하면서 올해 1분기는 물론 연간 실적에서도 적자 탈출을 자신했다. 실제로 팬택은 베가 시크릿 노트와 베가 시크릿 업의 인기를 연초부터 이어가면서 1분기 적자 탈출 가능성을 높였다. 1~2월까지는 월간 실적도 10억원 이상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3월 이통사의 영업정지 처분이 팬택에 직격탄이 됐다. 이통사 1곳만 영업을 하는 상황은 국내 비중이 높은 팬택에게 직격탄이 됐다. 결국 팬택은 2월 말 채권단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2011년 12월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지 2년여 만이다.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은 분명 비상상황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이 회사의 미래를 설명했을 때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만약 채권단이 팬택이라는 회사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봤다면 워크아웃 대신 법정관리를 선택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도 1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적자폭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3월 한달간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팬택으로서 3~5월 이통사의 영업정지가 아쉬울 수밖에 없지만 5월20일부터 이통3사가 영업을 재개하면서 다시 전장에 서게됐다. 특히 팬택은 이통사 영업재개와 함께 ‘베가 아이언2’를 선보이고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상암동 팬택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베가 아이언2 공개행사에서 이 사장은“베가 아이언2는 새로운 팬택의 시금석이다. 팬택이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을 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며 “이날 이후 팬택은 여전히 강력하다라는 말이 회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물론 팬택 임직원들도 베가 아이언2에 거는 기대가 크다. 팬택은 올해 안에 베가 아이언2를 60만~70만대가량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팬택은 최근 미국에서 쿼티 자판 슬라이드폰을 출시하는 등 해외 사업에도 다시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악전고투하고 있는 이준우 사장이 팬택의 부활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준우 사장은
▲1963년 4월25일 강원도 홍천 출생 ▲1982년 국립 구미 전자 공업 고등학교 졸업 ▲1990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1992년 포항공과대학교 전자공학과 석사 ▲1996년 포항공과대학교 전자공학과 박사 ▲1996년 현대전자산업(주) 개발팀장 ▲2000년 현대전자산업(주) 연구실장 ▲2001년 팬택&큐리텔 중앙연구소 연구실장 ▲2003년 팬택&큐리텔 중앙연구소 내구스룹장(상무보) ▲2008년 팬택계열 중앙연구소장(전무) ▲2010년 팬택계열 중앙연구소장(부사장) ▲2012년 팬택 사업총괄(부사장) ▲2013년 3월 팬택 대표이사 ▲2013년 9월 팬택 대표이사 사장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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