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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등록 :
2014-05-19 13:07

수정 :
2014-05-19 13:07

“혜안과 전략으로 불황도 이겨낸다”

[CEO리포트]‘전략가’ 현대오일뱅크 권오갑 사장

취임 3년 ‘사업 고도화·다각화·최적화’로 승부수
불황에도 연속 흑자·영업이익률 1위로 승승장구
GS칼텍스와 2위 놓고 경쟁중…미래준비도 ‘착착’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나와 함께 힘을 모아 현대오일뱅크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만들어가자.”

2010년 8월. 이제 막 현대오일뱅크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던 권오갑 사장의 발언이다. 그저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야심찬 포부를 말하는 전형적인 취임사 멘트라고 생각했다면 결과적으로 틀렸다.

허언이 아니었다. 권 사장이 실제로 현대오일뱅크의 경쟁력을 업계 2위로 끌어올렸고 업계의 동반부진에도 유일하게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 악화로 정유업계가 마이너스 실적을 보이거나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동안 현대오일뱅크는 2011년 594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2012년에는 3084억원, 2013년에는 4033억원의 흑자를 냈다. 3년내내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3년 연속 4대 정유사 중 영업이익률 1위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제품 내수시장서 GS칼텍스를 밀어내고 2위 자리를 꿰찼고 현재 엎치락뒤치락 하며 경쟁 중이다. 사업다각화로 안정성까지 더했다. 이미 3년전부터 준비해온 고도화시설과 사업다각화, 경영 최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등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권 사장이 정유업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업계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 사업 최적화까지 경영인의 소양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권 사장은 취임 첫날부터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충남 대산공장 본사와 지역본부를 방문해 방문하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취임 1개월만에 주유소현장을 이해하겠다며 직접 주유소 현장근무까지 나선 게 권 사장이다. 주유원복과 모자를 착용하고 차량 주유와 세차, 사업장 청결 작업 등 주유소 현장의 업무를 일선 주유원들과 똑같이 수행했다.

권 사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 경쟁력을 가지려면 구성원 모두가 영업사원이 돼야 한다”며 “경영전략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현장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또 한달. 권 사장은 영업강화를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직영, 소매 등 영업형태 및 제품별로 나뉘어 있던 국내 영업조직을 통합해 광역지역본부 체제로 개편했다. 생산과 영업 최적화라는 큰 목표를 향한 것이었다.

정유업 외에 사업다각화를 위한 준비가 없었던 점을 감안, 경영기획팀을 신설해 각 사업본부별 전략 수립 및 신규투자, 각종 제도개선 등을 추진해 지속성장의 토대도 이때 마련된다.

현대오일뱅크는 2011년 충남 대산공장 제2차 고도화 분해시설을 준공하고 가동에 본격 돌입했다. 이 설비는 원유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질유분을 하루 5만2000 배럴씩 추가로 재처리 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이다. 이를 통해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당시 30%를 넘어서며 업계 1위를 기록했다.

고도화 설비의 본격 상업 가동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정제 후 약 40~50%를 차지하는 중질유 거의 전량을 휘발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생산해 배럴당 정제마진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이 공사에 투입된 물량만 해도 15톤 덤프트럭 17만대, 레미콘 트럭 4만대와 지하철 1200량에 해당하는 철강재 4만6500톤이 소요됐다. 각종 배관의 길이를 합하면 서울-부산 왕복 거리인 920km, 전선의 길이만 5320km에 이를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초기 많은 투자비가 요구됐지만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는 설비였고 현재 현대오일뱅크 영업익 개선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시설이다.

2011년 말부터 권 사장은 사업다각화에 본격 나선다. 정유업계 최초로 ‘오일터미널’을 준비하며 대규모 석유제품 저장사업의 착공에 들어간다. 당시 권 사장은 “울산신항 유류저장사업은 울산항 오일허브 계획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올해 준공된 ‘현대오일터미널’이다. 권 사장이 당시 구상한 BTX, 윤활기유, MX 사업 등과 함께 현대오일뱅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데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동북아 오일허브 전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권 사장의 사업다각화는 더욱 가속화 됐다. 2012년 세계적 정유회사인 쉘과 합작으로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설립을 추진, 윤활기유 사업에 본격진출했다. 권 사장의 이 선택 역시 탁월했다. 윤활기유는 현재 정유업계의 안정적인 고수익원을 담당하며 각광 받고 있다.

같은 해 권 사장은 알뜰한 살림으로 업계 불황을 타개해 줄 최첨단 열공급 설비(FBC)를 준공, 본격 가동했다. 국내 최초로 원유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석유코크스를 연료로 스팀을 생산하는 최첨단 설비였다.

스팀은 정유나 석유화학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데 사용되며 파이프라인을 통해 각 생산공정의 열원으로도 사용됐다. 이를 통해 시간당 220톤의 스팀을 생산, 연간 5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또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으로 BTX 증설 프로젝트를 추진, 롯데케미칼과 ‘현대케미칼’을 출범시키며 MX제조 합작사업을 벌이는 등 석유화학 제품 생산능력을 증진하는 데 큰 힘을 쏟기도 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1951년생 ▲경기도 성남 출생 ▲한국외대 학사 ▲울산대학교산업경영대학원 석사 ▲해병대 중위 전역 ▲1978년 현대중공업 플랜트 해외영업부 입사 ▲1987년 현대중공업 런던사무소 외자구매부장 ▲1997년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전무 ▲2004년 울산현대축구단 단장 ▲2007년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장 부사장) ▲2009년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이사 사장(現) ▲2009년 한국실업축구연맹 회장(現) ▲2010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現) ▲2013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現)

최원영 기자 lucas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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