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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 회장, ‘셀러리맨 신화’ 막 내리다

강덕수 STX 회장, ‘셀러리맨 신화’ 막 내리다

등록 2014.01.15 15:52

수정 2014.01.15 16:02

윤경현

  기자

강덕수 STX 회장.강덕수 STX 회장.



‘샐러리맨 신화’로 대표되는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결국 모든 경영권을 포기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강 회장은 일반 직장인으로 출발해 재계 10위권까지 성장한 그룹사의 수장 자리에 올라 직장인의 우상으로 군립해 왔다.

하지만 국내외에서의 무리한 기업인수합병(M&A)를 통해 외형을 키운 만큼 이에 따른 역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4일 채권은행들로부터 자율협약 체결에 대한 동의서 접수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엔진에 이어 STX도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돌입하게 됐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이번주 중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STX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채권단 안건에는 STX에 전문경영인을 선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사실상 강덕수 회장이 STX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을 뜻한다. 강 회장은 사실상 그룹 내에서 STX엔진 이사회 의장 외에는 맡는 역할이 없게 된다.

STX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때가 아니다”면서 “강 회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은 향후 채권단의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의 퇴진은 신화의 몰락과 더불어 재계 상위권 총수들 가운데 유일무이한 창업주가 사리지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채권단은 경영 부실의 책임을 물어 사임을, STX 내부에서는 강 회장이 빠른 정상화를 위해 유임해야 한다는 분위기지만 채권단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최근 서울 서초동에 있는 시가 100억원 안팎의 자택(트라움하우스)을 오는 6월말까지 매각해 30억원을 상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STX 경영 정상화를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한마디로 강 회장이 가진 전부를 STX를 위해 내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강 회장에게 STX는 절박한 곳이라 말할 수 있다.

강덕수 회장만큼 STX그룹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없다. 이런 장점이 강 회장에게는 약보다는 독으로 작용한 것 같다. 강 회장은 동대문상고를 나와 1973년 쌍용양회에 평사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쌍용그룹 계열사의 경영관리.기획직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1992년 쌍용중공업 관리담당이사로 승진했다. 직장생활 28년만에 그는 전 재산 20억원을 투자해 자신이 재무책임자로 있던 워크아웃 위기에 빠진 쌍용중공업을 인수했다.

이를 텃밭으로 삼아 현재의 STX그룹을 키운 당사자다. STX그룹은 주요 계열사만 12개로 꾸려진 재계 순위 상위권의 대기업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강 회장은 무리한 사업 확장 과정에서 위기관리 부족으로 경영 부실을 만든 장본인으로 지금의 책임을 모면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사업 확장에 따른 리스크는 항상 함께 존재한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느냐에 달렸다. 이는 재계 관계자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직장인들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모든 셀러리맨들이 동경할 수 있는 인물 한명쯤은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맨손으로 연매출 5조원의 웅진그룹을 일군 윤석금 회장에 이어 강덕수 회장까지. 더 이상 직장인들의 희망은 없는 것 같아 씁씁할 뿐이다.

재계관계자는 “경영권 전쟁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재벌 2~3세와 비교한다면 강덕수 회장의 존재는 그 어느 기업 CEO보다 존경할 인물”이라며 “샐러리맨 우상으로 불린 윤석금 회장에 이어 강덕수 회장 마저 일선에서 떠나게 될 것으로 보여” 아쉬워 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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