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헐값매각·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수백억대의 배임 및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전 회장(사진)이 19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양호산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오전 9시50분 쯤 검찰에 출석한 이 전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조사실로 들어가는 중에도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이 전 회장은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지 않냐”고 짧게 말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이 전 회장이 출석하자 현장에서는 이해관 KT 새노조위원장 등이 “지난 5년간 당신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며 “이석채씨 반성하세요”라고 외치는 등 다소 소란이 일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회장이 재직시 각종 사업 추진과 자산 매각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실을 알고도 무리하게 업무를 추진했는지, 그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는 없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2009년부터 임직원의 상여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일부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20억원 가량의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 전 회장은 불법 비자금 조성혐의 외에 2010~2012년 KT사옥 39곳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특정펀드로부터 사옥 28곳의 감정가의 75%만 받고 특정펀드에 매각해 회사측에 87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과 8촌 친척관계에 있는 유종하 전 외무부장관이 운영하는 회사에 투자해 회사에 137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힌 혐의와 '스마트몰'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부당한 투자를 지시해 회사에 200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KT 자회사인 M사와 한 거래업체의 미수금 결제 과정 및 이 업체에 대한 M사의 20억원 투자 결정 등을 둘러싼 배임 의혹과 정치권 인사의 개입 등 '정관계 로비'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지난 2월과 10월 각각 고발당했다.
검찰은 KT 본사 등을 세 차례 압수수색해 수사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임직원들을 불러 조사해왔다.
이 전 회장은 자신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됐음에도 불구하고 회장직을 이어갈 의지를 굽히지 않았지만 검찰 수사가 본격화 하자 지난달 12일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사를 토대로 이 전 회장에 대한 추가 소환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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