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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홈런’ 노리는 박삼구 금호 회장, 운명의 마지막 기회

‘끝내기 홈런’ 노리는 박삼구 금호 회장, 운명의 마지막 기회

등록 2013.11.07 07:25

수정 2013.11.07 10:19

정백현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경영자로서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빠졌던 ‘그룹 지주사’ 금호산업의 정상화를 직접 이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 5일 열린 금호산업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 자리에 돌아왔다. 오는 8일에는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무리한 대우건설 인수 추진으로 야기된 유동성 위기의 책임을 지고 지난 2010년 5월 금호산업을 떠난 이후 3년 6개월 만의 경영 일선 복귀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히고자 연봉 액수도 ‘1원’으로 정했다. 사실상 무급으로 일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도 내려놓겠다는 승부수까지 띄웠다.

박 회장이 여러 승부수를 띄우며 금호산업의 대표 자리를 다시 맡은 것에는 여러 의미를 담겨 있다. 무엇보다 금호산업의 정상화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지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또 채권단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그동안 박 회장은 최대주주(지분율 7.23%)라는 점을 내세워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행사해왔다. 채권단에 제시했던 정상화 방안도 박 회장의 암묵적 재가가 있었다. 그러나 등기이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회사 정상화가 실패해도 박 회장에게 직접적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등기이사 선임을 통해 회사 오너이자 ‘책임형 CEO’의 직함을 갖게 된 만큼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직접 뛰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작업은 오너 박 회장의 복귀로 더 빨라지게 됐다. 조만간 채권단과 박 회장이 경영 정상화에 대한 양해각서에 조인하게 되면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이 시작된다.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졸업하려면 자체 자금 조달 요건 마련, 2년 연속 경상이익·경영목표 달성, 부채비율 200% 이하 개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자력 추진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일단 올해 경영실적이 좋아졌고 아시아나항공의 기업어음 출자 전환을 통해 자본잠식률을 개선했다는 점은 호재다. 그러나 단기간의 실적 개선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탄탄한 기반에서 지속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박 회장이 추가적 대안을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작업이 박 회장의 시나리오대로 성공할 경우 박 회장의 입지는 더 커질 전망이다. 재계 안팎에서의 입지가 넓어짐은 물론 여러 사안에 대해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다른 계열사보다 먼저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회사의 덩치는 박삼구 회장이 더 크지만 경영 건전성만 따지고 보면 박찬구 회장이 한발 앞서 있었다. 금호산업 정상화가 마무리되면 전세는 충분히 역전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은 자신을 내려놓고 회사를 살리겠다는 책임과 의지의 표현”이라며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위기인 만큼 박 회장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경영 일선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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