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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엽 팬택 부회장 갑작스런 사의표명 ‘왜’

박병엽 팬택 부회장 갑작스런 사의표명 ‘왜’

등록 2013.09.24 18:11

수정 2013.09.25 07:57

강길홍

  기자

실적부담·건강악화 등 부담···이준우 대표 단독체체로 갈 듯

박병엽 팬택 부회장 갑작스런 사의표명 ‘왜’ 기사의 사진

국내 3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팬택의 박병엽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회장은 조만간 대표이사 부회장 직에서 물러나고 이준우 부사장이 단독대표로 팬택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24일 팬택에 따르면 박 부회장이 이날 오후 은행 채권단에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회장은 팬택의 실적부진에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2343억7900만원으로 전년도 3조108억4300만원에서 8000억여원 줄었다. 영업이익도 전년도는 2019억800만원의 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는 775억7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2분기까지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다. 이 때문에 팬택 임직원은 자진 임금 삭감을 결정하는 등 고통분담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팬택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사업규모 축소에 나서면서 인력 감축을 위한 무급 휴직 신청도 받을 계획이다. 이 같은 직원들의 고통분담에 박 부회장이 크게 미안함을 느꼈다고 한다.

건강 악화도 사의표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 부회장은 워크아웃 당시부터 쉬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하면서 건강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회장의 퇴사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채권단도 박 부회장의 의사를 받아들이면서 사직서 제출 절차만 남은 상황이다. 박 부회장은 사직서만 제출하면 공식적으로 회사를 떠난다.

박 부회장이 떠난 자리는 이준우 부사장이 채우게 될 예정이다. 팬택은 지난 3월 이준우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이 부사장은 박병엽 부회장과 공동 CEO로서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다.

각자 대표 체제에 따라 박 부회장이 투자유치 등 외부활동에 전념하고 이 부사장은 경영현안을 챙겼다. 팬택은 추가 CEO 선임 없이 이 부사장에게 박 부회장이 맡아왔던 역할까지 맡길 방침이다.

박 부회장의 사임하면서 ‘팬택=박병엽’의 공식도 사라지게 됐다. 특히 박 부회장의 벤처신화가 마감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박 부회장은 지난 1987년 맥슨전자의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면서 IT 업계에 발을 들였고 1991년 팬택을 창립하고 무선호출기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997년부터 휴대전화 제조에 뛰어들면서 회사 규모를 키웠고 2001년 현대큐리텔, 2005년 SK텔레텍을 차례로 인수했다. 하지만 2006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이듬해부터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된다. 당시 박 부회장은 창업주로서 모든 권리와 약 4000억원의 지분을 포기하고 '백의종군'했다. 이 때문에 채권단이 신뢰를 얻으면서 지금까지 팬택을 이끌었다.

한편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에도 사의를 표명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의 추가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승부수였다. 채권단은 박 부회장의 퇴사를 막기 위해 서둘러 팬택에 대한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의표명도 또다른 전략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팬택 관계자는 “박 부회장의 건강이 많이 안 좋은 상태로 이번 사의표명은 번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이준우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공백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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