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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세력, 위안부 피해자 증언장 앞 시위

일본 극우세력, 위안부 피해자 증언장 앞 시위

등록 2013.09.23 20:00

김지성

  기자

일본 극우세력이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 행사장 앞까지 몰려와 거친 언사를 내뱉으며 시위를 벌였다.

‘위안부 문제와 젠더 평등 세미나’, ‘일본민주청년동맹’, ‘신일본부인회’, ‘일본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연대위원회’ 등 일본 시민단체들이 23일 오후 도쿄도 신주쿠(新宿)구의 한 회의장에서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알리는 ‘할머니로부터 젊은 세대에게’라는 행사를 열었다.

경기도 광주 소재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이옥선(86)·박옥선(89)·강일출(85) 할머니 등 전날 일본을 찾은 위안부 피해자 3명이 참석했다.

극우단체 회원들은 할머니들이 행사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욱일기를 손에 들고 몰려와 회의장 건물 앞 도로 건너편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피해자를 동물에 비유하거나 위안부 할머니의 얘기가 거짓말이라고 마구 깎아내렸다.

일본의 사과를 기다리다 지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찾아온 피해 할머니가 들으면 상처를 입을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한 여성은 “일부는 돈이 필요해서 위안부에 응모했을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의 강제성을 부정했다.

위안부 이슈를 사기로 규정하는 피켓도 내걸었다. 일부는 가운뎃손가락을 뻗어 모욕을 가하기도 했다.

극우 세력과 달리 행사장 안에 모인 일본인 200여 명은 피해 할머니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이옥선 할머니는 “나는 위안부가 아니다. 위안부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미어터진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양쪽에서 팔을 붙들고 강제로 끌고 갔는데 내가 왜 위안부라는 말을 들어야 하느냐”고 반문, 행사장에 모인 일본인들을 숙연하게 했다.

강일출 할머니는 “우리가 일본인에게 강제로 끌려간 것은 사실”이라며 위안소에 있을 당시 화장실에서 늦게 왔다는 이유로 맞아 생긴 머리의 흉터를 내보였다.

그는 “지금 일본 사람은 좋은 데 그때의 일본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이들이었고 일본인만 보이면 붙잡히지 않으려고 콩밭이고 뭐고 마구 뛰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박옥선 할머니는 고생하고 돌아오니 부모님, 오빠가 모두 돌아가시고 아무도 없었다고 말하며 끝내 설움에 받친 울음을 터뜨렸다.

참석자 일본인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메모하며 경청했고 피해자의 한 맺힌 경험담에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었다. 또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이 끝날 때마다 격려의 박수도 이어졌다.

행사장에 참석한 한 30대 여성은 “자녀 세대에게 위안부 문제의 진실이 담긴 교과서로 교육하고 싶다”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24일에는 일본 의원을 상대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26∼29일 교토(京都)로 이동해 위안부 진상 알리기에 나선다.

연합뉴스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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