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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 등기이사 사임···소나기 피하기 꼼수?

정용진 부회장 등기이사 사임···소나기 피하기 꼼수?

등록 2013.02.20 09:50

수정 2013.02.21 10:03

정백현

  기자

계열사 부당지원·이마트 부당노동행위·국회 연봉공개 비켜가기 다각 포석 관측

정용진 부회장 등기이사 사임···소나기 피하기 꼼수? 기사의 사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에서 동시에 물러난다.

신세계는 19일 오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주주총회 소집결의서’를 통해 정 부회장이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에서 빠진다고 밝혔다.

오는 3월 5일 임기가 끝나는 신세계 등기이사는 재선임 가능성이 제기돼왔고 이마트 등기이사 임기는 내년 4월 30일까지 1년여를 남겨둔 상황이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0년 3월 주총을 통해 신세계 등기이사로 선임됐고 2011년 5월 이마트가 독립법인으로 분리되면서 이마트의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그러나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한꺼번에 물러나게 됐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정 부회장의 등기이사 자진 사퇴를 일종의 ‘꼼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 부회장이 안팎에서 받고 있는 시련을 걷어내기 위한 스스로의 대안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정 부회장은 빵집 계열사인 신세계SVN을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이마트의 부당 노동 행위 여부와 관련해서도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또 지난해 가을 국회 국정감사 불출석 혐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법원에 정식 기소되기도 했다. 사법당국은 이 사안들을 강력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 부회장이 스스로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비난과 엄벌을 비켜가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자신의 연봉 수령액수 공개를 피하기 위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최근 상장사 등기임원(사외이사 포함)의 연봉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타 법안에 밀려 법안심사소위 심의는 4월로 연기됐지만 여야 합의를 이뤄낸 안건인 만큼 통과가 유력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기업의 등기임원은 자신이 받는 연봉의 총액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단, 이 규정은 과거로 소급이 되지 않기 때문에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 연봉 총액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정 부회장이 이를 알고, 교묘히 규정을 피해 연봉 총액을 감추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임원에서 모두 물러날 경우, 그가 받는 연봉 총액은 알아낼 길이 없어진다.

업계 안팎의 꼼수 지적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신 성장 동력 발굴과 경제 민주화 실천을 위한 쇄신의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 정책 기조를 따르고, 기업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쇄신의 의지로 봐 달라”며 “국내 유통업 규제로 인해 신세계와 이마트에 대한 신규 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정 부회장은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동력 발굴에 전력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존 등기이사진에서는 지난해 인사를 통해 일선에서 물러난 최병렬 고문(전 이마트 대표)과 박건현 고문(전 신세계 대표)가 물러난다. 다만 허인철 이마트 대표는 신세계·이마트의 등기이사직을 유지한다. 허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17일(신세계)과 4월 30일(이마트)다.

신세계는 김해성 경영전략실 사장, 장재영 대표이사 겸 부사장, 김군선 지원본부장 겸 부사장을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했고, 이마트는 김해성 사장과 박주형 경영지원본부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손인옥 전 공정위 부위원장, 손영래 전 국세청장, 김종신 전 감사원장 직무대리(이상 신세계), 전형수 전 서울국세청장, 박종구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박영렬 전 수원지검장, 문창진 차의과학대 보건복지대학원장(이상 이마트) 등 사외이사는 모두 재선임됐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주주총회는 오는 3월 15일 오전 9시에 동시 개의된다. 신세계 주총은 회현동 본점 10층 문화홀에서, 이마트 주총은 성수동 본사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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