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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철 기자
등록 :
2013-02-06 10:45

수정 :
2013-02-06 15:30

두산, 위기의 '건설' 구하기…웅진 전철 '1조 헛돈' 우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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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두산건설에 1조원 가량을 긴급 수혈에 나서자, 업계는 두산 전체에 미칠 영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해 위기에 봉착했고, 웅진그룹의 무리한 극동건설 인수로 웅진 전체가 와해 상태에 이른터라 '웅진 사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건설 1조원 긴급 수혈 왜? = 두산그룹이 긴급 수혈에 나선 것은 두산건설의 경영 상황이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 경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시점에서 총사업비 2조원 정도에 달하는 국내 최대 주상복합 단지인 '일산 탄현 두산위브더제니스' 사업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국내 최대 규모 주상복합인 이 아파트는 지상 51~59층 8개동 전용면적 59∼170㎡ 2700가구의 대단지로, 4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분양률도 그리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입주율 부진으로 인한 분양대금 회수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청주웰시티, 범어동 주상복합 등 지방 완공사업장도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방 미분양 아파트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은 1조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키로 했다. 두산건설과 두산건설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중공업이 5700억원 규모의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을 두산건설에 현물 출자를 결정했다.

아울러 박용곤 두산건설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인인 오너 일가와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에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나서기로 했다. 또한 1500억원 규모의 보유자산도 매각한다.

두산건설은 이를 통해 유상증자 4500억원, HRSG 사업 부문 현금자산 4000억원, 보유자산 매각 1500억원 등 1조원에 이르는 현금을 긴급 수혈을 받게 된다.

두산건설은 긴급 수혈로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대비 6050억원에서 올해 말까지 1조7369억원으로 늘어나고 순차입금은 1조7280억원에서 8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웅진 사태' 전철밟기 우려=업계의 우려는 '웅진 사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해 위험에 빠진 바 있다.

포스코건설, 코오롱건설, SK건설, 롯데건설, STX건설 등도 그룹의 지원을 받은 바 있지만 건설 경기 악화로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특히 웅진 그룹은 지난 2007년 극동건설을 예상 금액보다 2배가 넘는 7000억 규모에 인수했다. 하지만 '깨진 독에 물붓기'였다. 웅진은 이후 극동건설에 4000억원 넘게 지원했지만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오히려 자금 압박은 더욱 심해졌다.

극동건설을 지키려다 보니 웅진의 주력 사업이었던 태양광 사업 또한 악화됐고, 결국 알짜회사인 웅진코웨이까지 매각하기도 했지만 막대한 부채를 이기지 못했다.

물론 재계 10위의 두산그룹의 '긴급 수혈'과 30위권의 웅진의 '극동건설 인수'간 단순 비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중국 경기의 부진과 동시에 국내 건설 경기도 침체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여서 이번 '두산건설 살리기'가 오히려 두산그룹 전체에 '독'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군다나 두산건설이 지난 2011년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았으나 또다시 그룹의 지원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더욱 크다. 건설 경기 악화가 지속된다면 두산건설은 또다시 '손'을 벌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게다가 두산그룹도 이미 1조 이상을 투입한 마당에 두산건설의 위기를 그대로 놔둘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입장이기도 하다.

◇두산의 축 '두산 중공업·인프라코어' 영향 없나=두산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 중공업과 두산 인프라코어의 실적은 부진한 상태다. 전망도 녹녹치 않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549억1352만1000원으로 전년도보다 41.79% 늘었고, 매출액도 7조8567억6858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17.8% 증가했다. 그러나 당기순손실을 2059억7899만4000원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두산건설에 대한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지분법 손실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두산 중공업의 실적 부진은 크게 감소한 수주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수주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발주 축소와 일부 프로젝트의 이월로 전년 대비 42.3% 감소한 5조8271억원이다.

두산 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 부진으로 인해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조7760억원, 영업손실은 253억원을 기록, 전체 매출의 72%를 차지하는 건설기계 부문의 적자전환이 부진한 실적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지난해 3분기에 매출액 1조8594억원, 영업이익 315억원, 순이익 24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중국 건설중장비 시장 부진, 북미지역 대형 공작기계 수주 지연에 따른 마진 축소, 밥캣 유럽법인 실적 부진 등이 작용했다.

문제는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밝지 않다는 점이다. 두선건설에 곳간을 내준 두산 중공업은 올해 수주 부진을 만회해야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마저도 쉽지 않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 긴급 수혈 속에서 두산건설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의 두산 중공업이 리스크를 다시 떠안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건설 경기 악화로 또다시 두산건설이 직격탄을 맞는 다면 두산 중공업도 동반 위험에 놓일 수 있다.

두산 인프라코어도 올해 중국 시장의 부진이 예상되면서 그 여파가 여전히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두산 그룹 내부의 실적마저도 신통치 않은 상황인 데다 올해 전망마저 불투명해 두산건설 수혈이 오히려 내실 경영 환경을 저해하는 요인 아니냐는 시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와 관련해 두산그룹 한 관계자는 "두산 중공업의 현금 유동성이 2조3000억원에 달하고 이중에서 8000억이 현금으로 창출된다"며 "두산건설에 대한 대대적 지원 규모는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철 기자 tama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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