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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中 `저질분유' 파동, 한국은 괜찮나?

<진단> 中 `저질분유' 파동, 한국은 괜찮나?

등록 2009.02.18 14:15

최병춘

  기자

신장결석 일으킨 '싼루분유' 그 실체는...

【서울=뉴스웨이 최병춘 기자】

◆ 중 '싼루그룹' 가짜.저질 분유 은폐유통

중국에서 독성물질 멜라민이 첨가된 저질분유 파동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천253명의 영아들이 저질분유를 먹고 발병했으며 이중 53명이 중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중국은 지난 2004년 가짜 분유로 60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2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커져 '대두증'에 걸리는 가짜 분유 사건으로 세상을 경악케 한 바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당시 저질분유로 판정받은 싼루분유가 버젓이 유통돼 영아들이 이를 먹고 신장결석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당시 싼루분유는 45개 불합격 분유 제조업체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었으나 싼루그룹의 '위기해결사'로 불리는 차이수웨이 상무 부총재가 즉시 중국공산당(이하 중공) 당국과 교섭한 뒤 블랙리스트에서 사라졌으며 황당하게도 국가질량검사총국에 의해 안전검사 체계가 완벽한 기업 1위로 둔갑했다. 또한 지난 2005년 말, 요구르트 유통기한을 조작해 위기를 맞았지만 뇌물과 광고를 무기 삼아 지난해에는 중국 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국가식품안전 검사를 면제 받는 기업이 됐다.

이처럼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인맥과 뇌물로 문제를 해결해 온 싼루그룹은 올 3월 저질분유가 문제를 일으킨 사실을 확인하고 피해자와 언론의 입을 막고 슬그머니 리콜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지난 8월 초 중공 당국에 알렸으나 당국은 이를 알고도 베이징 올림픽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언론보도를 금지했던 것으로 확인돼 이번 저질분유 파동에선 피할 수 없는 비난과 위기를 맞게 됐다.

◆ 중공당국 좌불안석…`언론통제 강화 지시'

싼루그룹의 저질분유 파문으로 민심이 술렁이기 시작하자 중공 당국이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조치에 나섰다.

중국 위생부 천주 부장은 피해가 가장 큰 간쑤성 란저우시를 방문해 "더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요구한 동시에 "언론통제를 강화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언론들은 현재 중앙선전부로부터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사 보도만 전재하고 논평은 금지한다'는 공문을 받고 실행에 들어간 상태이며, 병원에 입원한 아이의 부모들은 외신의 취재를 받지 못하도록 당국의 단속을 받고 있다.

중국산 식품의 안전문제로 중공 당국이 머리를 싸매건 사실 어제오늘이 아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독성물질인 멜라민을 먹여 키운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가 매일 같이 밥상에 오르고 있으며 발암물질인 쑤단훙 색소를 첨가한 오리알, 농약 만두, 골판지 만두 등 이미 발견된 문제의 먹거리만 해도 수백 수천가지에 이른다.

이런 지경에서도 중공 당국은 식품 안전문제를 회피하기 급급하고 정경 유착 부패 등 근본 문제를 건드리는 토론은 허락하지 않은다. 국민들의 신체적 희생을 대가로 폭리를 취해오다 식품 안전문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중공 당국이 언제까지 사실을 은폐하고 언론을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싼루분유' 먹은 영아 '신장결석'…부모 `속만 타'

현재 싼루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을 일으킨 영아들은 전국 각지의 수천 명에 이르며 신장결석에 걸린 영아들은 2~3일간 소변을 보지 못하고 신장 기능이 쇠퇴하는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쑤성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영아의 어머니는 "어마어마한 병원비용도 일반 가정에서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농촌 지역에서는 의료시설이 낙후해 병원을 가려면 베이징까지 나가야한다"고 호소했다.

실제 저질분유를 먹은 영아들 중 6개월 미만에 어린 여아는 혈중 칼륨 농도가 큰 폭으로 올라 응급조치를 취하고 나서야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살얼음판을 걷듯 애타는 심정일 것이다.

피해 부모들은 현재 변호사를 통해 소송 중이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천안문 광장에 나가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할 것으로 알려져 '독 분유' 사건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오로지 믿을 건 '모유수유'

이처럼 분유의 불신이 거세지자 지난 10년 간 모우수유 공간부족과 육아기술 부족 등으로 모유수유를 기피하던 중국 본토 엄마들이 저질분유 파동 이후 다시 모유수유로 돌아서고 있다.

중국 내 병원에는 모유수유에 관해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으며 육아와 보육 관련 각종 사이트에는 모유수유가 최고의 주제로 떠올라 당분간 모유수유 열풍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90년 들어 모유수유율에 있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며 도시가정의 60% 가량만이 영아자녀들에게 모유를 먹여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출생 직후 최소 6개월 동안 반드시 아이에게 모유를 먹일 것을 권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일터와 공공시설의 모유수유 공간 미비와 분유 회사들이 '모유보다 분유가 훨씬 영양가가 풍부하고 편리하다'는 대대적인 광고에 중국 본토 엄마들은 한때 홍콩으로 '분유원정'까지 나설 정도였다.

그러나 분유제품에서 멜라민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자 극도의 패닉상태에 빠졌으며 `오로지 믿을 건 모유밖에 없다'는 인식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 한국 멜라민 검출에도 '안전 비상'

중국의 저질분유 파동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한국 국민들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농림식품부는 전북 정읍 소재 사료회사에서 판매한 오징어 내장 분말로 만든 양어용 사료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검정한 결과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미국 FDA와 캐나다 정부 자료 등에 따르면 멜라민 포함사료를 먹은 물고기, 닭 등의 고기를 사람이 섭취하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으나 식품안전 담보를 위해 분석결과가 나올 때까지 출하를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식탁에서 중국산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중국산 식품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국가적 근본 대책을 수립해야 할 때다. 이에 식약청은 제품의 멜라민 혼입 여부를 밝혀내 국민들의 불안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dot@newsway.kr



뉴스웨이 최병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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