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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신세계, 1조원 풋옵션 분쟁···왜?

유통·바이오 채널

신세계, 1조원 풋옵션 분쟁···왜?

등록 2024.04.29 14:26

수정 2024.04.29 15:20

조효정

  기자

SSG닷컴, 사모펀드와 투자금 분쟁 가능성사상 첫 적자 낸 이마트 재무 부담 가중

SSG닷컴 실적 추이/그래픽=홍연택 기자SSG닷컴 실적 추이/그래픽=홍연택 기자

신세계 그룹의 온라인 사업이 그룹에 독이 된 모양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SSG닷컴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는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가 SSG닷컴 총거래액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1조원 규모의 투자금 회수 압박에 나섰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신세계는 SSG닷컴 FI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과 다음 달 1일 풋옵션 행사 여부를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관련 내용에 대해 주주 간 계약에 따른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0월 두 사모펀드는 신세계그룹과 투자 약정을 맺고 2019년 7000억원, 2022년 3000억원 등 1조원을 투자해 SSG닷컴 지분을 각 15%씩 확보했다. 계약 상 SSG닷컴이 2023년 사업연도에 총거래액(GMV) 5조1600억원을 넘기지 못하거나 IPO 가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FI는 보유 주식 전량을 대주주에 매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매수 대금은 원금인 1조원이고, 풋옵션 행사 예정 기간은 다음 달 1일부터 2027년 4월까지다.

SSG닷컴의 IPO가 미뤄지자, FI가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으나 양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분쟁이 발생했다. 신세계 측은 SSG닷컴이 총거래액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FI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FI 측은 상품권 거래액 등을 포함해 SSG닷컴 총거래액이 과다 계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FI의 SSG닷컴 투자금 회수 요구는 최근 신세계 그룹이 처한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무엇보다 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은 이마트가 1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정도로 부진하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적자 469억원, 순손실 1875억원을 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재무 상태에 결정적 타격을 준 것이 사실상 온라인 사업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그룹 신년사에서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며 "디지털로의 온전한 피보팅만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21년 이베이코리아를 3조원대에 인수한 후 이듬해 '디지털 피보팅'에 집중해왔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마트가 펼친 SSG닷컴 확장, 지마켓 인수 등 이커머스 전략이 시장에서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SSG닷컴은 1030억원, 지마켓은 321억원 적자를 냈다.

특히 일각에선 G마켓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인수한 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G마켓을 무리하게 인수하는 바람에 이마트의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SSG닷컴에 적절한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못해 SSG닷컴의 경쟁력이 퇴보했다는 분석이다. SSG닷컴과의 시너지는커녕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전략 강화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평이다.

결국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첫 적자'라는 불명예를 안고, 유통 왕좌를 쿠팡에 내어줬다. 작년부터는 이마트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락세다.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1조원대 투자금 분쟁까지 겹치자 그룹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 회장의 경영 행보가 그룹에 악재를 더한 셈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30일까지 투자사와 관련 내용에 대해 주주 간 계약에 따른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상호 간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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