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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홍콩H지수 빈자리 채운 주식형 ELS···손실 위험은 '주의'

증권 증권일반

홍콩H지수 빈자리 채운 주식형 ELS···손실 위험은 '주의'

등록 2024.04.05 16:01

류소현

  기자

홍콩H지수 손실 사태 여파로 지수형 ELS 발행액 급감주식형 ELS 비중은 지난해 10%에서 올해 20%로 늘어전문가들 "주식형 ELS 원금 손실 위험 적지 않아" 경고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사태로 지수형 ELS 발행이 줄어든 가운데 빈 자리를 주식형 ELS가 채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주식형 ELS의 위험성이 지수형 ELS보다 덜하지 않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전체 ELS에서 지난해 월평균 10%에 불과했던 주식형ELS와 혼합형 ELS의 비중(발행금액 기준)은 올해 1~3월 동안 월평균 20%로 크게 늘었다. 홍콩H지수 손실 사태로 인해 지수형 ELS 발행 금액이 줄어들면서 주식형과 혼합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다수 증권사들은 연초부터 홍콩H지수가 포함된 ELS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해 1월만 해도 전체 ELS의 약 97%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었던 지수형 ELS의 비중은 올해 1월 79%로 급감했다.

이는 ELS의 수익성과 관계가 있다. ELS의 기초자산은 변동성이 크면서도 성장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률이 높아 조기상환이 쉬운 상품이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에 유리하다. 조기상환이 늦어지면 상품을 유지하면서 헤지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또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커야 ELS의 이자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고객을 쉽게 유치할 수 있다.

ELS는 만기(대부분 3년)까지 기초자산의 가격이 통상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이자를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 시점에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기준가 대비 90%를 넘는 등의 상환조건을 충족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고 미리 청산할 수 있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올해 지수형 ELS의 발행액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홍콩 H지수는 미국의 S&P500, 일본의 NIKKEI225, 유로존의 EuroStoxx50 등 다른 국가들의 지수보다 변동성이 큰 대신 1~2% 가량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지수형 ELS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쓰였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문제는 그 빈 자리를 채운 주식형 ELS의 손실 위험이 지수형 ELS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식형 ELS는 지수형 ELS보다 위험 분산이 낮고 시가총액이 작은 만큼 변동성이 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주식형 ELS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 7월 300달러 육박했던 주가가 현재 170달러 수준으로 크게 낮아진 상태다. 전기차 시장의 업황이 둔화하고 중국 전기차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테슬라 주가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체 ELS 시장에서 지수형 상품의 발행 비중이 월등하게 높은 이유는 변동성이 크면서 빨리 상환될 종목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권사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코스피 같은 지수가 반토막 날 가능성은 극히 낮은 반면 기업 주가는 업황과 증시 흐름에 따라 얼마든지 절반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H지수를 제외한 것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좋은 취지이지만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해외 주식형 ELS 발행이 더 많아지는 추세"라고 지적하며 "글로벌 증시가 활황이고 대다수 기업이 고점인 상황에서 거시 경제의 충격이 와서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주가가 하락하면 낙인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분기에도 국내 주식형 ELS 상품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달 6일 미래에셋증권은 LG화학과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미래에셋대우 29492회 ELS'의 손실을 58.17%로 확정했다. 지난 2월 22일 만기였던 LG화학·현대차가 기초자산인 '미래에셋대우 29466회 ELS' 역시 57.74%로 손실을 확정했다.

LG화학의 주가는 해당 상품들이 발행됐던 2021년 초 1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지난 3개월 동안 50만원을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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