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8일 토요일

  • 서울 16℃

  • 인천 14℃

  • 백령 15℃

  • 춘천 11℃

  • 강릉 19℃

  • 청주 14℃

  • 수원 13℃

  • 안동 13℃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13℃

  • 전주 16℃

  • 광주 14℃

  • 목포 17℃

  • 여수 16℃

  • 대구 14℃

  • 울산 15℃

  • 창원 15℃

  • 부산 17℃

  • 제주 15℃

유통·바이오 올해도 '핫'한 이 기술···제약바이오 투자 집중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올해도 '핫'한 이 기술···제약바이오 투자 집중

등록 2024.03.07 16:55

유수인

  기자

ADC 시장, 2028년 약 40조원 규모로 성장 전망빅파마 투자 열기···작년 M&A 1000억 달러 달해 국내서도 기술이전, 지분투자 활발

지난해 차세대 유망 기술로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ADC 기술이 올해도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br />
 그래픽=홍연택 차장지난해 차세대 유망 기술로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ADC 기술이 올해도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차장

"ADC(항체-약물접합체)는 단일클론 항체의 특이성과 세포독성 약품의 효능을 결합해 사실상 정밀 화학요법을 만들어 낸다."

지난해 차세대 유망 기술로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ADC 기술이 올해도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7일 시간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오는 2028년 글로벌 ADC 시장이 300억 달러(39조849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DC 시장은 향후 몇 년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이 투자를 계속 유지할 종양학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분야로 꼽힌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표적 암 치료의 획기적인 기술을 획득하거나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ADC에 초점을 맞춘 M&A 및 파트너십 활동은 1000억 달러(약 132조82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2019년 대비 9배 증가한 수치다.

작년 전 세계적인 경기 한파에도 불구하고 미국 화이자는 430억 달러(약 57조원)에 ADC 전문기업 시젠(Seagen)을 인수했다. 최근 화이자는 항암제 포트폴리오 강화 계획을 공개하고 ADC 등 차세대 기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에브비는 ADC 개발 제약사 이뮤노젠에 100억 달러(약 13조원) 이상을 투자했고, 독일 머크는 일본 다이이찌 산쿄의 ADC 3개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220억 달러(약 29조원)를 선불로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ADC 개발 열기로 인해 중국 제약사들도 글로벌 빅파마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작년 5월 중국 라노바 메디신스로부터 ADC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섰고, 미국 BMS는 작년 12월 시스트이뮨(SystImmune)의 임상 2상에 있는 이중항체 ADC 상업적 권리확보를 위해 9억 달러(약 1조1951억원)의 선급금을 지불했다. GSK도 작년 12월에 임상 1상에 있는 한소제약의 ADC 기술확보를 위해 8500만 달러(약 1129억원)의 선급금을 지불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레고켐바이오가 지난 12월 얀센과 손을 잡았다. 얀센은 레고켐바이오의 TROP2 타깃 ADC 항암 신약 후보물질 'LCB84'를 17억 달러(약 2조2600억원) 규모로 도입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ADC는 항체(Antibody)와 세포독성 약물(Drug)을 결합하는 차세대 혁신 기술로,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단일클론항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한다.

세포독성항암제는 체내에서 분열이 빠른 세포에 작용해 세포를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정상적인 세포들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골수억제, 점막염, 탈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러한 부작용은 항암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단일클론항체 약물은 암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돼 있는 특정 항원을 표적으로 해 항원-항체 면역 반응 및 암세포 내부로의 신호전달 차단을 통해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표적항암제다. 세포독성항암제에 비해 정상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표적 발현이 높지 않은 암세포에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두 약물의 장점을 링커를 통해 하나로 결합시킨 형태가 ADC기술이다. 표적약제인 단일클론항체의 암 세포에 대한 선택성과, 결합된 항암제의 세포독성을 이용해 높은 항암 효과 및 적은 부작용을 보이게 된다.

ADC 항암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19년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부터다. 엔허투는 지난 2022년 16억 달러(약 2조1286억원)를 웃도는 연 매출을 기록하며 단기간에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급부상했다.

현재 진행 중인 ADC 관련 임상 프로그램은 150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40개는 임상 2상에 있고, 12개는 임상 3상에 있어 향후 몇 년 동안 시장이 지속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는 스위스 로슈의 1세대 ADC 항암제 '캐사일라'(성분명 트라스트주맙 엠탄신)가 30억 달러(약 3조9912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유방암 치료제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는데, 오는 2028년에는 다이이찌 산쿄가 임상 3상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으로 약 100억 달러(약 13조30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선두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허투'의 경우 오는 2028년 매출액이 90억 달러(약 11조9727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화이자는 시젠 인수에 힘입어 ADC 치료제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밝은 ADC 시장 전망에 국내 기업들의 투자 열기도 뜨겁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ADC 전문 기업 '앱티스'를 인수하며 차세대 모달리티 신약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앱티스는 항체 변형 없이 위치 선택적으로 약물을 접합시킬 수 있는 3세대 ADC 링커 기술 '앱클릭(AbClick®)'을 보유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앱티스의 플랫폼 기술, 파이프라인 등을 인수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에스티팜, 에스티젠바이오 등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도 주력하며 중장기적으로 동아에스티만의 독창적인 ADC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도 지난해 9월 네덜란드 ADC 개발사 '시나픽스'의 기술을 도입해 최대 3개의 차세대 ADC 개발에 나섰다. 시나픽스는 암젠, 얀센, 젠맵 등 10개 이상의 다국적 제약사들과 활발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ADC 분야의 신흥 강자다.

앞서 종근당도 작년 2월 시나픽스의 ADC 기술 3종(GlycoConnect™, HydraSpace™, toxSYN™)에 대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최근에는 제과기업 오리온이 미래 먹거리로 ADC 항암제를 낙점하고 지난 1월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오리온은 5500억원을 투자해 레고켐바이오의 지분 25%를 확보할 예정이며, 기존 경영진 및 운영 시스템은 변함없이 유지하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 및 협업을 통해 ADC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ADC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총 6개다. 회사는 최근 ADC 특화 기업인 '우시 XDC'(이하 우시)와 ADC CDMO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보유 파이프라인 중 2개 품목을 우선 개발하기로 했다.

이 협약으로 우시는 링커-페이로드 합성공정 개발부터 1상 임상용 cGMP ADC 물질 생산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회사는 영국의 ADC 개발사인 '익수다 테라퓨틱스'와 협업을 진행 중이고 국내 바이오텍 '피노바이오'와도 고형암을 타깃하는 ADC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익수다테라퓨틱스와 피노바이오 지분을 각각 22.38%, 1.70% 보유하고 있다.

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ADC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연내 가동을 목표로 ADC 생산 시설 구축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기존 항체의약품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ADC,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시장 선점을 위해 제2바이오캠퍼스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계획하고 있는데, 해당 부지가 아닌 별도의 시설에서 ADC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구체적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올 하반기 중 완공하고 연내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에는 레고켐바이오와 ADC 치료제 개발을 위한 CDO(위탁개발)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는 이번 계약을 통해 ADC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항체 개발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물질 생산 전반에 걸쳐 CDO 서비스를 레고켐바이오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회사는 지난 2021년 삼성물산과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지난해 4월 ADC 링커 및 접합 기술 개발사인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과 국내 바이오텍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2월 인투셀과 ADC 분야의 개발 후보물질 검증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공장 내 ADC 생산라인 구축에 나섰다. 최근에는 미국의 비임상·임상 계약 연구기관(CRO) 전문 업체인 'NJ BIO(이하 NJ바이오)'와 원스톱 ADC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회사는 역량 내재화를 위해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피노바이오와 전략적 업무 파트너십을 체결, ADC 파이프라인의 항체 및 ADC 생산 우선 공급자 요건을 확보한 바 있다.

작년 7월에는 ADC 기술 플랫폼 내재화를 위해 국내 바이오 벤처 '카나프테라퓨틱스'와 공동개발에 나섰다.

ADC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자 유망주로 주목받던 피노바이오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최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금리인상 여파로 주식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기 보단 최적의 시점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 적절하겠다고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차세대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에이비온은 다음 달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표할 항암기술 연구 초록을 공개했다는 소식에 7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에이비온은 'ABN202' 기술 3종과 관련된 연구 초록을 공개했고, 추가로 'ABN501'의 소세포폐암 적응증 비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ABN202는 ACFP(항체·사이토카인 융합 단백질)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파이프라인이다.

대규모 라이선스 아웃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날 IV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ABN501'의 경우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스 아웃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계약 체결 시 대규모 딜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재 미국 FDA 임상 2상 중인 'ABN401'(바바메킵)도 언급하며 "이 파이프라인은 가장 먼저 라이선스 아웃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쟁약물 대비 우수한 중간 결과를 발표했고, 올해 상반기 중 희귀의약품지정 승인 후 연내 추가적인 컷오프(확정)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며 "계약 규모는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 AACR은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 국내 대표 플랫폼 바이오텍 기업들과 함께 대규모 LO 가능성을 높이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ad

댓글